김종철 한국시인협회 회장이 지난 5일 오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67세. 고인은 정지용문학상, 박두진문학상, 윤동주문학상을 받은 중진 시인이자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 한국어판을 1500만부 발행한 출판사 ‘문학수첩’의 대표를 지냈다. 지난 3월에는 시인협회장에 추대돼 ‘시의 달’을 만들고, ‘남북시인대회’와 ‘DMZ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다.
문인으로서의 삶은 서라벌예술대학 재학 중이던 지난 196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재봉'이란 제목의 시가 당선되며 시작됐다. 이후 '서울의 유서(1975)'를 시작해 '오이도(1984)’, '오늘이 그날이다(1990)’, '못에 관한 명상(1992)’, '등신불 시편(2001)’, '못의 귀향(2009)’, '못의 사회학(2013)’ 등 시집과 이론서 '시와 역사적 상상력' 등 저술을 남겼다.
고인은 못의 시인, 못의 사제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종교적 제재를 사회적 의미로 확대시킨 것으로 참회와 성찰, 죄와 벌, 희생과 용서, 죽음과 부활로 '못'의 의미를 사용했다. 고인은 지난해 7월 췌장암이 간으로 전이됐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후 투병시를 쓰며 병마와 싸웠고, 한국시인협회장에 추대되며 왕성한 활동도 벌였지만, 끝내 병을 이겨내진 못했다.
유족은 문학수첩 대표이사인 부인 강봉자 씨와 장녀 김은경 문학수첩 이사, 차녀 김시내 문학수첩 이사, 첫째사위 김종표 안양 속편한내과 원장, 둘째사위 박상준 인천지방법원 판사가 있다. 한국시인협회 제34대 회장을 지낸 김종해 시인은 고인의 형이다. 장례식장은 서울 삼성의료원이며, 발인은 8일 오전 마포 합정동 절두산 순교 성지 부활의 집에서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