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도끼다>, 박웅현 인문학 강독회, 북하우스, 2011.
1강 <시작은 울림이다>
도입부분에서 광고와 창의성과 연결하여 인문학을 짧게 설명하고 있다. 딸 논술대비로 학원을 알아보다 자신이 아이를 가르치기로 결심하고 강독회를 하게 됐고 그것이 책으로 묶이게 된 사연이다. 책을 깊게 읽고 난 소감을 ‘울림’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있다. 울림을 준 위주로 책을 소개하겠다는 말에 독자는 기대를 가지게 된다.
판화가 이철수의 책을 보고 울림을 줬던 작품을 설명하며, 평소에 못 보던 걸 보게 해준 이철수 판화가는 자신에게 울림이었다고 한다. 김훈의 문장과 고은의 시를 놓고 자신의 울림을 표현하하고 있으며 최인훈 <광장>을 시처럼 쓴 소설이라고 한다. 이오덕 시집을 통한 아이들의 창의적인 생각, 관점의 중요성도 언급했고 자신의 성격을 조근조근 설명하며 아이들을 통해 자신도 아이의 시선이 되는 것이라고 한다. 창의력을 학생들에게 가르쳤던 경험-광고를 만든 경험과 연결해서 설명하고 있다. 시청이냐 견문이냐는 무엇하나 흘려 보지 말고 깊이 보고 듣어 보길 원한다.
박웅현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창의력이 무엇이냐? 일상 속에 있으며 일상을 들여다봤더니 훈련을 하게 되고 민감한 촉수를 가지니 그 촉수로 풍요와 행복을 가져다 주더라라고 한다. 이철수, 최인훈, 이오덕, 겐지, 박재삼, 뉴턴 ,헬렌켈러 등 여러 인물 거론하며 어렵지 않게 편하게 썼다. 판화가 이철수를 소개하며 통찰의 힘을 설명하고 있는데 같은 것을 보고 다른 것을 생각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삶의 레이스에 따라가지 말고 순간순간 행복하게 살라고 강조하며 삶의 폭, 감상의 폭을 넓히면 가능한 일이다. 감동을 잘해야 일을 잘한다는 저자의 관점 드러나 있다.
<발췌>
. 이 한 줄이 자연현상이 인간사로 넘어오는 순간입니다. 현기증 나는 차이가 느껴지시나요?(p22)
. 소설가 김훈에 따르면 글쓰기는 자연현상에 대한 인문적인 말 걸기라고 합니다.(p25)
.마루야마 겐지 “육체와 사는 동안 난 육체에 집중하겠다. 영혼에 집중하는 건 육체와 헤어진 다음에도 할 수 있다.”(p33)
.존 러스킨은“당신이 보고 난 것을 말로 다 표현해보라”(p49)
.유홍준은 “문화와 예술미는 훈련한 만큼 보인다”(p49)
.삶은 목걸이를 하나 만들어놓고 여기에 진주를 하나씩 꿰는 과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진주는 바로 그런 삶의 순간인 겁니다.(p80)
2강 <김훈의 힘, 들여다보기>
김훈 <자전거여행>을 소개하며 ‘풍륜’자전거를 끌고 전국을 다니며 쓴 여행에세이에서 마음을 흔드는 새로운 문장들을 말한다. 한 문장씩 짚어가며 문장의 아름다움 대해 말하며 한문장씩 깊게 읽으면 버릴 문장이 없다. 이것이 김훈의 힘이고 문학을 읽는 태도이다. 김훈은 신문기자 출신으로 아름다운 모국어사용, 구어가 곧 문어(말이 곧 문장), 사실적인 글쓰기, 형용사/부사 사용 자제, 객관적인 사실만을 전달하는데 감동한다. 들여다보기 선수이며 사물을 천천히 보기를 당부한다. 김훈의 사실적 글쓰기는 탐사취재에 의해 맺어진 결실이다. <화장>을 쓰기 위해 영안실 취재라던지 <개>를 쓰려고 진돗개 사육현장에서 석 달 동안 지냈다고 한다. 김훈의 글쓰기와 연결하여 수박 하나도 허투루 보지 않는 김훈의 글쓰기를 예찬한다.
김훈의 매력을 특징 있게 설명하며 박웅현의 눈으로 재해석한다. 김훈의 시선이 박웅현의 시선으로 결국 독자의 시선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김훈의 글은 들여다보기의 힘이고 삶의 속도가 느려야 볼 수 있음을 계속 감탄한다. 자연에 대한 인문학적 말걸기를 김훈의 들여다보기로 쉽게 설명하여 김훈을 매력있게 만들고 있다. 사실적인 글쓰기가 감정적인 글보다 힘이 있음을 주장한다. 김훈이 사물을 보는 힘을 통해 삶에 브레이크를 걸어 새로운 들여다보기를 권한다.
박웅현의 생활을 서술하며 경험담을 통해 빠른 속도로 사물을 보지 말라고 한다. 정동교회 디자인에 감탄한다. 핑크마트니 <초원의 빛Splendor in the Grass> 곡에서 차이코프스키 피아노협주곡 1번이 중간에 나오는데 소름이 돋는다며 가사내용은 삶의 속도를 늦추라는 내용으로 독자에게 속도에 대해 생각해보라는 주장하고 있다.
“여기는 여름밤이고요, 야외에서 미국 밴드 핑크마티니가 <초원의 빛>을 부르네요. 한 낮의 뜨거웠던 태양이 물러가는 시간에 검은 드레스의 여가수는 손을 뒤로 하고 느리게 한 구절 한 구절 부릅니다.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이 흘러나올 때 피아노연주자에게 집중해보세요. 왼팔을 휘두르며 꽝꽝 음을 누르는데 그 리듬이 엉덩이 까지 들썩이게 하죠. 흰 와이셔츠에 금발인 연주자는 혼자 그 무대에서 있는 것처럼 왼팔과 오른팔을 아름다운 곡선을 그으며 연주해요. 뒷모습만 보이지만 앞모습이 연상되죠. 모든 연주자가 절정을 이루는 부분입니다. 가슴이 진정되지 않는 이유죠. 박웅현도 200번 넘게 들었다는데 저는 100번 정도 들었던 이유이네요.” 박웅현처럼 따라해보기도 했다.
<발췌>
. <자전거 여행>또한 탐사취재에 벗어나지 않습니다. 아주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하는데도 감동이 있습니다.(p60)
. 책을 읽어야겠다는 목적이 있어서 읽기는 하지만 세밀하게 읽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p66)
. 가끔 왜 책을 읽느냐고, 왜 음악을 듣느냐고 누가 물을 때 이런 즐거움 때문이라고 대답합니다. 어떤 때는 삶의 위안이 되니까요. 그래서 힘들 때는 진통제를 가지고 다니듯이 음악을 가지고 다녀요. 그만한 진통제가 없는 것 같아요. 이 음악을 듣고, 삶의 속도라는 게 있구나 싶고 잔디가 자르는 속도라는 말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p73)
. 매화는 질 때, 꽃송이가 떨어지지 않고 꽃잎 한 개 한 개가 낱낱이 바람에 날려 산화한다. 매화는 바람에 불려가서 소멸하는 시간의 모습으로 꽃보라가 되어 사라진다.(p64)
3강 <알랭 드 보통의 사랑에 대한 통찰>
독서는 양보다 질이다. 알랭 드 보통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읽고 사랑에 관한 강력한 ‘통찰’을 쓴 보통에 대한 경외심이 든다고 한다. 보통은 사랑을 해부한 작가이며 사랑할 때 느끼는 감정상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랑에 대한 해석이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에 들어있다. 외로움으로 사랑은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 그 남자를 사랑하는 것인지 외로운 내가 사랑이 필요한 것인지 해부할 필요 있음다.
플라톤, 오스카 와일드, 앤디 워홀 -3명의 사랑을 분석했다. 먼저, 플라톤은 예술보다 삶이 먼저다. 침대가 있는데 왜 침대 스케치를 하느냐라고 생각한다. 오스카 와일드는 예술이 생활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이 예술을 모방한다. 예술처럼 생활하고자 하는 인간들이다. 앤디 워홀은 “예술이 생활이고 생활이 예술이야‘ 통조림을 액자에 걸면 예술이고 식탁에 놓으면 생활이다. 알랭드 보통은 다른 사람이 발견하지 못한 것을 발견하여 앤디 워홀처럼 액자에 걸어줬을 때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행복을 원하지만 그건 조건이 아닌 선택의 문제이다. 행복은 주변에 널려 있고 그걸 발견하는 것이 행복이다. 프루스트<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관해 보통이 쓴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소개하며 현재의 삶을 낭비하지 말고 소중히 할 것을 전한다. 알랭드 보통의 많은 작품을 소개하며 작품을 읽고 알게 된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나누고 싶은 문장을 주고 박웅현만의 사례와 경험과 생각을 담담하게 말한다.
고흐<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 김홍도<소림명월도>,베토벤 <월광 1악장>을 통해 행복을 발견한 자신과 책을 읽는 이유는 작가의 시선을 내가 의식하면서 다시 발견하는 것이다. 이것이 행복의 포인트이다. 식탁을 보고 김훈은 콩나물의 식감을, 유홍준은 밥공기의 디자인을 말하는데 이런 안테나를 세우고 사는냐가 중요하다. 행복추구는 사는 게 힘들다고 하지만 시한부선고를 받으면 삶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건 삶을 바라보는 태도의 문제를 증명하는 것이다. 강독이어서인지 너무 많은 작품과 작가 소개에 다소 산만함이 느껴진다. 책을 꼭꼭 씹어 우리에게 토해 논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가 쉽게 써서 베스트셀러가 되었을까?
책을 분석하는 나만의 힘이 필요하며 책에 관한 안테나는 어떤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감성과 촉각을 예민하고 예리하고 지니고 책을 분석하고 읽기를 권한다.
<발췌>
-내가 좋아하는 게 중요하지 않고, 저 사람이 좋아해줄까가 중요해집니다. 관점이 모두 상대로 돌아서는 것이 사랑인 것입니다. 때문에 진정한 연인들의 생각은 두서가 없고, 말은 조리가 서지 않는다고 알랭 드 보통은 말합니다.(p105)
-우리가 첫눈에 사랑하게 되는 사람들은 우리 머릿속에 작곡된 심포니처럼 멋지다.(p106)
-이 세상에서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덜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p120)
-‘나의 안테나가 서 있느냐 아니냐의 차이구나’라고 느꼈어요. 김훈과 유홍준은 늘 안테나를 세우고 사는 거죠. 그들이 안테나를 세워서 만든 것이 책이고요.(p129)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냐.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가 되어야 한다.-카프카-(p129)
4강 <고은의 낭만에 취하다>
후배의 추천으로 고은<순간의 꽃>을 읽고 좋았던 시들을 소개한다. 고은의 시로 인생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시로 만나게 되었다. 산업혁명 이후 수직 상승한 인구의 증가 추세를 보여주며 인간이 최고라는 이념을 버려야 한다. 예를 들어 대니얼 디포<로빈슨 크루소>와 미셸 투르니에 <방드리디, 태양의 끝>을 비교분석한다. 대니얼 디포는 ‘계몽’을 전제로 <로빈슨 크루소>를 썼다면 100년이 지난 후 투르니에는 크루소를 새로운 가치관(자연중심)의 관점으로 썼다. 투르니에와 고은은 인간 중심의 사고에서 탈피하여 자연의 관점으로 문학을 했다. 니체 <대오각성>의 순간 설명하며 인간이 동물에게 느끼는 감정이 살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 중심의 사고를 버려야 한다. 무뎌진 주파수를 깨우는 방법 중에 시를 읽는 방법도 큰 효과가 있다. 예민한 안테나를 가진 고은 시인은 온 몸에 말이 육화되어 있는 것 같다. 고은 시집을 읽고 예민한 촉수를 발달 시켰다.
<발췌>
. 어쩌란 말이냐 복사꽃 잎 빈집에 하루 내내 날아든다 /고은 (p146) 봄이에요. 노인네들은 일하러 밭에 나가고 집에 아무도 없고요. 그런데 예쁜 복사꽃이 봄바람에 흔들려 꽃잎이 집 안으로 하염없이 날아들어요. 어쩌라고요. 그 아름다운 꽃잎의 군무를 봐줄 사람 하나 없는데 어쩌라고 말이죠.
. 옷깃 여며라 광주 이천 불구덩이 가마 속 그릇 하나 익어간다 / 고은(p150) 이 시를 집 앞 오뎅집에서 아내에게 들려주는 박웅현.
.“이게 술이야? 술 아니야. 술은 자고로 다음 날 눈을 떴을 때 얼마나 먹었는지, 어디서 먹었는지, 누구랑 먹었는지, 무슨 일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나는 게 술이지. 이건 곡차야.” 고은.
-술은 술처럼 마셔야 한다는 고은의 생각이 화통함. 박웅현은 이렇게 못 마실 거 같은 성격.
<서평-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