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레(D)음이 어려워 고생한다는 말을 했습니다만, 이게 저만 어려운게 아니라, 색소폰에서 제일 소리가 잘 안나는 음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나 안되는 일은 없습니다. 계속 연습하면, 어느날 쉽게 불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죠.
아무튼 제법 소리가 잘 나기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이것저것 동요도 불어보고, 아는 가요도 불어봅니다. 제법 멜로디는 따라가는 듯합니다. 물론 연주라고는 할 수 없죠.
새 마우스피스 오토링크 7호
이러는 중에 선생님이 마우스피스를 바꾸라고 합니다. 이제 소리가 제법 나니까 번들 마우스피스보다는 소리도 좋고, 한참 쓸 수 있는 것으로, 제대로 된 것으로 바꿔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선생님이 구입해 주는 것으로 바꿨습니다. 오토링크 톤엣지 7호라고 돼 있습니다. 아래 사진 왼쪽이 번들피스 '야마하 4C'이고, 오른쪽이 바꾼 오토링크 입니다. 야마하는 초기에 두어달 쓰다가 모셔둔 것이라 깨끗하고, 오토링크는 지금까지 계속 사용하니까 사용감이 좀 많습니다. 앞서도 설명했지만, 이런 재질로 된 것을 하드러버라고 합니다. 마우스피스 재질은 크게 하드러버와 메탈로 나눕니다. 아무래도 메탈이 음색이 좀더 날카롭겠죠?
그때야 뭐가 뭔지 모르고 그냥 선생님 권유대로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바꾼 마우스피스를 끼워 불어보니 엄청 힘이 듭니다. 아, 물론 소리는 확연히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훨씬 고급스럽다고 해야 하나요? 암튼, 제법 수월하게 불다가 다시 힘들어지니까 당혹스럽습니다. 이렇게 힘이 들어지는 이유는 '오프닝' 때문입니다. 야마하 4C니, 오토링크 7호니 하는 숫자 말입니다. 숫자가 커질수록 오프닝, 즉 마우스피스와 리드 사이의 간격이 넓어집니다. 그러니 자연히 힘이 더 들겠지요. 아래 사진을 보면 왼쪽의 야마하와 오른쪽 오토링크의 오프닝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 완전히 적응하는데 거의 2달 가까이 걸린 것 같습니다. 나중에 인터넷에서 보니까, 색소폰 좀 불었다고 하는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적응기가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고수들도 그런데 하물며 초보가... 어쨌든 한 단계 그레이드가 올라가 기분이 좋습니다.
피스 여행 내친 김에 마우스피스 이야기를 조금 더 하죠. 인터넷 색소폰 포털에 가면, '피스 여행가'들이 많습니다. 사고 팔고하면서 여러가지 마우스피스를 써보는 사람들이 스스로 '피스 여행' 중이라고 합니다. 이 분들의 사용기를 보면, 얼마나 박학다식한지... 어떤 것은 호흡이 많이 필요하고, 어떤 것은 컨트롤이 쉽고, 어떤 것은 저음에 강점이 있고, 어떤 것은 쏘는 소리가 강하고, 어떤 것은 울림이 좋고.... 한도 끝도 없습니다. 그런데 좋은 마우스피스는 아주 비쌉니다. 위에 소개한 오토링크 하드러버 만 해도 새 것은 10만 원이 훌쩍 넘습니다. 하지만 피스여행기에 나오는 마우스피스에 비하면 이건 문자 그대로 '껌값'입니다. 하드러버는 비교적 싸지만, 메탈은 3, 40만원은 보통이고, 이른바 빈티지라고 하는 것들은 100만 원이 넘어가는 것도 수두룩합니다. 이런 것들을 수십개씩 불어본다고 하면 드는 돈도 만만치 않겠지요? 배운지 1년 ~ 2년 밖에 안된, 그래서 스스로 초보를 자처하는 분들이 피스여행 중이라며 이런 저런 비교 사용기를 쓴 것을 보면 저는 스스로 바보라는 느낌이 듭니다. 나는 왜 이렇게 아무것도 모를까... 처음에는 그런 사용기들을 입만 쩍 벌리고 읽어보다가, 지금은 의문을 갖습니다. 대체 얼마나 잘 불길래?...란 생각이 드는 겁니다. 앞서 마우스피스 바꾸고 적응하는데 2달이 걸렸다고 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아직 적응을 다 못한 것 같습니다. 무슨 소리인고 하니... 어느날(최근이 일입니다) 갑자기 제 오토링크 마우스피스가 스스로도 깜짝 놀랄 소리를 내는 겁니다. 물론 다른 이들이 들으면 그렇고 그런 소리라고 하실지 모릅니다만, 제 기준으로는 지금까지의 소리와 확연히 다른 소리입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아, 아직 이 마우스피스의 능력을 내가 충분히 끌어내지 못하고 있구나... 그렇다면 이것 사서 조금 불어보고, 소리가 내게 안맞다고 바꾸고, 다른 것으로 바꿔 또 불어보고... 그것도 마음에 안들고... 다른 사람 사용기 읽어보고 또 바꾸고... 이렇게 피스여행을 다니는 것은 그야말로 바보 짓이라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까지 하드러버는 오로지 오토링크 하나로 쭉 가고 있습니다. 아 물론, 실력이 더 늘었을 때, 다른 마우스피스도 사용해 보면 좋겠지요. 하지만, 초보 시절에는 제 아무리 마우스피스 바꿔봐야 자기 실력 만큼 밖에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괜히 헛돈 쓸 필요없다는 이야기지요. |
출처: 하늘 아래 땅 위에 원문보기 글쓴이: 무위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 드림니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좋은 경험 감사합니다.
지도 오토링크 메탈7* 요놈 쓰는디 감사.
앨토는 어떤 마우스피스가 어울릴까요?
마우스 피스 땜에 고민중에 있었는데.. 시원한 답을 얻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