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포대교 위에서 촬영한 한강의 모습 /박진호 作
반포·여의·난지·뚝섬 4개 공원 내 2월 중 '사진 찍기 좋은 곳' 설치
유난히 추웠던 이번 겨울. 날씨가 풀리면서 주말에 나들이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멀리 갈 필요 없이 가까운 한강에서 늦겨울의 추억을 카메라에 담아 보면 어떨까?
서울시는 사진작가 박진호씨를 초청해 지난해 9~12월까지 한강에서 대표적인 사진명소를 선정했다. 박 작가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41.5km의 한강을 직접 돌며 12개의 한강 공원 중심으로 아직 알려지지 않은 사진명소를 찾았다.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한 한강사업본부 김세정씨는 "꾸준히 새롭게 변하는 한강을 구석구석 알리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이었다면서 "오는 2월 말 반포·여의도·난지·뚝섬에 2월에 '포토존' 설치한다"고 밝혔다.
그 중 늦겨울 놓치기 아까운 한강의 사진명소 3곳을 직접 찾아 가보았다.
고층 빌딩 아래 숨겨진 야생 '여의도 샛강 생태공원'
2009년 9월 24일 개장한 여의도 샛강공원은 윤중로와 올림픽대로 사이 폭 130m, 총연장 4.6km 구간에 조성됐다. 총 6개 테마로 꾸며진 샛강공원은 고층빌딩 숲 사이로 보이는 야생 숲의 모습이 보기 드문 풍경으로 이채롭다.
특히 서울교에서 파천교까지의 버들문화구역에는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창포원에서 '흰뺨검둥오리' 수십 마리가 노닐고 있다. 창포원을 가로지르는 데크 위에서 흰뺨검둥오리를 가까이서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공원 관계자는 "생태공원에 매료된 외국인 한명은 3개월마다 이곳을 찾아온다"며 "그 외 시민들도 카메라를 들고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 ▲ 고층 빌딩 사이 야생 숲 '여의도 샛강공원' /박진호 作
겨울 철새의 쉼터 '강서습지생태공원'
방화대교 남단에서 행주대교 남단 사이의 한강 둔치에는 2002년 개장한 34만㎡의 강서습지생태공원이 있다. 공원에는 구석구석 이어진 물길과 풀길이 있고 이 길을 따라 걷다보면 삵, 족제비, 고라니 등의 발자국을 볼 수 있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 흰꼬리수리가 이곳에서 발견되기도 했으며 2급인 맹꽁이도 자주 발견됐다. 길 곳곳에는 초등학생들이 생태체험을 나와 맹꽁이를 직접 보고 그린 그림들이 세워졌다.
강서안내센터를 등지고 행주대교 쪽으로 걷다보면 이국적인 원시림의 풍경이 펼쳐진다.
방화대교 쪽 산책로 끝에는 조류전망대가 있는데 이 곳이 사진 포인트다. 도심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한강의 겨울 철새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서지역 겨울철새도래지라는 명성답게 갖가지 철새를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절호의 시기이기도 하다.
- ▲ 1~2월 겨울 철새를 사진에 담기 좋은 '강서습지생태공원'/박진호 作
페허와 자연의 묘한 만남 '선유도공원'
폐허 속에 지어진 선유도공원은 부서진 콘크리트 잔해와 녹슨 철근들이 자연과 어우러져 묘한 아름다움이 있는 곳이다. 키 큰 미루나무와 자작나무가 심어진 '시간의 정원' 길은 많은 사진작가들이 찾아오는 곳으로 어느새 유명해졌다.
이곳에서 만난 아마추어 사진작가 장경국씨는 "선유도공원에는 사진 찍을 만한 곳이 참 많다"며 "선유도가 지닌 옛 모습과 한강이 너무 잘 어울려 있어 사진 찍으려고 자주 온다"고 말했다.
연인과 함께 간다면 해질녘에 방문해도 좋다. 어둠이 내리고 공원에 하나둘씩 조명이 켜지면 선유도는 새로운 옷을 갈아 입는다. 선유교에 조명이 비춰지면 마치 무지개처럼 보여 '무지개 다리'로 불린다. 선유도공원은 밤 12시까지 개장하므로 야간 촬영이 가능하다.
- ▲ 선유도 공원은 밤 12시까지 개장하므로 여유있게 야경을 촬영할 수 있다./박진호 作
박진호 사진작가는 "연애의 성공 확률을 높이려면 해질녘에 선유도를 찾으면 된다"면서
"가까운 곳에 아름답고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한강의 모습을 재발견했다"며 이번 프로젝트에 참가했던 소감을 말했다.
이밖에도 저녁노을의 정열을 담을 수 있는 이촌∙동작지구',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정제된 아름다움을 담을 수 있는 '반포 서래섬', 갈대바람 길 '난지공원'등 총 12개 한강공원 43개의 사진명소가 선정됐다.
- ▲ '망원한강지구'에서 담은 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