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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구영 푸르지오 원문보기 글쓴이: 캔디
최두현(전주환경운동연합 녹색도시국장/아파트공동체연구소)
1. 아파트와 환경문제
과거 우리가 살았던 집은 아파트와 크게 달랐다. 뒷동산과 개울이 있고, 지천에 나무와 숲이 있었다. 바다가 고향인 사람도 나무와 숲과는 뗄 수없는 관계다. 집 또한 흙과 나무로 지어졌다.
주거공간을 둘러싼 환경이 과거와 달라지자 가장 먼저 아이들이 변했다. 뒷동산과 개울에서 놀던 아이들이 컴퓨터와 TV 앞을 떠나지 않는다. 콘크리트로 지어진 집은 각종 유해환경 물질을 쏟아내어, 아토피와 천식을 야기하고 있다.
이런 문제가 모두 주거공간의 변화 때문이라 단정할 수 없지만, 상당한 연관성이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아파트라는 주거공간에 사는 사람들이 공동체 정신과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이 갈수록 부족하다는 점이다.
아파트라는 주거공간이 공동체와 무슨 상관이냐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주거공간을 둘러싼 환경이 삭막해지면서 사람들의 생각이 달라졌다. 현관문을 꽝 닫고 나면, 모두가 남이 되는 공간이 아파트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윗집과 아랫집과는 이웃개념보다는 층간 소음으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이러한 주거공간의 변화가 사람들에게 마음을 닫게 만든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는 자연스럽게 남을 경계하게 되었다. 공동체가 아니라 극심한 개인주의가 뿌리내리게 되는 것이다.
아파트는 현관문 안쪽 전유공간만 입주민 소유가 아니다. 주차장과 복도, 화단, 놀이터, 인도, 자전거 보관대, 쓰레기집하장, 물탱크 까지 모두가 입주민의 소유다. 그러나 실제는 전유공간 외에는 자기 소유의 땅이 아닌 것처럼 함부로 사용한다. 심지어, 자기 소유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다.
이런 생각을 가장 극단적으로 이끌어 내는 것이 바로 모델하우스다. 대부분 억대가 넘는 집을 사면서, 아파트 안쪽만을 보고 계약을 한다. 즉, 가짜 집인 모델하우스만 본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어떤 아파트가 잘 빠졌다” 혹은 “어떤 아파트는 생활이 불편할 것 같다”고 평가한다. 주거생활에서 꼭 필요한 주차장 부지, 놀이터 위치, 쓰레기박스 위치 등은 보지 않는다. 전유공간만 보고 옆집도, 윗집도 보지 못하고 계약을 한다.
이런 상황이 만들어 진 이유는 무엇보다 모델하우스를 만들어 집을 팔도록 정부가 건설회사에 유리한 정책을 계속 펴고 있기 때문이다. 직접 완공된 집을 보지 못하고 선 분양에 따른 문제점이 이렇게 나타나는 것이다. 선 분양은 과거 정부가 아파트 분양가를 규제할 때 건설회사의 편의를 봐 주기 위한 당근책이었다. 즉, 가격을 함부로 못 올리게 하는 대신, 공사를 하기도 전에 집을 팔수 있게 해서 마케팅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자금을 입주자들로부터 받아 공사를 할 수 있도록 혜택을 준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건설회사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제도가 아파트 분양가 자율화 이후에도 계속 시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선 분양 문제는 이처럼, 아파트 입주민에게 여러 가지 영향을 주고 있다. 뒤에 언급하고자하는 그린아파트 조성에도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 전유공간에 대한 관심이 극대화되면서, 화단이나, 주변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 결과는 단순히 나무 몇 그루 죽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는 것이다. 안 좋은 방향으로 말이다. 아파트에 녹지를 만드는 것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파트라는 주거공간이 갖는 또 다른 환경문제는 생활쓰레기 처리가 환경친화적인 방법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빈틈없이 잘 꾸려진 공간구조는 생활쓰레기를 분리해서 보관하면 집 안이 지저분한 느낌이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음식물 쓰레기다. 시골에서야 주변 텃밭에서 거름으로 사용하거나, 사육하는 동물에게 주면 해결된다. 그러나 아파트는 음식물쓰레기로 인한 악취와 번거로움이 상당하다.
음식물쓰레기는 분리수거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우선은 지나치게 많이 발생하는 음식쓰레기로 인한 자원낭비와 처리비용, 처리시설 주변의 악취 등으로 사회적 비용이 막대하다. 수분 함량이 많아 악취가 발생하고, 처리비용이 증가한다. 또한, 음식쓰레기로 보기 불가능한 생활쓰레기가 들어있는 경우도 많다. 아파트 내부에서 벌어지는 조경 및 환경과 직결된 문제들의 해결방안과 대책을 알아보자.
2. 조경, 아파트가 달라진다
얼마 전 전주시에서 아파트별로 공동체 활동을 평가해 시상을 했다. 이때 심사위원으로 여러 아파트를 주위 깊게 돌아보았다. 외부에서 어떤 아파트를 방문하면 가장 먼저 눈에 뛰는 것이 조경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집 안쪽 전유공간에 대해서는 하자도 꼼꼼히 점검하고, 최소한 청소라도 열심히 한다. 그러나 아파트 공유공간은 주인 없는 땅이 되어, 관리소나 경비원, 청소원들이 관리한다. 상황이 이러니 아파트 조경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도 사실 그렇게 높지 않다.
그러나 외부에서 아파트를 방문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조경은 해당 아파트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한다. 아무리 전유공간이 훌륭해도, 조경을 이루는 화단과 나무 등이 볼품없이 관리된다면 아파트 이미지가 크게 떨어진다.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주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이런 사실을 주민들도 어느 정도 알고 있어, 요즘은 주민대표들이 관리소에 조경관리를 잘 할 것을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앞서 언급한 아파트 평가에서도 아중리 현대아파트를 찾았을 때, 잘 가꾸어진 수목들을 보자 눈이 좋았다. 이런 아름다움이 아무런 노력 없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잘 가꾸어진 화단이 있는가 하면, 전주의 많은 아파트들은 건축단계부터 화단이 부실한 단지도 많다. 준공검사를 받기 위해 심어 놓은 듯한 인상이 들 정도로 성의 없는 단지도 있다.
다만, 최근 입주하는 전주의 아파트들도 과거와는 크게 달라졌다. 전유공간에 대한 세련됨은 물론이고, 지상에 주차장을 만들지 않고, 각종 수목을 심어 아파트를 아름답게 만들고 있다.
도심에 녹지가 줄고, 아스팔트 복사열로 인한 여름철 고온현상까지 생각하면 나무를 한 그루라도 심고, 가꾸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실제로 전문가들에 의하면 큰 나무 하나에서 나오는 산소량과 온도를 낮추는 효과는 에어컨 12대 분에 해당한다고 한다.
더위를 쫓는 전통지혜의 핵심은 자연을 활용하는 것이다. 집 주변에 나무를 심는 것은 가장 쉽고도 효과가 크다. 나무는 단지 햇빛을 가리는 것 이상의 일을 한다. 증산작용을 통해 수분을 뿜어내 미세한 기상변화를 가져온다. 그래서 나무 주변에는 선선한 미풍이 부는 것이다.
나무는 집 주변 온도를 5∼11도 낮춰준다. 큰 나무 한 그루는 에어컨 12대 몫을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길을 좁혀 가로수 그늘이 도로를 가리도록 했더니 온도가 5∼8도 떨어지는 효과를 봤고, 독일 등 유럽에서는 지붕을 녹화해 냉방비 감축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몇 년 전 독일을 방문할 때였다. 호텔에서 잠을 자고 창문을 여니, 주변 건물 옥상이 녹화가 잘 되어 있었다. 단순히 미관상 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하면 여름철 열섬현상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미관상으로도 콘크리트가 그대로 들어난 모습이나, 쓰레기가 많이 쌓여있는 우리의 건물들과 비교해도 훨씬 좋았다.
과거에 지어진 평면구조 옥상을 가진 아파트들은 녹화가 가능하다. 한 보고에 의하면 콘크리트 옥상과 비교해 온도가 13℃가 낮아졌다고 한다. 사실 한 여름의 대형건물은 난로나 다름없다. 전주시에서도 열섬현상 해소를 위해 벽면녹화와 옥상녹화, 담장 없애기 사업 등을 시행하고 있다. 아파트대표들도 이러한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지방정부와 만나야 한다. 환경을 살리자는 먼 이야기가 아니라, 아파트 입주민의 여름철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또한 각 가정의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이다.
옥상녹화보다 쉬운 것이 아파트 단지의 수목을 잘 가꾸는 일이다. 몇 년 전 유행했던 현상이 아파트 단지의 화단을 줄여, 주차장으로 만드는 일이었다. 자동차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아파트 주차장 부지는 현실에 맞지 않게 부족했기 때문이다. 문명의 이기를 누리기 위한 이런 편의가 사실은 아파트 단지에 여러 가지 문제를 남긴다.
주차장이 비좁아 겪는 실제적인 불편도 심각하지만, 나무가 갖는 가치를 다양하게 해석해보면 과연 이러한 선택이 꼭 잘 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에어컨 보다야 시원하지는 않겠지만, 여름철 온도를 낮추는 것은 기본이다. 나무로 인해 새들이 날아들고, 이는 아이들의 정서에도 큰 영향을 준다. 나무뿐만이 아니라 들꽃도 마찬가지다. 전주시민들이 자연관찰을 위해 멀리까지 가지 않아도 되지만, 사실 주거공간에도 이런 모습들은 얼마든지 볼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각 아파트별로 어린이나 부모님들을 위한 아파트 단지의 나무와 꽃을 알아보는 기행을 자주 권한다. 경치도 좋고, 식생도 풍부한 곳을 기행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자기가 살고 있는 마을 혹은 아파트 단지의 나무와 꽃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사람들의 생각과 태도가 달라질 것이다. 어려운 일도 아니다. 환경단체나 생태기행 등을 자주 하는 시민단체 등에 의뢰하면 적은 강사료 정도만으로도 의미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런 기행이 주는 가장 큰 효과는 주거공간을 사랑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아파트 단지 나무에 걸려있는 이름만 보는 수준이 아니라, 이들 나무들의 특성과 환경적 가치, 인간에게 주는 효과 등을 공부해보자. 우선은 아이들에게 아주 멋진 엄마아빠가 될 것이다. 나무 이름과 특성을 속속 잘 아는 사람이 많지 않는 것이 사실 아닌가?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자기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나무들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된다면 함부로 나무나 꽃을 꺾지 않을 것이다. 과거 시골에서 살았던 사람들에게 고향은 실루엣처럼 아련하다. 그곳은 아파트와는 비교할 수 없는 자연환경과 이 환경 속에서 뛰어 놀았던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때 살았던 집이 아파트와 비교해 더 편리하고, 좋아서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제 아파트라는 주거공간이 단순히 전유공간만의 생활이 아니라, 이웃과 자연과 더불어 사는 공간임을 알려주어야 한다. 아니 그렇게 만들어 주어여 한다. 확신하지만, 이런 노력들은 우리 아이들의 정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파트 단지별로 잘 하고 있지만, 그래도 부족한 것이 수목들을 위한 전면주차를 유도하는 행위다. 자동차 매연으로 인한 저층세대가 배기가스에 노출되어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뿐만 아니라, 나무와 꽃의 식생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 얼마나 큰 영향이 있으랴 하다가도 실제로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는 나무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우리 운전자들이 대부분이 출근할 때나 차량을 이용할 때 편리하도록 후면주차를 선호한다. 매연으로 인한 나무들이 죽어가는 것을 확인했다면 습관을 바꾸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운전자 의식에만 있지 않다. 자세히 상황을 들여다보면, 주차공간의 부족이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 모든 공간이 주차장이 된 상황에서 후면주차를 하면 차를 빼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가피하게 전면주차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은 주차장 부지를 확대해야 해결이 가능하지만, 주차 선을 어느 정도 여유롭게 그리는 것도 중요하다.
조경관리에 관한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자료는 아파트관리신문(www.aptn.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3. 아파트에서의 쓰레기 처리
공동주택에서 쓰레기 문제는 사실, 각 세대별로 비용을 부담해 해결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다만, 전체 아파트 단지로 확대하면 이야기가 복잡해진다. 우선 가장 큰 문제가 쓰레기 컨테이너와 음식물 쓰레기통을 어느 위치에 놓을 것인가 문제다. 미관상은 물론이고 악취와 해충 발생 우려가 높은 쓰레기통을 집 주변에 놓으려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파트 단지별로 이 문제를 놓고 주민 간 갈등이 생기기도 하고, 동간 갈등도 있다. 그 결과 아파트 별로 쓰레기통 위치를 순회하는 단지도 있다. 개인세대로 한정 하자면 이런 문제는 모델하우스만 보고 싶을 사기 때문에 발생한다.
하여간 아파트 전체로 볼 때 쓰레기통 위치문제와 종량봉투 미사용, 넘쳐나는 음식물쓰레기 문제와 아파트 주변에 함부로 버린 담배꽁초와 일반 쓰레기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이자면, 무분별하게 나도는 각종 광고전단 등이 아파트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기계적인 방법은 이미 다 알고 있다. 쓰레기통이야 순회가 불가능하다면 철저한 관리로 주변 세대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법밖에 없다. 종량제봉투 미사용도 꾸준한 계몽과 단속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노력보다 더 선행되어야 할 것이 각 세대별 생활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다. 지금 우리 전주시는 물론이고 각 지자체가 쓰레기 처리시설 설치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비용도 엄청나게 들어간다. 전주에서 발생하는 1일 생활쓰레기가 약 300톤, 음식물쓰레기가 약 200톤이다. 이들 쓰레기는 톤당 약 4 만 원 이상의 처리비용을 주고 있다.
대다수 지자체가 쓰레기매립장, 음식물쓰레기 처리장, 하수처리장 등을 민간위탁하고 있다. 민간위탁 사업자들은 사실 쓰레기 배출량이 많아야 전주시로부터 많은 처리비용을 받는다. 그래서 그들은 쓰레기 감축에 관심이 없다. 전주시 또한 민간 사업자에게 관련 업무를 넘겼다는 판단에서 쓰레기 분리수거나 배출량 감소를 위한 예산투자가 미흡하다.
우리 전주시도 불과 90년대 초반까지도 서신동 일대에 쓰레기를 노상에 매립했다. 최근에 이들 지역에 아파트를 신축하면서 많은 비용을 들여 다시 옮겼다. 지금까지 우리는 공사나 건축을 위해 땅을 파면, 선조들의 유물을 발견했다. 유물은 역사적 가치는 물론이고, 경제적 효과도 크다. 그런데 이제 우리의 후손들이 땅을 파면 썩지 않은 쓰레기만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심각한 문제다.
쓰레기매립장이나 소각장은 주변 주민들의 생활불편이 크고, 소각 시에는 다이옥신 위험 등으로 민원이 계속되고 있다. 전주시도 완주군 이서에 대규모 쓰레기 매립장을 마련했지만, 불과 10년 만에 포화가 되 버렸다. 결국 매립으로는 해결이 안 되어, 얼마 전 소각장 건설을 시작했다. 올해 하반기면 소각장이 가동한다.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쓰레기를 태우는 것은 곧바로 다이옥신 문제를 낳는다.
다이옥신의 인체 유해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소각 기술이 좋아져서, 걱정 없다는 사람도 있지만, 소각장 옆에서 살고 싶은 시민은 없을 것이다. 이런 문제는 어쩌면 시장이나 환경부, 혹은 민간단체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없는 문제다. 각 가정과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줄이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결국 쓰레기 배출을 줄이는 것이 세금을 절약하는 것이고, 나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은 무엇보다 철저한 분리배출이다. 아울러, 행정 당국도 분리배출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분리가 되지 않는 비닐류와 폐형광등, 폐건전지 등에 대한 분리배출이 이루어지도록 관련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두 번째는 상품 구입과정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다. 이는 사업자에게 쓰레기 배출에 따른 비용 부담을 주어, 쓰레기가 적게 나오는 상품이나 포장기술을 개발하도록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세대별 분리배출이 이루어지면 이제 아파트별 분리배출이 남는다. 아파트 단지 전체의 재활용 쓰레기가 모이는 곳은 사실 미관상 좋지 않다. 일정한 규모의 재활용쓰레기가 쌓이기 전까지는 제대로 분리를 하기도 힘들다. 아파트라는 대규모 인구 밀집 시설이 갖는 어쩔 수 없는 한계다. 다만, 시민 모두가 내 집 전용공간의 청결을 위해 신경 쓰는 것처럼 내 아파트의 미관과 청결을 위해서 보다 적극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시민의식은 사실, 한두 번 방송을 하거나, 홍보로 해결되지 않는다. 지속적인 홍보와 교육, 관련 시설에 대한 견학, 주변을 더욱 깨끗이 하도록 노력하는 관리소와 대표자들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사람은 생리상 다름 사람들이 더럽혀 놓은 공간에서는 자신도 깨끗하게 사용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독일에서는 공중 화장실에 들어가려면 돈을 내야한다. 대신 그만큼 화장실이 깨끗하다. 바닥에 물 한 방울 없이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다. 깨끗한 화장실을 사용하게 되는 사람은 매우 주위 깊게 볼 일을 본다. 아파트 단지의 환경시설도 마찬가지 개념으로 접근했으면 한다.
앞서 말한 대로 시민 의식 전환을 위해서는 시설 견학을 적극 권장하고 싶다. 시민들이 이서 광역 소각장, 팔복동 음식물쓰레기처리장, 송천동 하수처리장 등을 견학하면 생각이 달라진다. 각 가정에서는 분리배출을 한다고 하지만, 이서 광역매립장에서 확인해보면 재활용 쓰레기가 전체의 50%에 육박한다. 음식물쓰레기는 물이 흥건하고, 음식물이 아닌 쓰레기와 비닐 봉투가 매일 5톤 이상 쏟아진다. 싼 물 값으로 인한 물 사용이 많아, 하수처리장도 쉴세 없이 돌아간다. 모두가 시민의 세금이다.
학생들과 주부들을 모시고 견학을 하고나면 많은 분들이 놀란다. 그리고 생활쓰레개 감량과 분리배출에 대한 태도가 달라진 것을 확인했다. 다. 아파트별로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간접적인 방법으로 환경시설을 견학을 적극 권장한다.
4. 아파트 환경 개선을 위한 방안
아파트는 사람이 거주하는 주거공간이다. 따라서 여러 가지 사회문제와 환경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택법 같은 제도가 더욱 보강되어야 한다. 또한 행정당국이 아파트를 사유지라는 이유로 제대로 관리하거나, 행정서비스를 펼칠 생각을 갖지 않는 전근대적인 시각도 버려야 한다.
이미 국민 대다수가 아파트에 거주하는 상황에서 아파트 정책이 곧 주거정책이요, 국민의 주거복지의 핵심이다. 그런데도 정부나 자자체는 여전히 부동산 투기를 잡는데 만 열중하고 있다. 그것도 사실은 미덥지 못한 것은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이다. 이제부터 정부와 지자체가 국민 다수가 거주하는 아파트의 관리와 관련한 분야에 법률체계를 보다 현실성 있게 세우고, 행정서비스를 강화하고, 예산도 투자해야 한다. 경제정책과 교통정책, 국방, 외교, 환경 등이 소중하듯이 국민의 주거복지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아파트 문제에 관심을 집중시켜야 한다.
아파트 환경관리와 관련해 추가하자면, 입주민의 변화도 필요하다. 아파트 환경을 관리하는 환경미화원들의 근무환경은 사실 매우 열악하다. 높은 실업률 속에서 일할 사람 많다며 현실성 없는 임금으로 좋은 서비스를 받기는 불가능하다.
여러 번 언급한 이야기지만, 입주민들도 전유공간에 대한 관심만큼 공동공간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모두가 입주민 개개인의 재산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파트 공급체계를 후분양으로 전환해야 한다.
끝으로 아파트 입주민들이 아파트에 관심과 사랑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은 동대표자와 관리소가 역할이 크다는 점이다. 많은 아파트 입주민들이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에 오래 살려고 마음먹고 사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경제적 여유가 되면 좀 더 넓은 아파트로 이사를 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와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다. 이러한 생각을 갖는 입주민이 많은 아파트에서 공동체 활동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찾기는 더욱 어렵다.
그러나 모든 입주민이 이런 입장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동대표와 관리소가 주민들이 아파트 주요 활동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각종 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많은 단지에서 하고 있는 주민 노래자랑도 좋고, 경로잔치 좋다. 단지별로 문화행사와 체육행사, 이웃돕기 행사, 견학, 아파트의 나무와 꽃 알기, 세대별로 가지고 있는 화분 전시회, 시청이나 구청의 축제 및 행사 참석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웃을 대면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파트에서 주민들이 서로 인사도 나누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서로 모르기 때문이다. 또 상대방이 나의 인사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기 때문에 망설여지다가 때문이다.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소에서 주민 간 대면을 유도하고, 그것을 통해 더불어 사는 주거공동체를 만들어 낼 때만이 아파트 환경도 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workngo@hanmail.net>
첫댓글 좋은 글이네요.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