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주처마 둘러 입구 뒷동산에 올라가서
개감추 미역추(취나물의 일종) 너 얼매나 잘났걸래 우리네 손질에 놀아나나
오콤조콤 뜯어가주 안치매를(앞치마에) 담아가주
집에라구나 돌아와서 설렁설렁에 추려가주
벌어졌다 벌가매(아가리 벌어진 가마솥)에 설설 끓는 물에다가
두적뒤적도 해가주구 살라쿵 살라쿵 힝궈가주
동동 뜨는 참지름에 오물조물에 무쳐가주
네모 번듯 두레상에 은저붐을 맞춰놓고 소담하게두 담아놓구
노인네는 참진미라 젊으신네는 감식(맛난 음식)이라
뒷동산에 올라가서 멍구럭대래키(싸리 바구니) 둘러차고
고사리를 꺾어가주 줌쥠이두 꺾어가주
요놈의 고사리 가져와서 설렁설렁에 추려가주
벌어졌다 벌가매에 휘휘 둘러 건져가주
태양에다 말려놓구 요뭉치 저뭉치 해가주구
용상(선반)에다 모셔놨다 낭군님 지사가 돌아왔네
달걀 같은 동솥에다 되작되작두 삶아가주
낭군님 지사를 차려놓구 왼갖 잔채(반찬)를 차려놓구
왼갖 과일을 차려놓구 조상님께 축원하길
비나니다 비나니다 오늘 저녁에 오신 조상
많이나 잡숫고 응감하구 우리야 낭군이 오셨거당
자손에 명복두 빌어주구 자손에 금전두 풀어줘유
오늘 저녁 오셨거든 많이 많이나 잡수시구
극락으로 잘 가시오
- 충북 보은군 외속리면 오창리, 김점례(77) -
먼저 가신 낭군님 제사에 쓰시려고
할머니께서는 미리
고사리를 꺾어 두셔야 했습니다.
정성들인 제사상에서
자식들의 명과 복을 비는
할머니의 심정이 너무도
애절합니다.
그랬습니다.
모두가 그랬습니다.
그렇게 살아왔고
그렇게 이어져 왔던 것입니다.
출처: 국선도와 살아가는 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도오
첫댓글 제사를 공들여 모시는 할머니의 정성이 담뿍
첫댓글 제사를 공들여 모시는 할머니의 정성이 담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