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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0408 (월)
- 사릉(思陵)과 석화촌(石花村) ①
- 문화, 여행 (38)
미국계 영국의 시인이면서 노벨문학상을 받았던
<엘리엇 = T. S. Eliot(1888~1965)>은 자신의 유명한 시
<황무지(The Waste Land)>에서 “4월은 잔인한 달(April is the cruelest month)"
이라는 표현을 했는데, 본래의 뜻과는 조금 다르더라도 어쨌든 4월은 참으로
변화무쌍해서 식물들뿐만 아니라 동물들도 괴롭습니다.
제 기억에는 4월 20일경까지도 서울지방에 무척 많은 눈이 내렸던 것이
생각나는데, 아무리 그래도 오는 봄을 막을 수는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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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춘선(京春線)열차는 옛날부터 아름다운 산과 북한강이 멋지게 어우러지는
경치를 즐길 수 있고 또 그리 길지도 않아서,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꼭 한번 씩은 타보고 싶어 하는 낭만열차입니다.
- 특히 중간의 대성리, 청평, 강촌 등은 대학생들의 MT 장소로도 유명해서
그곳으로 가는 열차와 버스들은 주말이면 대학생들이 온갖 먹고 마실 것들을
잔뜩 들고서 타곤 하여 온통 만원을 이루곤 합니다.
- 이들은 금요일 오후에 많이들 가는데,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에는 이 학생들이
다시 서울로 돌아오느라 아침 일찍부터 기차나 버스나 모두 만원으로
중간에 타는 남양주시 주민들은 자리가 없어서 서울까지 서서 오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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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T :
- 이 말은 "Membership Training"이라 하여 아마도 대학생들의 “단합모임” 또는
“단합대회” 정도의 뜻으로 쓰이는 모양인데, 정식 영어에는 없는 단어입니다.
- 어쨌든 대학생이라면 이것을 안 해본 학생들이 없는 것으로 압니다.
- 그렇지만 최근 그곳에서의 부정적인 모습들이 많이 노출되어서 조금 아쉬움이 있습니다.
- 특히 얼마 전 그곳에 갔던 지인의 아들이 사고로 세상을 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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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2011년 경춘선이 복선전철로 되고 부터는 MT를 가는 대학생들,
남이섬과 자라섬을 찾는 젊은이들 그리고 천마산, 축령산, 명지산, 삼악산 등등을
찾는 등산객들, 여기에 전철이 공짜인 노인네들이 춘천의 명물인 막국수와
닭갈비를 먹으러 가는 바람에 사람이 더욱 늘어나서,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늘 붐빕니다.
- 그렇지만 옛날 구불구불한 선로를 따라 아름다운 경치를 즐길 수 있었던 선로를
복선전철로 다시 만들면서 직선화하는 바람에 터널이 무척 많아져서
옛날만큼 경치를 감상할 틈이 없어진 것은 너무 아쉽습니다.
- 경춘선열차는 현재 남양주시에 <별내>, <사릉>, <퇴계원>, <금곡>, <평내호평>,
<마석>의 6개 역에 정차하는데, 곧 <평내호평>과 <마석> 사이에 <묵현>역이
새로 생겨서 총7개 역이 될 예정입니다.
- <묵현>역은 2013년 말 개통을 목표로 하여 현재 공사 중으로,
이 역의 이름은 주민들의 요청으로 아마도 <묵현-천마산>역이라는 이름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여기서 내리면 “천마산” 오르기나
“스타힐 리조트(옛 천마산스키장)”으로 가기가 무척 수월해집니다.
- 이 역은 저희 집에서 걸어서 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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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사릉역> 인근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우리나라 어느 곳이나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들을 제각각 가지고 있습니다만,
<사릉역> 인근에도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 <사릉역>에서 조금 걸으면, <석화촌(石花村)>이라 하여
봄이면 작은 산 하나가 온통 불붙은 듯 꽃으로 가득한 곳이 있는데,
- 그 바로 옆에는 “춘원 이광수(春園 李光洙)”의 발자취가 있으며,
- 이곳에서 다시 한 정거장 거리에 정원을 아름답게 가꾸어 놓아 즐겁게 해주는
<남양주시 농업기술센터>가 있으며,
- 또 이곳에서 바로 가까이에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불행한 여인 중의 하나인
조선 “단종(端宗)”의 정비(正妃) “정순왕후 송씨(定順王后 宋氏)”의 능인
<사릉(思陵)>이 있는데,
- 여기의 뒤쪽으로는 또 조선 “광해군(光海君)”의 슬픔과
조선시대 세도정치(勢道政治)의 한 축을 차지했던 “풍양조씨(豊壤趙氏)”의 자취가
남아있습니다.
- 이들은 모두 남양주시 진건읍에 속하며, 아래에서 하나하나 따로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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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화촌 >
1. <석화촌(石花村)>
* 위에 올린 사진은 2012. 05. 06일의 <석화촌> 모습입니다.
- “남양주시 진건읍 사릉리”에 있는 이곳은 개인소유인데,
봄이면 작은 산 하나를 대부분 붉은 색으로 피는 철쭉, 영산홍 등을 위주로
가득 채워 놓아서 꽃이 피면 산 전체가 마치 불붙은 듯합니다.
- 보통 4월말부터 5월까지 개장하는데, 꽃을 구경하면서 가볍게 막걸리나 음료를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해 놓았고 가까이에는 식사할만한 곳도 있습니다.
- 이곳은 개인소유이기 때문에 입장료가 있으며 주차공간을 어느 정도 마련해
놓았지만 부족한 편이어서 전철 <사릉역>에서 내려 조금 걷거나,
다음역인 <금곡역>에서 버스를 이용하거나(세 정거장)
아니면 처음부터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면 편리합니다.
* 올해의 <석화촌> 개장일은 아직 미정이지만, 곧 개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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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춘원 이광수(春園 李光洙) : 1892~1950
* 근대에 들어와서 “조선 3대 천재”라 불리는 사람들은
<춘원 이광수(春園 李光洙) : 1892~1950>,
“해(海)에게서 소년(少年)에게”로 유명한
<육당 최남선(六堂 崔南善) : 1890~1957>,
그리고 “임꺽정(林巨正)”을 지은 <벽초 홍명희(碧初 洪命憙) : 1888~?>등을
들고 있습니다.
- 호(號)가 “춘원(春園)”인 “이광수(李光洙)”는 평북 정주(定州) 출신으로
6․25때 납북되었다가 그곳에서 병사(病死)하였습니다.
- 그는 뛰어난 작가로서 소설로는 <흙>, <무정>, <유정>, <사랑>, <마의태자>,
<단종애사>, <원효대사>, <이차돈의 사(死)>, <도산 안창호>, <꿈> 등등과
수필집으로 <돌베개>, <인생의 향기> 등과 그 이외에도 많은 시와 글들을
남겼습니다.
- 그는 친일파(親日派)라는 오점(汚點)을 남기는 불명예도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문학사상 불세출(不世出)의 대문호(大文豪)이었다는 것은
지울 수 없는 사실입니다.
- 친일 행적이후인 1944년 3월부터 변절자(變節者)라 하여 신변에 위협을 느끼자,
그는 가족을 보호하기 위하여 부인과도 합의 이혼하고,
이곳 “진건읍 사릉리”에 거처를 정하고 은거합니다.
- 그러다가 해방이 되자 가까이의 “남양주시 진접읍”에 있는 “봉선사(奉先寺)”에
계신 육촌 동갑인 “운허스님”의 도움을 받아 “봉선사”에도 거처를 마련했다가
다시 “사릉리“의 은거처를 오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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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허(耘虛)스님(1892~1980)
- 스님의 속명은 “이학수(李學洙)”로 “이광수”와는 동갑이며 6촌사이입니다.
- 스님은 독립운동과 우리나라 불경을 한글로 번역하는 역경(譯經)사업에 평생을 바치신
큰스님으로 우리나라 불교사상 위대한 학승(學僧) 중의 한 분입니다.
- 스님은 625때 불타버린 “봉선사”를 중건(重建)하는 한편,
대웅전 현판을 “큰법당”이라는 한글이름으로 바꿔 걸어 놓으시기도 했으며,
- 또 “봉선사” 인근에 “광동중학교(현 광동고등하교)”를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 봉선사(奉先寺)
- 광릉수목원 바로 옆에 있는 이 사찰은 고려 초기 창건되었는데,
가까이에 있는 조선 제7대 세조(世祖)와 정희왕후(貞熹王后)의 능인 광릉(光陵)의
원찰(願刹)이 되면서 더욱 중창(重創)되어, 한때 교종(敎宗)의 수사찰(首寺刹)이기도
했는데, 지금은 여름에 연꽃으로 유명합니다.
* 원찰(願刹)
- 창건주(創建主)가 자신의 소원을 빌거나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빌기 위하여
특별히 건립하는 절로서, 그 절 안에 진영(眞影)을 모신 건물을 중심으로 할 때에는
원당(願堂)이라고도 합니다.
- 원찰은 새로 짓기도 하지만, 기존의 사찰을 중건(重建)하여 정하기도 하는데,
신라시대부터 시작하여 고려를 거쳐 조선시대까지 있었습니다.
- 유명한 원찰로는 신라시대 문무왕을 위한 “감은사(感恩寺)”, 경덕왕의 “불국사(佛國寺)”,
민애왕의 “동화사(桐華寺)” 등등이 있고, 조선시대에는 위의 “봉선사(奉先寺)”와
세종임금의 능인 영릉(英陵)의 “신륵사(神勒寺)”, 성종의 능인 선릉(宣陵)과 중종의 능인
정릉(靖陵)의 두 능을 합쳐서 부르는 “선정릉”의 원찰인 “봉은사(奉恩寺)”,
정조의 능인 건릉(健陵)과 사도세자(思悼世子 = 장조-莊祖)의 능인 융릉(隆陵)의
두 능을 합쳐 부르는 “융건릉”의 원찰인 “용주사(龍珠寺)” 등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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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수”는 당시 “운허스님”이 세운 “광동중학교”에서 영어교사로 일하기도
했는데, 이 때 지은 그 학교의 “교가(校歌)”가 지금까지도 이어오고 있습니다.
- 이 당시에 쓴 글들에는 유명한 “꿈”, “도산 안창호”와
수필집 “돌베개” 등등이 있습니다.
- “봉선사” 입구와 “사릉리” 은거처에는 “이광수”의 기념비가 있습니다.
- 그런데 그가 말년에 이곳에 와서 어렵게 살줄을, 그리고 다음에 이야기하려는
<사릉(思陵)>의 슬픔을 이전에 이미 어떻게 알았는지
<단종애사(端宗哀史)>라는 제목으로 1928년 11월 30일부터 1929년 12월 1일
까지 총 217회에 걸쳐 “동아일보”에 연재하였는데, <단종-수양대군-사육신-
-한명회> 등으로 이어지는 내용이 당시의 암울한 사회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하는데, 이는 또한 우리나라 최초의
장편역사소설 이었으며 이후 역사소설이 유행하였습니다.
* < 수필집 “돌베개” 서문 중에서 >
- 그 당시의 생활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농사짓고 사릉에 와 사니
벗 하나와 소 하나러라.
창을 열어 산을 바라보고
귀 기울여 시내를 듣더라
동네 나서 붓돌을 치다가
석양에 막걸리를 마시니라
종달새 새벽안개에 울고
해오라기 비에 젖어 졸더라
오이랑 따 먹고
냉수랑 마시고
잠시 돌베개를 베고
창밑에서 낮잠을 자니라
* “붓돌을 치다”
- 위에서 나온 “붓돌”은 원래 “봇돌”이 표준어인데, “아궁이 양쪽에 세우는 돌”
또는 “너와집의 지붕 위를 덮은 널빤지를 눌러 놓는 돌” 또는
“기둥을 받치고 있는 받침돌”이라는 뜻인데, 아마도 춘원이 동네에 집을 새로 짓거나
또는 집을 고치는 일을 도와주었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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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남양주시 농업기술센터
* 저는 지방을 여행하거나 또는 어느 지역을 지나갈 때,
가까운 곳에 해당지역의 <농업기술센터>가 있으면 찾아보곤 합니다.
- 서울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모든 지방자치단체는
산하기관으로 <농업기술센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 서울시의 <농업기술센터>는 서초구의 “헌인릉” 가까이에 있습니다.
- 이는 예전의 <농촌지도소>가 개편된 것으로 크게는 농촌지도사업, 교육훈련,
농업특화사업 등을 관장하는데, 그 이외에도 각 지자체별로 해당 지역의 특성에
맞게 운영되고 있어서 대부분 품종개량이나 특화작물 육종을 위한 자체 시험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 제가 저희 동네의 <남양주시 농업기술센터>를 자주 찾는 이유는,
넓은 정원에 항상 예쁜 꽃을 가꾸어 놓고 또 채소 등 재배작물이 자라는 모습도
볼 수 있는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있어서입니다.
- 여유가 있을 때 들르면 한 시간 정도는 편안하게 보낼 수 있습니다.
* 우리나라의 모든 <농업기술센터>가 볼거리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고,
별 볼일 없는 곳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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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농업과 곤충(昆蟲)산업 >
- 경기도 농업기술원은 2012년 “곤충산업육성 5개년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2016년까지 곤충산업 육성에 들어갔다고 발표했습니다.
- 곤충은 전 세계적으로 100만종 이상이 기록된 동물계 최대의 종(種)으로,
우리나라에는 2010년 기준으로 1만 4천여 종이 등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 곤충산업이란 크게 “농작물의 해충(害蟲) 방제용(防除用) 천적(天敵) 곤충”,
“꽃가루를 옮기는 화분(花粉) 매개(媒介) 곤충”, “식용(食用) 및 약용(藥用) 곤충”,
“환경정화 곤충” 그리고 “학습, 애완용 및 행사용 곤충“ 등으로 나뉩니다.
- 우리나라의 곤충시장 규모는 2010년 기준으로 연간 1,500억 원 수준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2015년 3,000억 원, 2020년에는 7,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우리나라의 사육(飼育) 곤충으로는 귀뚜라미, 꽃무지, 화분매개 꿀벌, 장수풍뎅이, 나비,
등에, 사슴벌레 순이라고 합니다.
- 우리나라의 곤충체험 학습장 및 생태공원은 전국적으로 84개가 있는데,
이 중 경기도에는 체험학습장 15개소, 생태공원 3개소가 있는데
이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 해외곤충산업을 보면, 현재 미국, 일본, 네덜란드, 캐나다를 중심으로 자원화 및 상품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이중 귀뚜라미의 먹이곤충 시장만 보더라도
1999년을 기준으로 미국과 일본에서 각각 1,500억 원과 157억 원에 달했으며,
- 특히 곤충산업 선진국인 일본의 경우,
사슴벌레 시장이 2,000~3,000억 옌(Yen)규모라고 하니 놀랍습니다.
- 유용 곤충 자원의 발굴, 멸종위기 곤충자원의 복원 등으로
환경도 개선하고 우리 농가의 소득도 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요즘 환경오염문제, 비싸고 부족한 사료문제, 전염병문제
등등으로 말썽 많은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대신에 기르기 쉬운 “곤충”으로
단백질을 보충하면 어떨까하고 생각해봅니다.
- 그렇게 되면 수입소고기 파동도 일어나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상당부분을 자급자족할 터인데,,,
- 곤충이라고 모두 징그럽고 더럽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인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먹는
“번데기“, ”메뚜기“ 등을 보면서, 예전에 한창 ”송충이“를 잡던 시절에 ”송충이“가
사람 몸에 좋다는 연구결과만 있으면 금방 모두 없어질 터인데,,,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 “번데기”나 “메뚜기”나 “송충이”나 그게 그거지요...
- 이거 욕 많이 듣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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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1)편을 마치고 다음에는 제목으로 뽑은
<사릉(思陵)과 그 주변>에 대하여 올릴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은행와서 친구들 기다리면서 오늘에서 읽게 되었네요. MT 하면 대성리 민박집,경춘선,청량리, 코펠 바나, 꽁치 통조림과 카레, 설익은 밥과 뭔가 많이 부족한 매운탕,그리고 기타가 생각 납니다. 빛나는 젊은 시절의 추억 편린들이 크릭 한듯 파노라마로 재생되는군요. 언젠가 기차 안에서 만났던 촌 아줌마들이 나를 그렇게 빛이 난다고 부러워 하셨는데 제가 아니라 당신들의 지나간 청춘이겠지요.ㅎㅎ
주 사장님의 아름다운 추억을 일깨워 드린 것만으로도 이번 글을 올린 보람이 있습니다. 옛날에는 여러가지로 어려운 일들이 많았을 텐데도 거의 모든 일들이 아름답고 멋진 추억으로 남아서 그리워 함은 인간에게 주어진 큰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어릴 적 일들 뿐만이 아니라 나이가 한참 되어서도 친구들과 시골 논두렁에서 붕어랑 미꾸라지들을 잡아서 매운탕 해 먹으며 하늘과 바람과 풀과 나무들과 어울리던 적이 바로 얼마 전인데도 그 중에 어떤 사람은 멀리 가버리고....
단종까지는 생각을 했는데 단종의 정비 능이 사릉이군요. 한나라의 국모였다 폐위되어 쓸쓸히 돌아가셨을 왕후 송씨를 생각하니 가엽다는 생각이.. 사극으로도 훌륭한 비극적 스토리인데 언젠가는 훌륭한 공연물로 단종과 송씨 왕후가 화려히 조명되는 날도 오시겠죠. 참 어제 분당에서 헤메며 길을 찾다 길안에 표지판에 붓돌이라는 지명이 있더라고요. 붓돌 같이 생긴 지형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 궁금해지더군요. 이래서 알아야 힘인 모양입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학장님.
사릉과 정순왕후 송씨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올리는 "사릉과 석화촌 (2)"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왜 그런지는 몰라도 저는 조선의 그 많은 왕비들 중에서 송씨 부인(무속에서 모시는 신의 한 분)이 가장 관심이 갑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명성황후 보다도 이상하게도 더욱 그렇습니다. 요즘 방송이나 신문이나 책을 보다가 가끔 우리말 중에 잘 모르는 단어가 나오곤 하는데, 당황스럽고 민망스럽고 그렇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말 중에도 자주 쓰는 말만 많이 쓰이고, 아름다운 뜻과 발음의 단어는 쓰이지 않는 것이 많다는 것에 놀랍니다. 더구나 요즘 젊은이들이 우리말을 너무 이상하게 만들어 놓아서 안타깝습니다.
송충이 튀김 이야기가 나오니 10년 전 귀주성 출장이 생각 나는군요. 저녁 식사에 매미 애벌레(굼벵이) 튀김이 나왔는데 바싹 튀긴 것이 아니라 살짝 물기가 가신 정도로 튀긴 것이었습니다. 이게 무어냐고 물으니 통역이 누에라고 해서 마지못해 하나를 깨물다 물이 찍 나오는 바람에 얼른 입을 가리고 휴지에 뱉었는데 그것도 모르고 다른 일행이 그냥 따라 인상을 쓰면서 먹더라고요. 나중에 그 통역이 잘못 되었다고 매미 굼벵이라고 귀띰해 주었는데 차마 제대로 이야기 못해 주곘더라고요(蠶과 蟬의 중국 발음이 유사해서 생긴 해프닝이 아니었나 생각 됩니다. 아마 중국이라면 송충이 튀김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잘 읽었어요, 감사감사.
요즘 오지탐험 등의 프로가 꽤 여럿 있는데, 그 중에서 아마존이나 동남아 밀림지대 등에 가면 꼭 닥치는 것이 벌레 먹기더군요. 중국이야 못 먹는 것이 없을 정도이니까.... 말씀을 듣고 중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잠(蠶 = can), 선(蟬 = chan)으로 우리 발음으로는 같다고 보아도 되겠습니다. 참으로 당황하셨겠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굼벵이가 건강용 특히 어떤 병에 효과가 크다고 하여 기르는 농장도 있어서 말려서 가루로 만들어 판매하는데 꽤나 인기가 있어서 돈벌이가 제법 된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실 동물이나 식물이나 무생물이나 세상의 모든 것들이 약의 원료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