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는 날이다. 준비를 하면서 이 책을 3회에 나눠 읽을지, 4회차로 나눌 것인지 고민했다. 챕터별로 회차가 똑 떨어지면 제일 좋겠지만, 이 책의 경우 그렇게는 나누기 힘들 것 같아서 일단 진행을 해 보기로 했다.
8시 50분 아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2주 전에 우리가 선택했던 책들을 기억하는지 물었다. 아주 정확하게 3권의 책과 제목을 기억하는 아이들이 참 기특하다. 1위로 뽑힌 《최악의 최애》를 들고 덧씌워진 표지가 예쁘긴 하지만 불편하니 벗기고 읽겠다고 했다. 겉표지 그림은 이미 익숙하니, 속표지와 담임 교사의 책상을 보여주는 삽화까지 천천히 보여주고 목차를 읽었다.
‘이른 봄’ 부분은 천천히 읽으면서 내가 읽는 속도와 아이들의 집중이 어떤지 가늠해 보았고, ‘무지와 미지’를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했다. “나 너 좋아해.”라는 첫 문장부터 아이들 반응이 폭발적이다. 계속 미지와 무지의 키에 대한 이야기가 반복되자 아이들은 대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궁금해했다. 미지가 170cm가 넘을지 짐작해 보는 친구도 있고 그보다 훨씬 클 것 같다는 친구도 있었다. 참고로 삽화에는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지 보여주었다. 귀를 열고 함께 듣고 계시던 담임 선생님도 중요한 장면마다 호응해 주셨고, 아이들도 적극적으로 반응하며 들었다. 미지의 성격이 T인 것 같다고 말하는 친구도 있었고, 무지의 태도에 공감을 하기도 답답해 하기도 했다. ‘무지와 미지’ 편이 끝나고 뒤에 어떻게 관계가 이어질지에 대한 이야기도 서로 의견이 달랐다.
‘눈인사를 건넬 시간’을 읽기 시작했다. 앞쪽에 인물들의 이름이 여러 명 언급되자 조금 헷갈리는 친구들이 있는 것 같아서, 잠시 읽기를 멈추었다. 이 챕터의 주인공은 수민이와 민덕형이고 주변 친구들 이름은 뭔지 잠깐 같이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고 나서 계속 읽었다. 민덕형의 일방적인 고백이 이어지자, 한 여자 친구는 “이건 폭력인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수민이가 옆집 할머니 집에서 마음을 열어놓는 부분까지 읽었는데 마치는 종이 울렸다.
오늘은 여기까지 읽기로 하고 오늘 동화를 귀로 듣는 게 어땠는지,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 물었다. 아이들은 읽는 속도도 좋았고, 목소리도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고 적당했다고 말해 주었다. 착한 4반 친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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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이들의 호응이 좋아서 다행이에요^^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