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서 30년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했던 프레드 스미스(70)는 자기가 노후에 집도 없이 생활하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In the three decades he worked as a software engineer in Silicon Valley, Fred Smith never imagined he would spend his golden years homeless.
하지만 그는 3년 전 더이상 아파트에 살 형편이 되지 않아 낡은 위니바고 캠핑카로 거처를 옮겼다. 샤워는 오랫동안 회원이었던 헬스클럽에서 양해를 구한 뒤 해결하고, 끼니는 맥도날드에서 달걀이나 생선살 패티 같은 싼 메뉴로 때운다.
최근 IT 호황과 함께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의 주택 가격이 치솟으면서 스미스처럼 살 집이 없는 사람은 수천명에 달한다.
2013년 미국 전체 홈리스(노숙자) 인구는 감소한 반면 산호세/산타클라라 카운티 지역 홈리스 인구는 증가했다. 약 7,600명 정도로 추산돼 주요 대도시권 가운데 5위다. 이 지역 홈리스의 46%는 거리에서 사는 게 처음인 ‘초보 홈리스’이며 48%는 이전에 집을 임대했거나 소유한 적이 있는 사람들이다.
실리콘밸리 소득과 임대료, 주택 가격은 동시에 급증했다. 시장조사기관 리얼팩츠에 따르면 테슬라와 HP, 스탠포드대가 있는 팔로알토의 경우 지난 5년 사이 평균 임대료는 2,881달러로 34% 올랐다. 전국 평균치의2½배도 넘는 수치다. 미국 센서스국에 의하면 실리콘밸리 가구평균소득은 전국 평균보다 75%나 높은 9만 달러이며 계속 오르는 추세다.
수개월 전부터 스미스는 팔로알토의 한 조용한 공원 근처에 자리한 현 거처를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지난해 통과된 조례 하에서는 스미스처럼 차 안에서 사는 이들에게 최대 벌금 1,000달러 혹은 6개월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걸 잃을 수도 있다. 이렇게 살아보기 전까진 이렇게 산다는 게 어떤 건지 모른다.”
시정부는 일단 해당 조례의 집행을 연기한 상태이며, 제9순회항소법원은 LA에서 이와 유사한 법령에 대한 이의제기를 심리하고 있다. 판결은 향후 수개월 내에 나올 것으로 보이며 산호세와 산타클라라 등 근처 도시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차에서 사는 이들을 단속하기 위한 법을 제정한 미국 도시는 최소 70개다.
관리들은 이런 법이 차에서 사는 홈리스들이 만드는 문제를 방지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으며, 불만이 접수됐을 때만 집행된다고 설명한다.
팔로알토에서는 차량 거주 홈리스들이 화장실을 사용하는 커뮤니티센터 근처 주민들에게서 수십건의 불만이 접수됐다.
클라우디아 키스 시정부 대변인은 “주민들은 상식선에서 행동하고 싶어하지만 자녀들이 커뮤니티센터에 가는 걸 불안해한다”고 말했다.
팔로알토의 홈리스 쉼터는 15개, 홈리스 수는 150명이다. 홈리스를 지원하는 비영리센터에서 추천을 받아 입소할 수 있다. 시정부는 홈리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5만 달러를 제공하겠다고 공약했다.
키스 대변인은 “팔로알토가 부유한 도시인건 사실이지만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도 많다. 우리는 홈리스를 도울 방법을 고심 중이다”고 말했다.
전미도시연맹(NLC)의 제임스 브룩스는 현재 많은 도시들이 이 문제와 씨름하고 있으며 “홈리스들의 니즈와 지역 사회의 니즈 간에 균형을 맞추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홈리스 옹호자들은 시정부가 이들을 박해하기 보다 지원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국노숙자∙빈곤문제 법률센터의 마리아 포스카리니스 사무총장은 불황기에 ‘노숙’이 증가하면서 “이를 범죄화하는 법”도 강화됐다고 말했다. 공공장소에서의 캠핑을 금하는 법, 보도 위에 앉거나 눕는 것을 금하는 법 등이다.
산타클라라 카운티 노숙자문제 코디네이터인 로버트 돌시는 팔로알토의 차량 거주 금지법을 “지독하다”고 표현했다.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는 집이 부족한 상황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는 사람도 많다.” 공실률은 낮고 임대료는 오르는 판국이라 집주인들이 안정된 일자리가 없고 신용도가 낮은 사람이나 제한적인 정부 주택보조금을 받는 사람에게까지 집을 임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임시 거처도 찾기가 쉽지 않다. 미국 주택도시개발부의 2013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홈리스 가운데 쉼터에 입소한 비율은 26%로 주요 대도시권 가운데 끝에서 3번째로 낮다.
팔로알토 지역에 쉼터를 운영하는 비영리단체 인비전쉘터네트워크의 카라에 라이슬 대표는 스미스 같이 성공적인 IT 커리어 경력을 지닌 홈리스도 “적지만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홈리스는 “부유한 실리콘밸리가 감추고 있는 다른 면”이라는 것.
IT 기업가이자 스미스와는 람텍코프(Ramtek Corp)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인 에릭 브루어(49)는 “뛰어난 사람들이 절박한 상황에 놓이게 될 수도 있다”고 씁쓸해했다.
스미스는 1970년대 팔로알토에 왔다. 1984년 인도네시아 여성 알피와 결혼했고 아들도 이곳에서 키웠다. 승진을 거듭해 한때 연봉 15만 달러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2006년 그의 나이 62세 때에 당시 다니던 회사 S3그래픽스(S3 Graphics)에서 해고됐고 이듬해 55세였던 아내가 세상을 떠났다.
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서 얼마 안되는 저축도 금방 바닥났다. 월 1,700달러의 사회보장수표가 수입의 전부였던 그는 2010년 더이상 임대아파트 월세 2,150달러를 감당하지 못하게 됐고, 다른 아파트를 구하지 못하자 결국 캠핑카로 거처를 옮겼다.
저소득층에 대한 주택보조 프로그램도 신청해 봤지만 수년이 지난 지금도 대기명단에 머물러있다. 일리노이주에 사는 동생이 오라고 했지만 거절했다. 지금껏 살아온 팔로알토에서 선뜻 떠날 마음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메릴랜드주에 살고 있는 스미스의 양아들 켈리(34)는 부친이 홈리스가 된 것을 알게 됐을 때 놀라지 않았다고 한다.
“아버지는 돈을 관리할 줄 모르셨다.” 부자는 이따금 페이스북 메시지로 소식을 듣는 것 외에는 따로 연락하지 않는다.
켈리는 어머니가 사망한 후에도 왜 아버지가 그렇게 비싼 지역에서 살길 고집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양아버지가 “별난 사람”이라고 말했다.
스미스는 저축을 더 많이 해 놓았으면 좋았겠다 싶으면서도 자기가 돈 관리를 잘못했다고 생각지 않는다. 팔로알토에 머무는 건 죽은 아내에 대한 기억이 서린 곳이기 때문이다.
The elder Mr. Smith disagreed with his stepson on the issue of money-management although he said that wished that he had saved more. He said he stayed in Palo Alto in large part because of the memories of his late wife.
스미스처럼 은퇴자인 수잔과 제임스 러소 부부도 2012년 오르는 집세를 감당할 수 없어 월 800달러인 아파트에서 나와야 했다. 부부는 당분간이라 생각하고 포드 익스플로러 차 안에서 지냈다. 지난해 초 85세 남편을 떠나보낸 수잔(68)은 지금도 집을 구하고 있다.
“몇 개월만 이렇게 지내면 될 줄 알았다. 사람들은 자력으로 해내야 한다지만, 생활비가 말도 안되게 높은 팔로알토와 베이지역에선 그러기가 너무 어렵다.”
스미스는 차량 거주를 금한 조치에 대해 “잔인하다”고 말한다. 시정부가 다시 일어서려는 자기 같은 사람들을 위해 야간주차 허용구역을 정해줘야 한다고 덧붙인다.
현재 스미스는 스마트폰 앱 구축법 같은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애쓰는 한편 옛 직장 동료 브루어와 다시 연락이 된 것을 계기로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기대한다.
브루어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홈리스로 사는 이들도 많지만 프레드처럼 악재가 겹쳐서 그렇게 된 경우도 있다. 누구라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With a lot of the homeless people, there's some mental issues going on, and then there are people like Fred," said Mr. Brewer. "It's just a bad set of circumstances—anyone could be in his shoes.")
첫댓글 파로알토(Palo Alto)는 세계적인 스텐포드 대학이 있는 곳이지요. 버클리 일부 지성인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파로알토를 "돈 만 알고 정신적인 깊이가 얕다고 섀로 알토(Shallow Alto)라고 비하하지만 분명 지금 세계를 움직이는 곳입니다. 우리나라 정치인들도 국내에서 할 일이 없으면 스텐포드 대학교 후버 연구소에서 적지 않은 이들이 소일하지요. 이 곳에 대학로라 칭하는 University Avenue가 있는데 약 15전에 "보도에 눕는 것은 고사하고 앉는 것을 불법화 한다"라는 기사를 보고 잘 이해가 되지 않은 적이 있었지요. 미국은 법으로 "인종, 남녀, 나이, 종교"에 대한 차별은 금하고 있지마는 "빈부"의 차별은 크지고 있는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