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다석일지(2023년 1월 17일, 화요일, 맑음 / 24523일째)
자유 자치 평등을 꿈꾸는 자
독립운동가 박열(1902~1974)의 49주년을 맞이하여 문경에 있는 박열의사기념관에 다녀왔다.
박열은 일제강점기 시절의 아나키스트이자 독립운동가이시다. 항일운동단체인 비밀결사대 '불령사不逞社'를 조직하여 활동하였다. 일본 관동 지방의 대지진 때 일본인들이 한국인을 붙잡은 대로 잔인하게 학살하였다. 박열은 1923년 관동대지진의 배후자로 체포되어 일본천황을 암살하려했다는 대역죄를 뒤집어 쓴 채 22년간의 옥살이를 하였다. 박열은 1945년에 풀려났으나 한국전쟁 당시 납북되었다가 1974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열의 고향 경북 문경시 마성면 샘골길에 세워진 박열의사기념관 안에는 "박열이 보여준 민족정신과 애국정신을 널리 알리고 후손들이 그 정신을 이어갈 수 있도록 그의 삶과 사상 그리고 그의 아내 가미코 후미코를 기리고 있다.
기념관 좌측편에 잘 가꾸어진 묘소가 하나가 있다. 박열의 동지이자 아내인 가네코 후미코의 묘다. 한국전쟁 때 납북되어 북에서 사망한 박열의 유해가 돌아오기만 기다리며 후미코 혼자 남편의 고향을 지키고 있다.
1920년대에 많은 지식인들이 평등과 자주, 자치와 민주 정신을 확산시키고자 했던 아나키스트 운동을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를 통해 확인하게 된다.
어떠한 권위나 가부장적인 제도의 왕권을 거부했던 아나키스트는 자치 자립 자주 민주 연합을 꿈꾸던 평등평화주의자로 보인다. 너무 앞서 나간 운동이기에 대부분의 보통사람들은 그들을 이해하기가 어려웠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