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 2012년 3월25일
누구와 : kt산악회 회원
어디로 : 대둔산(878.9m)
어제는 때아닌 눈이 왔다. 토요일 충남 아산에 위치한 영인산을 등산하고 공세리 성당도 들려 올 계획이었지만 강화에 잠시 다녀오느라고 다음으로 미루고 오전 귀가길에 때아닌 대형 동양화 한 폭을 감상 할 수 있는 행운을 잡는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며 바라다 본 북한산자락이 그것이었다. 가끔은 양력보다 음력이 계절은 잘 맞는다고 생각이 든다. 3월 말인데도 아직 눈이 내리고 기온이 아침이면 영하 권을 유지한다는 것이…… 더군다나 올해는 윤달이 끼어 있어 아직도 겨울이다. 어쩌면 농사와 관련된 계절 감각은 달에 의한 계산이 해에 의한 계산보다 더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끔 하게 만든다. 옛 선인들의 능력…… 아니면 자연의 이치일지도…… 아침에 본 눈꽃을 보려고 배낭을 준비하는데 동창 모임에 참석했다 들어오며 와이프의 메세지다. 장바구니 들고 마중 나오라는…… 투덜거리며 버스정거장에 도착하여 두리번거리는데 또 다시 시장으로 오랜다. 며칠 뒤에 아들 생일날이라고 음식 장만해야 된다며 이것저것 잔득 사놓고 기다리고 있다. 곁들여 수고비라고 내가 좋아하는 처음처럼도 한 병 보인다.ㅋㅋ
노령산맥 줄기가 김제의 만경평야를 향하다 금산지역에서 독립된 산군을 이루며 절경을 이룬 곳이 대둔산이다. 호남의 금강산이라고 불리는 이 산은 신라의 원효대사는 “사흘을 둘러보고도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산”이라고 했으며 근세에 만해 한용운은 “대둔산의 태고사를 보지 않고는 천하의 승지를 말하지 말라”고 했다. 정상인 마천대(878.9m)를 비롯하여 사방으로 뻗은 여러 산줄기가 어우러져 칠성봉, 장군봉 등 멋진 암봉과 수목이 한데 어우러져 산세가 수려하다. 전라북도 지역은 1977년 3월 23일에 충청남도 지역은 1980년 5월 22일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등산로는 완주방향에는 배티재코스와 집단시설지구코스 그리고 안심사코스등 3개가 있으며 충청남도 방향에는 논산 쪽 수락계곡을 중심으로 한 코스와 금산 쪽 태고사코스를 중심으로 2개 코스로 나뉘어 져있으며 전라북도 지역의 등산로는 물이 없는 바위길이지만 충청도 지역은 골짜기에 수량이 풍부하다. 암봉들이 많다 보니 리지 꾼들도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한 산이며 이산의 명물인 금강구름다리와 정상에 우뚝 세워져 있는 개척 탑의 인기와 더불어 계곡마다 수량이 풍부하여 등산객뿐만 아니라 피서객도 많이 찾는 곳이다.
아침에 준비하냐고 부산하다 지난주에는 은근히 진달래 꽃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지만 날씨가 아직도 쌀쌀하여 아이젠과 스패츠를 배낭에 다시 넣고 마무리한 후 강변역에 나가니 매번 도착해 있는 버스색깔이 아니다. 알고 보니 퇴직하신 분이 운영하는 차량이란다. 건너편 구남초등학교 앞에 주차된 차량을 회원들이 착각할 수 있기에 예전 승차지점으로 이동하여 7시가 조금 넘어 출발이다. 중간에 2명을 더 태워 25명의 인원을 실은 버스는 막힘이 없는 고속도로를 질주하여 오창휴게소에 잠시 정차한다. 날씨는 쌀쌀하지만 하늘은 청명하여 구름과 하늘색이 확연히 표시가 난다. 달리는 차창 넘어 산봉우리들은 하얀 고깔모자를 쓴 모습으로 지나치며 9시43분 태고사 입구 주차장에 도착 한다. 대부분 완주방향에서 산행을 시작하므로 이곳 태고사 코스에는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정막감이 감돌며 하차하면서부터 불어대는 바람과 조우, 만반의 준비를 한 후 태고교를 건너 산행이 시작된다. 주차장 옆 이정표에는 태고사 2Km와 장군약수터1.8Km로 표기가 되어 있으며 후미를 인솔하여 임도따라 진행한다. 도로 주변으로 눈이 제법 쌓여 있는 모습에 걱정 어린 눈으로 위쪽을 바라보면서도 모두들 즐거운 산행을 한다. 길게 이어지는 보도블록으로 포장된 임도 따라 오름은 시작되며 갓길에 주차되어 있는 차량 옆으로 카메라 삼각대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보며 요즘 숲 해설가로 바쁘게 살아가시는 정종백 자문위원님이 관심을 가지신다. 눈 속에서 피어나는 새싹의 오묘함을 기록하기 위하여 무릎을 꿇고 접사 촬영하는 모습을 뒤로 10시05분 장군약수터와 태고사 갈림길에 도착 상의를 벗어 배낭에 넣고 쓰러져 있는 이정표에서 태고사 1.0Km라는 글귀를 읽고 출발이다. 우측 둔덕은 그래도 양지쪽이라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봄을 준비하는 모습에 제아무리 동장군이 무겁다 하더라도 계절 흐름에 자리를 내줘야 하는 자연의 윤회를 느끼면서 약수터에 도착, 한 바가지의 물로 시원하게 갈증을 해소하고 돌아서며 약수터 안내문을 보고 놀란다. 태고사 약수는 음용으로는 부적합하다는 성적표(작년 10월 기준)가 붙어 있지 않는가! 모르면 약이 되고 알면 병이 된다는 말이 떠오르며 해골 안에 있는 물을 마신 원효대사가 눈앞이 아른거린다.ㅋㅋㅋ 약수터 바로 앞에서 우측으로 태고사 가는 길이며 우리는 드디어 산으로 입장한다.
나무계단을 올라 계곡을 가로지르는 철 다리를 지나 이제부터 겨울산행이다. 먼발치에서 올라가는 와이프를 기다리게 한 후 아이젠을 착용시키고 나뭇가지에 피어 있는 눈꽃을 보며 계곡에서 흐르는 청량한 물소리를 벗삼으며 오름 짓은 이어지며 후미에서 동행하는 조화섭 회원이 연신 눌러대는 카메라 셧더 음의 경쾌한 소리도 또한 산행에 즐거움을 더한다. 나무 계단을 지나 우측으로 멋진 봉우리가 나타나며 앞에서 미영이와 영백이가 포즈를 취하고 본인은 눈 속으로 들어가 사진을 찍어주지만 언제 이 그림이 세상에 나올까 생각해본다. 아니다 이번에는 산행기록 게시한 후 사진을 정리하여 몇 장이라도 게시해야겠다 마음 먹는다. 10시46분 좌측으로 오대산과 장군약수터의 이정표가 세워져 있으며 잠시 휴식을 한다. 이정표에는 낙조대 0.5Km 표시와 기둥에 매직으로 금남이라는 글귀가 표시되어 있으며 이곳이 금남정맥 종주 길임을 확인해 준다. 선두를 맡은 만우는 어느덧 낙조대 갈림길에 도착했다며 무전연락이 오고 조금 후 중간을 맡은 현동이도 도착했다고 연락이 온다. 바위에 달려있는 고드름과 산죽 군락지를 지나며 더 많아진 눈으로 문미영 여성부장의 소개로 정회원에 가입한 박춘용회원이 아이젠을 착용하기에 잠시 휴식을 한 후 노루발자국(?)이 눈 위에 선명하게 나있는 곳을 지나며 생태계가 많이 복원된 우리강산을 느껴본다. 11시12분 철 계단을 올라서서 낙조대 사거리에 도착 쌩쌩 불어오는 바람과 조우하며 중간 도우미로 있던 현동이가 기다렸다 방향을 안내한 후 사라진다. 후미를 기다리며 우측에 위치한 낙조대에 올라갔다 올까 망설이다 포기하고 좌측으로 0.9Km 거리에 있는 마천대로 향한다. 우리가 진행하는 등산로는 북쪽방향이라 얼음투성이다. 우측으로 길게 이어지는 금남정맥의 마루금을 조망하며 바위에 달려있는 고드름의 아름다운 모습도 바라보며 진행하지만 맞은편에서 진행하다 멈추며 아이젠 착용하는 등산객들을 보니 앞에서 진행하는 와이프가 은근이 걱정이 된다. 다행이 마천대 600m 이정표를 지나며 현동이에게 후미를 부탁하고 잰 거름으로 내달리지만 앞에 도사리고 있는 빙판의 등산로가 길을 막고 있다. 바위에 철 난간이 있으며 마주 오는 산객들과 맞물려 정체가 심하여 산죽이 자라는 능선을 이용 진행하니 한결 빠르게 속도가 난다. 전방으로 정상에 세워져 있는 개척 탑이 보이며 11시34분 중간일행들과 조우한다. 걱정되어 많이 미끄러웠는데 괜찮느냐니까 승호가 많이 도와 줬단다. 그러면 그렇지 그 놈의 성격이 그냥 있을 턱이 없지.ㅋㅋㅋ 금강구름다리 방향에서 올라오는 등산객들과 함께 어우러져 북새통을 이루는 간이매점을 지나 정상 입구에 도착한다. 미끄러움이 극에 달하여 모두들 엉거주춤하면서도 정상에 가보겠다는 일념으로 모두들 개척 탑으로 진행 11시47분 드디어 개척 탑이 세워져 있는 정상에 도착 조망을 한다. 마천대 아래로 펼쳐진 3월의 마지막 일요일은 온통 눈으로 덮여있는 설산의 모습이며 임금바위와 입석대를 잇는 금강구름다리 부근의 암봉들도 한 폭의 동양화로 다가온다. 1972년4월에 세웠다는 개척 탑을 뒤로 정체가 심한 빙판의 등산로를 내려서서 수락주차장 3.35Km 이정표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정상에서 250m 진행하여 안심사 갈림길을 지나 하산길이 3.26Km와 3.0Km 두 방향으로 갈라진다. 우리는 망설임 없이 몇 메타라도 가까우며 구름다리가 있다는 곳으로 택하여 새로 생긴 계단을 내려서서 점심식사 자리를 물색한다. 산죽이 우거진 곳을 벗어나 12시10분 양지바른 바위 앞에 선두가 멈춰서며 회장님과 같이 내려간 선두의 행방을 찾으니 건너편 방향(3.26Km방향)에서 진행하는 모습이 발견되고 하는 수 없이 나머지 일행만으로 점심식사가 시작된다. 지난번 장비 점에서 준 삼지구엽초주가 영백이 배낭에서 나오며 그 귀하다는 술의 향과 맛을 음미하며 즐거운 식사가 끝나며 하늘에서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시산제 지내고 처음 산행에 내리는 눈은 서설이라고 생각하며 30여분의 식사시간을 뒤로 바위에 뿌리를 심고 살아가는 소나무의 멋진 자태를 바라보며 설치한 지 얼마 안되 보이는 계단을 3분 정도 하산 한다. 계단에서의 탁 트인 조망도 볼만하지만 역으로 이곳으로 오름짓을 했다면 땀깨나 흘리겠다 느끼면서 계단 꺾이는 부분에서 두 명의 등산객이 오르다 말고 휴식하는 모습에 이해가 간다.^^ 오후 1시 정각 안심사 방향 이정표가 나오며 금남정맥과도 헤어지고 돌계단을 지나 또 다시 깨끗하게 단장된 계단을 이용 군지구름다리(산행 후 논산군청에 문의)에 도착한다. 얼마 전에 건설한 다리인 듯 하다. 건너면서 오전에 들머리에서 오늘 산행은 금강구름다리 코스가 아니라니까 회원 한 분이 서운해 했던 기억이 나며 이것으로 만족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필자의 욕심 같으면 좀 더 높은 곳을 이용하여 세웠으면 금강구름다리와 견주어 불만도 하겠지만 비용이며 안전문제 등을 고려해서 건설했으리라 생각하며 다리 끝나는 부분 난간 파이프 용접부분이 벌어져 있기에 하산하여 관리소에 신고하기로 하고 후미에서 내려오는 회원들을 사진에 담아 보지만 똑딱이 카메라의 한계를 느끼며 300여 개로 이루어진 계단을 내려간다. 바위구간을 지나치며 낙석이 될 듯한 바위에 계단공사하며 안전하게 버팀 시설을 해 놓은 광경을 보면서 세심한 배려에 관련자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가까워지며 중간에서 갈라진(3.26Km) 등산로가 합수되며 수락폭포에 도착 물가로 내려서서 후미를 기다리며 잠시 휴식을 한다. 하얀 포말을 만들며 떨어지는 물줄기가 올 여름 피서객들에게도 시원함을 느끼게 할 수 있기를 바라며 배낭을 메고 일어선다. 석천암 갈림길을 지나 선녀폭포 앞에 도착 우리부부는 계곡 쪽 좌측으로 이어지는 폭포를 구경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데크전망대로 진행하여 대둔산 승전탑 입구에 도착, 동족상잔의 가슴 아픈 기록을 읽어본다. 누가 전사하고 누가 섬멸되었는지는 관심 밖이고 다만 기록에 의한 4,788명이라는 같은 민족이 뼈아픈 역사 앞에서 사라졌다는 것이다.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분단된 조국이 어서 빨리 하나로 뭉쳐 앞으로는 이런 뼈아픈 역사를 만들지 않기를 바라며 가던 길을 재촉한다. 좌측에 화장실이 있지만 폐쇄된 듯 등산로 가장자리에 설치해 놓은 발 마사지 길을 한동안 진행, 반디불이 사육장을 지나 포장도로를 이용 오후 2시08분 주차장에 도착한다.
※후기
봄맞이 산행이 때 아닌 눈 산행으로 진행되었지만 모두 안전하게 하산하여 더덕막걸리로 뒤풀이를 끝내고 매표소에 관리인이 있어 구름다리 난간 파이프 용접부분이 벌어져 있다고 확인 바란다는 말을 전해주고 오후3시11분 상경을 한다. 광주에서 합세하여 산행에 참석해주신 분들에게 고맙다는 말 전하며 결혼식에 참석해야 하기에 산행 못 간다고 미안해 하던 선배님들 다음 산행에서 볼 수 있기를 바라며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산행하기 힘들다며 연락 오신 신석범 형님도 빠른 쾌유를 바랍니다. 다음달 산행에는 장영택(한신관광 소속) 사장님이 신고식(?)으로 막걸리를 준비한다고 한다. 그러니 안주는 산악회에서 준비해야 되지 않나 싶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