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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함수곤의 `한밤의 사진 편지` 원문보기 글쓴이: 함수곤
한밤의 사진편지 제1711호 (12/8/2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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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셨습니까?
요전에 지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파악 하시는데 조금 도움이 되실까 하는 어리석은 마음에서
싸이라는 가수의 '강님 스타일'이라는 노래와 춤을 여기에 소개해 드린바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편지를 보고 그 괴상한 노래와 춤을 본격적으로 탐구해본 회원님이 계셨습니다.
박동진, 방규명 회원님이십니다.
저에게 보내주신 편지를 받고 저는 놀랐고, 감동했습니다.
제가 요전에 그 편지를 보내길 잘 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박동진 회원님은 싸이를 매우 긍정적인 시선으로 떠뜻하게 보고 계신 점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왜그렇게 보고 있는 지를 세계적, 시대적 관점에서 매우 분석적으로 알기 쉽게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문학뿐만 아니라 음악, 예술적인 높은 안목을 가지시고 그 수준 높은 글 솜씨로 화려하게 그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박동진 회원님의 이 편지를 읽으면서 우리 한사모의 저력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훌륭한 박 회원님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이처럼 훌륭한 편지를 더이상 저의 받은 편지함에만 보관해 둘 수는 없었습니다.
필자의 양해 없이 전 회원님들께 전해도 저는 조금도 마음이 꺼림직하지 않습니다.
8월 26일(일) 주말걷기 날 아침 일찍 이 편지를 받고 유쾌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이 편지를 회원님들께 전해드립니다.
박동진 회원님의 탁월한 실력과 정성에 감사드립니다. 염치없지만 가끔 이런 편지를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회원님들도 제 편자보다 아런 편지를 자주 받는 편이 더 행복하실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함수곤 드림
'싸이 오빤 딱 월드 스타일' 글, 편집 : 박동진, 방규명 (한사모 회원)
‘옵 옵 옵 옵. 오빤 강남스타일.‘
밤이면 몸 뜨거워지는 여자와 남자가 갈 때까지 가보자고 외치는. 요즘 젊은이들의 퇴폐적인 향락문화를 보는듯했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그냥 흘려버린 메일이었지요. 익살스러운 몸짓이 눈길을 끌었습니다만 선정적인 가사가 못마땅했으니까요. 80, 90년대였다면 아마 가차 없이 금지곡이 됐을 것입니다, 틀림없이.
그런데 얼마 뒤 대표님이 자세한 이야기와 함께 보내주신 메일을 읽고 예삿일이 아니란 생각이 들어 조심스럽게 다시 보고 들었습니다.
오빤 강남스타일이 24일 현재 조회수 5000만명을 기록했다더니 그 뒤를 이어 나온 2탄 ‘오빤 딱 내 스타일’은 3일 만에 조회수가 900만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입니다. http://cafe.daum.net/enka6300/D7cf/19618
그야말로 폭풍, 대형 토네이도가 세상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한국 가수의 노래가 미국의 모든 차트 1위에 올랐다는 사실에 공연히 어깨가 으쓱거리는 건 감상적인 애국심 탓일까요?
홍대 스타일, 대구 스타일, 오만 스타일도 패러디되고 있습니다. 송탄 미군부대의 외국인들이 춤추는 모습을 보면서 이 노래가 세상을 뒤흔드는 요인이 뭔지 알고 싶었습니다. 여러 나라의 젊은이들이 비디오를 보면서 깔깔 웃는 것을 보았습니다. 문제는 춤이었습니다. 뚱뚱하고 작달막한 동양인 가수가 요상스럽게 추는 춤 그리고 웁웁웁웁 하는 중독성 강한 추임새며 반복되는 단조로운 리듬이 세계인의 정서와 맞아떨어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 옛날 마카레나가 세상을 들썩인 적이 있었습니다. 1990년 중반이었지요 아마? 단조로운 리듬에 맞춰 규칙적인 손동작을 하며 마카레나~를 외치며 추는 춤. 그와 비슷한 현상이 아닐는지요? CNN 진행자 올리버 툴은 싸이의 뮤직비디오를 소개하면서 ‘오빤 강남스타일’이 무슨 뜻인지는 몰라도 곡이 너무 신난다고 감탄했다는 기사는 이런 현상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겠습니다.
미국의 아침 방송 아이 오프너 TV(EyeOpener TV)의 진행자는 싸이가 노래부르며 춤을 춘다고 소개하면서 갑자기 일어나 출연자와 함께 춤을 춰 시청자를 웃겼다는 동영상도 있었습니다.
서태지. 1990년대 그의 등장은 이 시대 가요계의 큰 획을 긋는 혁명이었습니다. 화려한 치장, 헐렁한 바지에 가방 메고 이상한 모자 옆으로 돌려쓴 채 노래와 춤으로 젊은이들의 영혼은 훔친 3명의 젊은 가수. 그때도 방송가는 물론, 사람들이 경악했었지요.
랩이며 춤, 헤비메달은 서양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라 여기고 있던 차에 느닷없이 우리 것으로 대입시켜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냈으니 그야 말로 한국 가요의 혁신이었지요. 혁명이라고 할 만큼. 앞으로 강남스타일 아류가 봇물을 이룰지도 모르겠습니다. 싸이. 이제는 싸이입니다. 눈 크게 뜨고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어쩌면 우습게 여기고 유치하다고 비아냥거리던 노래가 세상을 열광시키고 있는 것처럼 한국 가요의 새장을 여는 신호탄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싸이. 군대 문제로 한동안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특이한 캐릭터입니다. 노래 발표할 때마다 특별함 때문에 주목을 받곤 했지만 지금처럼 핵폭탄 같은 큰 사고를 치리라고 믿은 사람은 없었을 것입니다. 외국에서 공연 한 번 하지 않은 무명가수였으니까요.
‘준비된 사람에겐 기회가 온다’는 말을 새삼 곱씹어 봅니다. 물론 결과론이기는 합니다만.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꼭 봐야 할 강남스타일 패러디 영상 5개’를 소개했다는 재미있는 소식도 있더군요. 전문가들의 견해는 사뭇 다르겠습니다만 오빤 강남스타일이 몰고 온 이 세계적 열풍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점차 사그라드는 한류를 이어가는 든든한 고리가 되고 한국 가요계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굳건한 발판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나라 가수의 노래가 세상을 뒤흔들고 있다는 건 무척 신나는 일이지요. 모쪼록 제2, 제3의 싸이가 나와 융성해지는 국운에 힘찬 기를 더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용광로 같은 더위를 견디면서 기다리던 계절은 어김없이 다가오기 마련, 여름의 끝자락 8월이 서서히 저물고 있습니다.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한사모 박동진 방규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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