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염화 현상
오스트레일리아 토양의 척박함과 염화 현상이
초기의 오스트레일리아 농부들과 오늘날의 대다수 외국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데 반해
오스트레일리아의 물 부족 현상은 널리 알려져 있어서
대부분의 외국인이 오스트레일리아의 환경과 관련하여 가장 먼저 사막을 떠올릴 정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오스트레일리아 국토의 대부분이 강우량이 적거나
관개시설을 갖추지 않고는 농업 활동이 불가능한 사막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오스트레일리아네는 경작지로 적합한 땅이 많지 않다.
경작 가능한 땅의 경우, 대개 내륙보다 해안 지역에 강우량이 더 많기 때문에
해안에서 내륙으로 들어가면서 풍경이 달라진다.
해안가에는 농작물과 소떼의 절반가량이 보이고(강유량이 더 적은 곳에서 양보다 소를 키워야 경제적이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식물의 재배가 불가능한 사막이 나온다.
오스트레일리아에는 비가 적게 내리는 것도 문제이지만, 비 오는 날을 예측하기가 힘들다는 것도 문제이다.
세계의 다른 농업 지역의 경우에는 매년 언제쯤 비가 내릴지를 예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사는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만 해도
겨울에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고 여름에는 거의 비가 오지 않는다.
외국의 여러 농업 지역에서도 매년 비가 오는 시기를 예측할 수 있고
가뭄이 드는 일이 별로 없어서 농부들은 일정한 수확량을 기대하며 씨를 뿌린다.
그러나 오스트에일리아의 경우 엘니뇨-남방 진동(El Nino-Sothern Oscilation)이
강우량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년 강우량을 예측하기 힘들고,
10년 단위의 강우량을 예측하기는 더욱 힘들다.
최초의 유럽인 정착민들은 오스트레일리아의 기후가 엘니뇨- 남방 진동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햇고,
기후학자들조차 최근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최초의 유럽인 정착민들은 불행히도 몇 년 동안 계속해서 비가 내릴 때 오스트레일리아에 도착한 까닭에
오스트레일리아의 기후에 대해 그릇된 판단을 하게 되었다.
그들은 앞으로도 같은 날씨가 계속되리라는 전제하에 농사을 짓고 양떼를 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실제로 오스트레일이아의 농경지 대부분은 연중 내내 비가 오는 것이 아니라 1년 중 얼마 동안만 비가 내린다.
작물을 재배하기에 적당한 정도의 비가 오는 날이 연중 절만도 안 되는 지역도 많고,
어떤 농경지의 경우 10년에 2년 꼴로 비가 내린다.
따라서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농사를 짓는 데에는 비용이 많이 드는 데 비해 소득은 별로 없다.
농부가 밭을 갈고 시를 뿌려도 6개월 넘게 아무것도 수확하지 못한다.
또 한 가지 불행한 사실은 농부가 밭을 갈 때에 보면
지난 해의 추수가 끝난 밭에서 잡초 한 포기 없이 맨흙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농부가 씨를 뿌린 작물이 자라지 않으면 밭에는 잡초조차 없이 토양이 그대로 노출되어 침식의 피해를 입게된다.
그리하여 오스트레일이아에서는 비가 오는 시기를 예측할 수 없는 까닭에
단기적으로는 작물 재배에 비용이 많이 들고 장기적으로는 토양 침식이 증가하게 되었다.
그러나 남서부의 밀농사 지역은 예외적으로 강유량의 예측이 가능하다.
적어도 최근까지는 매년 겨울에 비가 와서 일정한 수확량을 기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안정적인 여건에서 밀농사를 지은 덕에
최근 수십 년 동안 밀의 수출이 오스트레일리아의 주요 수출품인 양모와 육류의 수출을 앞질렀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남서부의 밀농사 지대는 토양의 비옥도가 떨어지고 염분이 높다.
그런데 전세계적인 기후 변화로 인해 그나마 강우량의 예측 가능성이라는 장점마저 사라져가고 있다.
1973년 이후로 이 밀농사 지대에는 겨울비가 급격히 줄어들고
추수한 뒤의 헐벗은 땅에 여름비가 자주 내려 심한 염화를 유발해왔다.
제1장에서 몬태나의 사례를 통해 언급했듯이
기후 변화로 인해 득을 보는 지역도 있고 손해를 보는 지역도 있는데,
오스트레일리아는 몬태나보다 더 큰 손해를 입을 것 같다. 526 - 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