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 지대에서 일반 평지(그래도 해발 2500미터는 된다. 서울이 100~200미터 정도)로 내려오니 밤에 두통도 없이 편하게 잠을 잘 수 있었다.
오늘은 중국 장무에서 국경을 넘어 네팔의 국경도시 코다리를 거쳐 수도 카트만두로 이동한다. 여덟시 삼십분 천천히 일어나 티벳에서 사온 신라면 사발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중국 국경사무소(China Custom)으로 향한다. 보통 비행기 탈때 출국 수속을 하고, 내릴때 입국 수속을 하는 하는데(우리나라는 당연하지~), 걸어서 출국 사무소로 거치는 거라 신기하고 흥미롭다.
- 장무시의 아침, 네팔로 넘어가는 차량들이 줄지어 서있다. -
- CHINA CUSTOM, 이웃나라 손님을 맞이하는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무표정한 공안들이 역시 중국이구나 라는 느낌을 들게 한다 -
- 네팔과 중국을 연결하는 우정교에서 사진 한장! 공식 국호가 KINGDOM OF NEPAL인데, 얼마전에 부패 국왕이 출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
딱딱한 표정의 중국 공안 및 공무원을 뒤로 하고, 네팔에 들어오니 군인이 관광객과 함께 사진을 찍는다. 우정교라 불리우는 중국과 네팔의 국경다리는 중국에서는 사진촬영 금지 이지만, 네팔은 그런거 없다, 자유롭게 카메라를 들이댈 수 있어 참 좋다.
국경 출입국 사무소의 아저씨는 체류기간을 4일로 쓴 나의 비자 발급 신청서를 보더니 비행기 타는 날(저녁 출발임에도 불구하고) 빼도 된다며 굳이 3일로 고치게 해서 3일 무료 비자 도장을 찍어준다. 덕분에 20달러가 넘는 비자 발급비용을 아낄 수 있다. 고마운 아저씨~)
네팔로 넘어오니 많은 것들이 다르다. 중국어 간판 일색에서 네팔 글자(인도어와 같은 듯)와 영어가 함께 쓰여진 가게들이 즐비하고,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과 영어로 대화가 가능하다.
내 비록 영어 실력이 많이 부족하지만, 이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다는게 참으로 신기하다.
국경에서 필요한 절차를 마무리하고 함께 이동한 동생들과 함께 카트만두로 가기위해 차를 수소문한다. 수십분동안의 실랑이 끝에 번지점프하는 시간에 기다리는 조건으로 중국돈 400위안으로 합의. 짐을 싣고 짚차에 오른다.
네팔 코다리에 그렇게 유명한 번지점프가 있는지 몰랐다. 산과 산을 잇는 다리 위에서 산 아래 계곡으로 떨어지는 높이가 자그만치 160미터 란다. 동생들이 번지 점프를 하는 동안 나는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으며 구경을 한다. 익스트림 스포츠는 나에게 그다지 흥미를 주지 못한다. 겁이 많아서 ^^)
-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다고 하던가? 저 다리 가운데서 아래 계곡으로.... 아찔! -
- 가서 뛰지는 못하지만, 나도 사진은 찍을 수 있다 이거야~ -
- 바로 사진찍는 이 장소에서 아래로 떨어지는거다. WOW -
- 이날 나의 임무는 함께 이동한 동생들의 번지점프 장면을 촬영하는 것! ^^ -
- 번지점프 관중석에서 네팔 아이와 셀카 찍기. 근데 표정이... -
번지 점프 후 카트만두에 도착하니 네팔 시간으로 저녁 다섯시. 사전에 예약해 두었던 네팔짱의 방이 비어있지 않아 사장님을 기다리며 주변을 한바퀴 돌아본다. 티벳의 라싸가 중국에 의해 잘 가꾸어진 계획도시 분위기라면 이곳은 오래된 건물들과 사람들이 북적이는 자연스러운 고도시의 모습이다. 티벳에서는 지나치다 보이는 많은 티벳 사람들이 나에게 손을 펴 보이지만, 이곳은 그런 사람이 거의 없다. 나라 잃은 설움이 그런 모습으로 보여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티벳의 현실에 다시한번 슬픔을 느낀다.
- 네팔 코다리(장무와의 국경도시)에서 수도 카트만두로 이동 중 -
- 오~ LG 휴대폰 간판이다. -
저녁 시간이 되어 다시 네팔짱으로 돌아와 숙소를 정한다. 사전에 예약한 경치가 좋다는 501호는 물론이고 싱글룸이 모두 꽉 차있어 할 수 없이 결국 침대 4개의 도미토리룸을 혼자 쓰는 조건으로 짐을 푼다. 방값은 하루에 80루피. 우리돈으로 천원이다.^^;
네팔내 한국 숙소중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네팔짱에 오니 한국 만화책, 소설책에 한글 인터넷, 게다가 맛있는 김치찌게, 돼지 갈비 등의 한국 음식까지. 열흘동안 사라졌던 입맛이 급격히 돌아온다.
숙소를 관리하는 네팔 현지인 매니저들도 약간이나마 한국말을 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별로 없다. 하지만 영어가 더 편하기 하다.
거의 열흘만에 흰 쌀밥에 돼지 갈비와 김치 등을 배불리 먹고, 저녁의 카트만두 거리를 만끽가호 돌아와 인터넷을 조금 하고, 로비에 꽂힌 책을 읽다가 잠자리에 든다. 지금 시간은 1시 15분. 티벳에서 네팔로 넘어오면서 시차 조절을 통해 2시간 15분을 벌었다. 티벳이었으면 새벽 3시 30분이었을 시각. ^^
- 거의 2주만에 맛보는 한국 음식~ 꿀맛x100 -
첫댓글 중국화 되어가는 티벳과...네팔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좀 그러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