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씨어터컴퍼니의 이강백 작, 정대경 작곡·연출의 뮤지컬 ＜결혼＞을 보고

[발전기입니다]

충무씨어터컴퍼니의 이강백 작, 정대경 작곡·연출의 뮤지컬 <결혼>을 보고

공연명 뮤지컬 결혼

공연단체 충무씨어터컴퍼니

작가 이강백

작곡·연출 정대경

공연기간 2013년4월26일~6월2일

공연장소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

관람일시 6월2일 15시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이강백 작, 정대경 작곡·연출의 뮤지컬 <결혼>을 관람했다.

무대는 한 저택의 거실이다. 샤갈의 그림이 걸려있고, 소파와 의자가 잘 배치되어 있다. 그림 상단에 다락문 같은 사각의 문을 만들어 인형을 등장시키는가 하면, 저택주가 얼굴을 내밀어 보이기도 하고, 저택주가 해설자 역할을 하며 객석으로 내려오는가 하면, 무대 왼쪽에 등장해 젊은 남녀의 행동을 지켜본다.

뮤지컬 <결혼>이 해피엔딩으로 끝 날 것이라는 예측을 하게 되는 것은, 바로 러시아 출신의 유태인 화가 샤갈(Marc Chagall, 1887~1985)의 <에펠탑 앞에 신랑과 신부>라는 그림의 모조품이 거실의 정면 벽에 걸려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초현실주의적인 화가들과는 달리 몽환적이고, 서정적이며, 이야기가 있는 샤갈의 작품의 바탕에는 그의 고향인 러시아의 비데프스크의 유대인마을에서 나고 자란 그의 어린 시절과 깊은 관련이 있다. 하지만 그가 세계적인 화가로 성장하는 데는 여성의 힘 때문이었다. 그는 어머니와 아내인 벨라 로젠필드(Bella Rosenfeld)의 보호와 배려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그리고 1944년 벨라가 세상을 떠나자 그는 거의 1년 동안 붓을 들지 못했다. 그가 다시 그림을 시작하게 되는 것은 그의 딸 이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벨라가 죽은 지 8년 후에 발렌티나 브로드스키(바바)와 재혼을 하게 된다.

뮤지컬 <결혼>의 내용은, 결혼 적령기에 있는 한 가난한 청년이, 중매로 어떤 여인과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그 여인과 만나는 시간동안만이라도, 여인의 환심을 사기 위해, 그럴듯한 저택을 빌려 자신의 소유인양 보이려고, 또 저택의 주인에게는 자신의 집의 관리인으로 행세해 주기를 청한다. 그러면서 옷가지에서부터 장신구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빌려서 치장을 하고, 여인을 기다린다. 찾아온 여인은 젊고 미모인데다가 청년의 마음에 꼭 들기에, 청년은 허세까지 부리며, 여인의 환심을 사려고 애를 쓴다. 여인 역시 훤칠한 미남인 이 청년에게 마음이 끌려, 귀한 집 여식인양 허세를 부리지만, 사실은 두 남녀가 똑같이 뚜렷하게 내세울 게 없는 처지다. 저택의 주인과 약속한 시간이 다 지나가게 되니, 저택주인은 관리인이 아닌 저택주로서의 위치로 되돌아가 청년의 옷가지와 장신구, 빌려 신은 신발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도루 빼앗아 가고, 여인이 청한 물 한 컵을 떠다주는 대신, 청년에게 물벼락을 씌우며 무언으로 청년의 거짓행동을 꾸짖는다. 관리인의 이상스러운 행동 하나하나를 접하고, 비로소 청년의 본색을 깨닫게 된 여인은 꿈과 환상에서 깨어나게 된다. 청년 역시 여인이 자신처럼 평범한 집안출신이라는 것을 깨닫고, 두 사람 다 실망하지만, 두 남녀가 운명처럼 상대에게 첫눈에 반한 것을 어찌하랴? 두 사람은 자신의 실체를 있는 그대로 하나하나 털어놓으며, 진실로 상대에게 마음이 살포시 다가가고 있음을 고백한다. 대단원에서 결국 젊은 남녀 두 사람은 상대와 결혼하기로 결심을 하고 깊게 포옹하는데서 뮤지컬 <결혼>은 끝이 난다.

최종원이 출중한 연기력뿐만 아니라, 탁월한 가창력으로 관객의 놀란 눈과 입을 한동안 다물지 못하도록 할 뿐 아니라, 관객과 끊임없이 대화를 펴고, 내용 속에 직접 관객을 참여시키며, 공연을 이끌어 간다.

박형준이 훤칠한 미남에 늠름한 체격, 그리고 완벽에 가까운 가창력과 연기력으로 여성관객의 열정어린 시선을 2시간 가까이 자신에게 집중시킨다.

문혜준이 아름답고 상큼 발랄한 모습과 “은하수 쟁반에 초저녁별을 굴리는 듯한,” 노래로 남성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하지원, 이신성, 최 리 가 더블 캐스트로 출연한다.

충무씨어터컴퍼니 단장·제작프로듀서 이광휘, 연기코치 박정미·배수백, 조연출 심유정, 연출부 김윤경·허동수·이청오, 무대감독 한동완, 무대미술 김인준, 무대제작 수 무대미술, 음악감독 김기형, 조명감독 정일만, 조명스태프 신 희·지경찬, 의상·분장 배윤정, 인형 마일로, 음악코치 조윤경·배향숙, 진행 심미경, 기획팀 이민정·임유경·주지선, 홍보총괄 최찬호, 광고마케팅 쇼닥터, 녹음 B&W프로젝트, 디자인 (주)풍경애드컴소풍, 사진 스튜디오175, 영상 가지가지픽쳐스 등 스텝 모두의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이강백 작, 정대경 작곡·연출의 뮤지컬 <결혼>을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인 공연으로 탄생시켰다.

6월2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