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국힘…
출구조사가 ‘전멸’로 나왔습니다. 부산도 반은 날아갈 기세고 그야말로 영남자민련, 아니 TK자민련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뒤집어지기를 진심으로 고대하며 적어도 출구조사만을 보며 한마디 남깁니다.
누가 이런 판을 만들었습니까? 누가 한동훈의 눈과 귀를 막아버렸습니까? 이런 결과를 소명으로 알고 집요하게 밀고 들어온 ‘넘어온 자들’의 윤·한 갈라치기와 용산 몰아세우기 등등에 취해버린 한동훈을 막지 못했습니다. 한동훈은 취했습니다.
이런 결과를 우려하면 죽이겠다며 달려들었습니다. 가는 곳곳 넘치는 인파에 취한 그 모습에 “그들은 모두 ‘이미 표심 정한 이들’일 뿐!”이라고 했더니 또 내부총질이라며 욕설을 했습니다. 정치가 그렇게나 쉽냐고 물으니 “한동훈이면 안되는 것도 되게 만들 것!”이라며 가히 사이비종교 수준이었습니다.
정치가 그렇게 쉬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까?
환호하며 인파가 몰리니 모두가 넘어온 것으로 생각했습니까?
너나없이 셀카 찍자고 다가서니 이미 ‘다 된 밥’이라고 생각했습니까?
그 아래에서 쇼질만 하던 자들은 이제 자기들의 성공적인 소임에 만족하고 떠나면 그만입니다.
책임을 따지자면 윤대통령이 작심하고 김기현을 당대표로 세울 때부터 잘못이었습니다. 나경원과 안철수를 인위적으로 끌어내릴 때부터 알아봤습니다.
김기현이 용산 하명으로 당을 끌고 가려고 하니 당이 순탄하겠습니까?
첫 인사를 박근혜 탄핵소추단 법률단장이었던 황정근을 윤리위원장으로 임명할 때부터 알아봤습니다. 쓴소리 집행부 비판은 즉각 당원권정지로 화답했습니다.
그나마 몇몇 남았던 당내 싸움꾼들이 모두가 입을 닫기 시작했습니다.
민주당은 온갖 잡설로 국민을 현혹시키는데도 그들을 보호해줬습니다.
국힘은 언론의 비판적 기사 하나로 과감히 내쳐버렸습니다. 이게 국힘의 실체입니다.
가장 국힘당 지지율이 반짝 했던 때가 작년 당대표 선출 때였습니다. 딱 그때뿐이었습니다. 그러고는 30%대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당이 이러니 대통령 지지율도 덩달아 바닥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김기현 당대표 체제로는 아무 것도 못한다!”
그의 개인적인 인간성과 역량과 별개로, 용산의 하명에 따라 움직이는 당대표로 낙인찍힌 상황에서 그의 사퇴가 시급하다고 목청을 높였었습니다.
그랬더니 심지어 고교 한 선배가 직접 내게 전화를 걸어와선 “김기현 대표 왜 자꾸 못내쳐서 그렇게 난리냐?”며 비난까지 받았습니다. 김대표가 제 고교 부산동고 2년 선배이기에 말씀드립니다.
동문이면 잘못된 길로 가는데 그냥 둬야 하냐고 반문했지만, 이미 여당의 당대표를 만들어낸 그들도 역시 약에 취해 거기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당대표 신속히 바꾸라고 했더니 혁신위를 띄웠고, 인요한으로 혁신 ‘쇼’를 했습니다.
내 손으로 총선 치르겠다며 그렇게나 버티다가 결국 12월 들어 밀려서 사퇴하고 말았습니다.
그러고는, 다 아는 애기입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등장했습니다.
이제는 한동훈에 취한 사람들로 넘쳐났습니다.
이순신의 마지막 12척이 언급됐고, 강감찬 장군이라며 추켜세웠습니다.
국민들은요?
한동훈에 열광하지 않았습니까?
원내에서도 원외에서도, 우파 국민들 속에서도, 이제 170석, 180석 따논 당상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게 취하지 말라고 그렇게나 또 지적했음에도, 이번에도 또 나만 욕을 엄청 얻어먹었습니다. 한동훈이 구세주가 아니라고 했더니 말입니다.
저는 한동훈의 ‘이른’ 등판에 반대했습니다. 아니, 부적절하다고 했습니다.
한동훈은 비대위원장이 아니라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선거에 임박하여 투입돼야 한다고 수십 차례를 떠들었습니다.
한동훈 신드롬이 깨어지기엔 4개월은 충분히 긴 시간이라고 했습니다.
신드롬은 최대 2개월이 시효라고도 했습니다.
그랬더니 댓글에서 우파 지지자들이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왜 초를 치냐는 것이지요.
초 치는 것이 아니라고 해도,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해도 그들은 듣지 않았습니다. 귀를 막아버렸습니다. 그들에겐 건전한 비판은 들리지도 않았고, 들을 준비도 돼있지 않은 집단이었습니다.
결국 한동훈 신드롬은 한동훈 식상함으로 바뀌지 않았습니까?
인정 못하시는 것이라면 아직도 그대는 약에 취해 있는 것입니다!
심지어 한동훈 역겨움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어떡하겠습니까? 그게 국힘당의 운명인 것을!
어떡하겠습니까? 그게 국힘당의 한계인 것을!
그래도 이겨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도 한동훈 비대위를 응원했습니다.
그러나 비대위에 영입하는 사람들을 보며 또 실망했습니다. 이제 이런 것은 언급할 필요도 없겠지요. 지금 와서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김경율이니 민경우니 하는 이들의 분탕질은 이준석을 뛰어넘었습니다. 역겨운 자들을 곁에 두고 뭘 하겠다는 것이었습니까?
공관위는 시스템 공천을 앞세우면서도 도태우 장예찬 등을 쳐냈습니다. 특히 도태우를 제껴버린 국힘 공관위에 어느 국민이 표를 던지겠습니까? 그러고도 집토끼는 안떠날 것이라고 확신했습니까?
이제 패전 장수는 과감히 떠나는 것이 맞습니다.
한동훈도 김경율도 민경우도 함운경도 모두 당을 떠나는 것이 맞습니다.
무슨 짓을 해도 120석 넘기기 힘들다고 했더니 나를 죽이겠다고 달려들더군요. 제 유튜브 댓글에서 우파가 던지는 악플들 지우는 것이 틈만 나면 해야 하는 중요 일과가 됐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간절히 바랍니다.
“저건 출구조사일 뿐이다!
사전투표가 잘못 조사됐고 잘못 반영됐을 뿐이다!
68% 투표율에 사전투표 31.3%의 표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본투표일의 37%로 드러난 출구조사는 신뢰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그러니,
실제 개표한 유권자의 표심은 출구조사와 달리 드러나기를!!!”
"진심으로 출구조사와 다른 결과가 나와서 가슴이라도 쓸어내릴 수 있기를!
나의 실망감이 안정감으로 바뀌어질 수 있게 되기를!"
지금 이 순간에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되돌아보니, 난 그래도 민심을, 정치판을 정상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난 그들에게 취하지 않았습니다.
내 목소리는 미시적인 것 빼고는 모두 정확했습니다.
그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 하나만은 분명합니다.
“일반 국민, 일반 유권자는 여전히 이것저것 따지며 투표하지 않는다!”
악에 받쳐 하고픈 애기가 너무나 많지만, 이 정도로 마무리하겠습니다.
4.10 총선 당일 저녁, 출구조사를 보고 느끼는 심정입니다. 지금은 4월 10일 저녁 8시 23분입니다.(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