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기본 문제 ❷
[01~02]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홍진(紅塵)*에 묻힌 분네 이내 생애(生涯) 어떠한고
옛사람 풍류(風流)에 미칠가 못 미칠가
천지간(天地間) 남자(男子) 몸이 나만 한 이 많건마는
산림(山林)에 묻혀 있어 지락(至樂)을 모르는가
수간모옥(數間茅屋)*을 벽계수(碧溪水)* 앞에 두고
송죽(松竹) 울울리(鬱鬱裏)*에 풍월주인(風月主人) 되었어라
엊그제 겨울 지나 새 봄이 돌아오니
도화 행화(桃花杏花)는 석양 속에 피어 있고
녹양방초(綠楊芳草)는 가랑비 속에 푸르도다
칼로 마름질했는가, 붓으로 그려 내었는가
조화신공(造化神功)이 물물(物物)마다 헌사롭다*
수풀에 우는 새는 춘기(春氣)를 못내 겨워
소리마다 교태(嬌態)로다
물아일체(物我一體)어니 흥(興)인들 다르겠는가
사립문에 걸어 보고 정자(亭子)에 앉아 보니
소요음영(逍遙吟詠)*하여, 산일(山日)이 적적(寂寂)한데
한중진미(閒中眞味)*를 알 이 없이 혼자로다
이봐 이웃들아, 산수(山水) 구경 가자꾸나
답청(踏靑)*은 오늘 하고 욕기(浴沂)*는 내일(來日) 하세
아침에 채산(採山)하고 저녁에 낚시하세
갓 괴어 익은 술을 갈건(葛巾)*으로 걸러 놓고
꽃나무 가지 꺾어 수놓고 먹으리라
화풍(和風)이 건듯 불어 녹수(綠水)를 건너오니
청향(淸香)은 잔에 지고, 낙홍(落紅)은 옷에 진다
술동이가 비었거든 나에게 아뢰어라
소동(小童)* 아이더러 주가(酒家)에 술을 물어
어른은 막대 짚고 아이는 술을 메고
미음완보(微吟緩步)*하여 시냇가에 혼자 앉아
명사(明沙)* 깨끗한 물에 잔 씻어 부어 들고
청류(淸流)를 굽어보니 떠오나니 도화(桃花)로다
무릉(武陵)이 가깝도다, 저 뫼이 그것인가
송간 세로(松間細路)*에 진달래를 붙들고
봉우리에 급히 올라 구름 속에 앉아 보니
천촌만락(千村萬落)이 곳곳이 벌여 있네
연하일휘(煙霞日輝)*는 비단을 펼쳐 놓은 듯
엊그제 검은 들이 봄빛도 유여(有餘)하구나
공명(功名)도 날 꺼리고 부귀(富貴)도 날 꺼리니
청풍명월(淸風明月) 외에 어떤 벗이 있겠는가
단표누항(簞瓢陋巷)*에 헛된 생각 아니 하네
아모타, 백년행락(百年行樂)이 이만 한들 어찌하리
- 정극인, ‘상춘곡(賞春曲)’
*홍진: 속된 세상.
*수간모옥: 몇 칸짜리 초가집.
*벽계수: 푸른 시냇물.
*울울리: 울창한 속.
*헌사롭다: 야단스럽다.
*소요음영: 자유롭게 이리저리 천천히 거닐며 시를 나직이 읊조림.
*한중진미: 한가로움 속에서 느끼는 참다운 멋.
*답청: 풀 밟기.
*욕기: 개울에서 멱 감기.
*갈건: 칡베로 만든 두건.
*소동: 남의 집에서 심부름을 하는 어린아이.
*미음완보: 작은 소리로 읊으며 천천히 거닒.
*명사: 밝게 비치는 모래.
*송간 세로: 소나무 사이로 난 좁은 길.
*연하일휘: 안개와 노을, 빛나는 햇살.
*단표누항: 누항에서 먹는 한 그릇의 밥과 한 바가지의 물이라는 뜻으로, 선비의 청빈한 생활을 이르는 말.
01 윗글을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화자는 ‘홍진’을 떠나 ‘산림’, ‘송죽’에서 봄의 흥취를 느끼고 있다.
② 화자는 ‘도화 행화’, ‘녹양방초’를 보며 봄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있다.
③ 화자는 봄의 정취를 한껏 느끼면서 ‘새’와 일체감을 느끼고 있다.
④ 화자는 ‘채산’과 ‘낚시’를 하자고 하며 산과 물 모두를 봄을 즐기는 공간으로 여기고 있다.
⑤ 화자는 ‘봉우리’에서 본 ‘천촌만락’이 ‘무릉’으로 여겨질 만큼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있다.
02 <보기>를 바탕으로 윗글을 이해한 후의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상춘곡’은 사대부 가사의 첫 작품이자 은일 가사(隱逸歌辭)의 시초로 알려져 있다. 조선 시대 관직에 있던 사대부들은 노년에 각기 자기 고향으로 돌아가 전원에 묻혀 사는 일[隱逸]을 삶의 흥취로 여겼다. 그리고 당쟁과 사화(士禍)로 인하여 풍파 많은 정계를 벗어나 강호(江湖)에 묻혀 음풍농월(吟風弄月)을 일삼고 자연에 침잠해 버리는 사대부들도 있었다. 이와 같이 강호 생활을 즐기며 유유자적(悠悠自適)하는 생활 속에서 자연을 노래하고 산수를 찬양하는 문인들이 늘어 갔다.
① 화자는 표면적으로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어.
② 화자처럼 사는 것은 휴식으로 볼 수도 있고 도피로 볼 수도 있겠어.
③ ‘공명’은 이미 누린 것일 수도 있고, 지금은 멀리해야 하는 것일 수도 있겠어.
④ ‘이웃’과 ‘소동’은 정계에서 화자와 갈등을 겪었던 사람들을 가리킨다고 봐야겠어.
⑤ 화자가 자연을 즐기는 모습이 유유자적하며 음풍농월하는 모습이라고 봐야겠어.
도움자료
[2014 EBS 수능특강 A]
기본 문제 ❷ 01 ⑤ 02 ④
정극인, ‘상춘곡’
해제 : 이 작품의 제목은 ‘봄의 경치를 즐기는 노래’라는 뜻이다. 작자는 자연에 묻혀 몇 칸 안 되는 초가를 푸른 시냇물 앞에 지어 두고, 송죽이 울창한 가운데 자연의 주인이 된 심정을 드러내 고 있다. 자연 속에 묻혀서 부귀공명이 다 부질없이 여겨진다고 하며 참다운 삶의 기쁨은 자연이 주는 것이라고 노래하고 있다. 대구법·의인법·설의법 등 다양한 수사법이 사용되었고, 고사의 인용이 적절하게 되어 있는 잘 정제된 정격 가사이다. 이 작품 은 송순의 ‘면앙정가’, 정철의 ‘성산별곡’등에 영향을 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제 : 아름다운 봄의 경치를 완상하며 안빈낙도의 삶을 즐김.
구성
•서사(1~6행): 산림에 묻혀 살아감.
•본사 1(7~17행): 봄 경치의 완상과 춘흥
•본사 2(18~36행): 봄의 경치를 즐김.
•결사(37~40행): 자연을 벗하며 사는 소박한 삶
01 감상의 적절성 평가 답 ⑤
이 문제는 시에 쓰인 시어를 중심으로 작품 감상을 적절하게 했는지를 묻고 있다.
[정답이 정답인 이유]
실마리[답지] ‘천촌만락’이 ‘무릉’
화자는 도화를 보고 ‘무릉’이 가깝다고 여기고 ‘저 뫼’가 ‘무릉’인 가 싶어서 봉우리에 올라가서 ‘천촌만락’을 보고 있다. 그 ‘천촌 만락’은 ‘연하일휘는 비단을 펼쳐 놓은 듯 / 엊그제 검은 들이 봄 빛도 유여’한 모습이다. 즉 그 봉우리에서 바라본 ‘천촌만락’은 아름다운 풍경을 지닌 곳이기는 하지만, 화자가 그곳을 ‘무릉’으로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니다. 화자가 ‘무릉’인가 싶어서 올라간 곳이 ‘봉우리’이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화자는 속세를 뜻하는 ‘홍진’에서 벗어나 ‘산림’과 ‘송죽’속 에서 봄의 흥취를 느끼고 있다.
② 새 봄이 돌아왔다고 말한 후 제시하는 것이 ‘도화 행화’와 ‘녹양 방초’이다.
③ 화자는 ‘수풀에 우는 새’가 봄의 기운을 견디지 못해 소리마다 교태롭다고 하면서 ‘물아일체’여서 흥이 같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자신이 봄의 기운에서 느끼는 흥이 새와 같다는 뜻이다.
④ ‘채산’하고 ‘낚시’하는 것은, 화자가 ‘산수 구경 가자꾸나’라고 권한 데에 연결되는 내용이다. 따라서 ‘채산’과 ‘낚시’또한 봄의 경치를 즐기며 춘흥을 드러내는 것 중의 하나로 제시되어 있다. ‘채산’이라는 단어와 ‘낚시’라는 단어를 통해 화자가 산과 물 모두를 봄을 즐기는 공간으로 여겼음을 알 수 있다.
교육과정연계
문학Ⅰ (1) 문학의 성격 (나) 문학의 역할
① 문학이 인간과 세계의 이해를 돕고,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하며, 정서적·미적으로 삶을 고양함을 이해한다.
문학Ⅰ (2) 문학 활동 (가) 문학의 수용
① 내용, 형식, 표현의 유기적인 연관을 고려하며 작품을 수용한다.
02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상 답 ④
이 문제는 문학사적인 맥락을 참고하여 작품을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있는지를 묻고 있다.
[정답이 정답인 이유]
실마리[지문] 이봐 이웃들아, 소동 아이
‘이웃’과 ‘소동’은 문맥상 화자와 갈등을 겪은 인물이 아니라, 화자가 봄을 함께 즐기자고 권하는 이웃과 화자의 흥취를 북돋아 줄 술을 지고 오는 소동 아이이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보기>에 의하면 화자는 정계에서 물러난 사람이다. 정계에서 물러났다는 것은 현실 정치에서 손을 뗐다는 것이다. 당장 현실 정치에서 손을 뗐지만 여전히 미련이 남아 있거나 복귀를 꿈꾸더라도,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거리를 두고 있다.
② 화자를 <보기>의 은퇴 후 노년에 고향에서 은일하는 사람들과 연결하면 휴식이 될 수 있고, 당쟁을 겪은 사람들과 연결하면 도피가 될 수도 있다.
③ 화자를 <보기>의 은퇴 후 노년에 고향에서 은일하는 사람으로 보면 ‘공명’은 이미 누린 것이고, 당쟁을 겪은 사람들과 연결하면 지금은 멀리해야 하는 것이 된다. ‘공명’을 당쟁의 원인 중의 하나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⑤ 화자가 봄을 즐기며 쓴 내용이 바로 유유자적하며 음풍농월하는 모습 그대로이다.
교육과정연계
문학Ⅰ (2) 문학 활동 (가) 문학의 수용
② 섬세한 읽기를 바탕으로 작품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하고 감상하며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