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사랑 10월의 이야기
(2024)
아주 크게 성공한 배우들 중에도
초창기 시절 섰던 연극무대를 서기를
좋아하는 이들이 제법 많다지요
무대에서 관객들과의 직접 만남도
만남이려니와 어쩌면
아주 힘겨웠던 시절 펄떡거렸던
자신의 심장의 박동의 느낌을
놓지 않고 싶어서 인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식지 않는 가슴을 생각하면서
문을 열어 보는 10월 입니다
10월에 나누고 싶은 이야기
‘밤 깊은 마포종점
갈 곳 없는 밤전차
비에 젖어 너도 섰고
갈 곳 없는 나도 섰다’
‘은방울 자매’의 옛날 트로트 가사다
여기서 마포종점은 버스정류장이
아니다. 서울 전차의 마포 차고지다
‘전차’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요즘은 전차를 야인시대나 밀정 같은
일제 강점기 영화나 드라마에서 만나
일제 강점기 것으로만 기억할지 모르려니와
사실은 아주 오래까지 있었다
전차는 1898년 처음 들어왔다.
(초창기의 전차 뒤에 보이는 기와집이
종로2가 보신각이다)
처음 노선은 서대문에서 종로 동대문을
거쳐 청량리까지의 8km 노선이었다
이후 차츰 전차 노선이 늘어나
왕십리 종점 영등포종점 원효로종점
청량리, 효자동, 돈암동, 마포 종점등이
있었다
시 한편을 소개하기로 한다
먼 왕십리
권달웅
1964년 초겨울 역마다 서는 완행열차는
경상 북도 봉화에서 청량리까지 아홉
시간이나 걸렸다. 어머니가 고추장항아리
쌀 한 말을 이고 내린 보퉁이에는 큰 장닭
한 마리가 대가리를 내밀고 있었다.
나는 어머니와 이십오 원 하는 전차를 탔다.
사람들은 맨드라미처럼 새빨간 닭 볏을 신기
한 듯 들여다보았다. 나는 닭대가리를 보퉁이
속으로 꾹꾹 눌러 넣었다. 아무리 꾹꾹 눌러
넣어도 힘 센 장닭은 계속 꾹꾹거리며 대가리
를 내밀었다.
빨리 전차에서 내리고 싶었다. 손바닥에서
진땀이 났다. 전차는 땡땡거리고 가도 가도
왕십리는 멀기만 했다.
그 시절 전차 속 풍경 이야기다
강북에 살던 나는 유행에 민감한
아버지 덕에 돈암동종점에서
(지금의 태극당빵집 부근) 2번인가 타봤다
거기서 타고 종로 지금의 종로타워 자리인
화신백화점과 신신백화점에서 내렸던
기억이 아련하다.
버스는 1930년 경 생겼다.
전쟁이 끝나고 경제가 복구되면서
버스가 늘어나고 대중교통에 전차가
방해가 되면서 지하철 건설을 계획한다.
한때 차량이 200대가량 되었던 전차는
70년 역사를 끝으로 1968년 11월 30일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덧붙임 1
매년 4월 10일은 ‘전기의 날’이다
이 효시가 된 것이 전차 때문이다
전차 정류장 매표소를 위해 서울에
처음 가로등을 설치한 날이 바로
4월 10일이다.
덧붙임 2
부산에도 전차가 있어 1915년부터
1968년까지 운행되었다
덧붙임 3
옛날 동대문 앞 고속터미널이 있던
자리가 바로 동대문 전차 차고 자리다.
(서울 역사 박물관 앞에 설치된 실제 서대문에서
운행하던 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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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월례회 및 탁사랑 이모 저모
월례회 참석하신 분들
박동희 황경하 이종각 김윤덕 김홍성
유영노 김정군 남병길 김진환
김경이 장명자 김정빈 윤경숙
두 조로 나누어 풀리그로 치러
탁구공과 양말을 모두 골고루
나누어 가졌습니다..
헌데 우리 체력을 조금 더 길러야겠다
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담번엔 더 많은 회원님들의 참석을
기다리면서..
탁사랑 이모 저모
이모
지난 9월 마지막 일요일 김진환 고문님의
따님의 결혼식이 미국에서 있었습니다
시카고댁이 되신 거지요?
젊은 부부의 행보에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축하와 기원을 드립니다.
저모
남병길 부회장님의 아드님의 결혼이
있습니다.
장소 : 신도림역 옆 현대백화점
다큐브시티 41층 파노라마 홀
시간 : 10월 5일 오후 5시
축하합니다
10월의 詩
전봇대
홍사성
은평구 불광동 산 번지 꼬불꼬불한 골목길 안쪽
오래된 단층집 담장 옆에 키만 껑충한 전봇대
하나 서 있습니다
온몸에 거미줄 같은 전깃줄 전홧줄 감고 덕지덕지
누더기 같은 옷입고 비 오나 바람 부나
그 자리에 서 있습니다
고맙다는 생각 한번 해본 적 없는 정전되면
그때서야 문득 쳐다봐지는 어느 골목에서나 흔한
그런 전봇대입니다
세상과 싸움에서 지고 술 취해 비틀거리면
아버지처럼 슬며시 등 내밀어 울게 해준 적도
여러 번인 전봇대입니다
※
이제 새로 만든 도시들에는
전선이 지하로 간다니 전신주도
서서히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갑니다.
옛날 겨울이면 잉잉 전선줄이 울던
소리가 기억납니다.
명절이 지난 후 여서일까요
오늘은 회보를 만들다 늘 남을 위해
배려하고 양보하던 전재옥 회원님이
불쑥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요즘 못보는 분들 얼굴도
덩달아 떠오르고 있었습니다
벌써 가을 타려나요..
이상 탁사랑 10월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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