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황유성의 <모란꽃 피는 뜰>
책을 받기 전에는 무슨 소설인가 했다. 받아보니 산문인가 했더니 여러 형태의 글이다. 저자는 전 동아 라디오 방송국 아나운서 출신이다. 언론 통폐합으로 방송국이 폐쇄, KBS로 옮겨갔다. 직장이 본의 아니게 바뀐다는 것은 고역이고 차별도 적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본인이 정하지 않은 전직은 시련이고 누구에게나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 않게 된 것은 본인의 의지가 강했기에 가능했다. 새로운 출발, 새 기회가 올 수 있게 만들었다. 인생 2막이 시작되었다.
책은 어린 시절 어머니 이야기부터 풀어나간다. 저자가 나보다 한 살 많으니 많은 이야기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그 시절을 내가 겪었으니 이야기가 쉽게 머릿속에서 펼쳐진다. 다만 저자는 시골 생활을 하였지만 나는 거의 도시 생활 만 한 것이 다를 뿐이다. 시골의 잔잔하고 소소한 이야기는 도시와 시골의 차이가 많지 않다. 첫 글에 한련과 접시꽃(어승화)이 나온다. 우리 집 마당에도 있었고 우리 어머니도 꽃을 좋아하셔 채송화 봉선화 등 여러 가지 꽃이 있었다.
저자의 집도 8남매, 우리 집도 8남매(낳기는 9남매, 형이 일찍 죽음)이었다. 그 집은 5남 3녀 중 아들 셋과 딸 하나가 일찍 죽어 2남 2녀가 되었으니 막내인 저자는 집에서 얼마나 귀하게 키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4장과 5장의 걷고 싶은 「힐링 로드」는 실제 찾아간다면 좋은 길잡이가 되겠다.
6장의 저자 쌍둥이 딸 이야기는 자랑할 만하고 일본인 친구 자마미 아사오와 부인 요코의 이야기도 읽을 만했다. 7장 고창에만 1,665기의 고인돌이 있다. 1995년에 가보고 나도 정말 놀랐다.
읽으면서 주의 깊게 살펴본 것은 새로운 단어이다.
순우리말 15쪽 웃기, 20 느즈러지다, 28 덩저리, 42 마뜩하다, 43 드티다, 72 무람없다,
79 허위단심 82 뜨막하다, 91, 본치, 145 하도롱, 305 귓결, 306 초다짐, 319 갈음
한자어 15 한련(旱蓮), 59 미상불(未嘗不), 83 대경실색(大驚失色), 144 반추(反芻) 성찰(省察),
147 절병통(節甁樋), 249 묵계월(默桂月), 252 헌근지성(獻芹之誠) 279 거자일소(去者日疎),
281 명예(名譽), 282 상흔(傷痕), 285 폄하(貶下), 291 소홀(疏忽) 소홀(疎忽), 295 혹독(酷毒),
310 창달(暢達), 313 궤멸(潰滅), 기린아(麒麟兒) 314 돈절(頓絶), 315, 저간(這間), 323 음우(陰佑), 324 가람(伽藍) ←승가람마(僧伽藍摩) 등등이다.
외래어 233
DILKUSHA 1923 p.s. ALM CXXVII1 |
p.s. ALM CXXVll1 = 추신 구약성경127편 1절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경성함이 허사'라는 뜻이다.
딜쿠샤는 1923년에 지은 건축물, 개인 집이다.
외국인 선교사가 일제하에서 한국인을 돕고 저항한 활동까지 알게 되었다. 죽어서까지 한국에 묻히기를 바랐다니 아주 거룩하게 느껴졌다.
외국인이 자국으로 돌아가 빈집이 되었던 것을 다시 정부에서 사들여 3.1운동 전시관으로 개관했다.
2021년 2월 26일 자 동아일보에 의하면 손녀 제니퍼 테일러가 다녀갔다.
1장 [버섯이야기]는 출생 가족 이야기
2장 [어미 소의 새끼 사랑]과
3장 [포레스트 검프]는 삶 이야기
4장 [숲길에 넘치는 피톤치드 향]과
5장 [가을은 익어가고]는 걷고 싶은 힐링 로드 이야기
6장 [로저 와그너 코랄의 프리마 돈나]는 위 사진 건물의 이야기와 딸 이야기 등등
7장 [고인돌과 마애불]은 힐링 로드 이야기와 성씨(姓氏) 조상 참례기 등 읽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