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벌레는 일명 집게벌레로 알려졌으며 검고 단단한 외피를 전신에 갑옷처럼 두른 모습을 하며 사슴의 뿔처럼 생긴 집게로 무장하고 있다. 본능적으로 천적이 나타나면 위협적으로 머리를 치켜들고 뿔을 세운다. 그리고 경쟁자인 수컷이 나타나면 긴 집게로 밀치거나 잡아서 낚아채 던지기도 한다.
필자는 어린 시절 동네 인근에 참나무 숲에서 나무 밑동이나 썩은 곳에서 특유의 향이 나는 수액(樹液)이 흘러나올 때 냄새를 맡고 찾아온 말벌과 개미, 점박이꽃무지, 각종 풍뎅이들을 봤다. 이 곳에서 사슴벌레를 종종 발견했는데 몇 년 전에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고군산 말도(末島)에서 발견한 기억이 있다.
우리나라에 14~16종의 사슴벌레가 있는데 일부 종은 그 개체수가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요즘 곤충농장에서 인공 번식하는 기술이 생기면서부터 암수 한 쌍이 약 4~5만원으로 인터넷에서 거래되고 있다. 사슴뿔 모양의 커다란 집게로 위압감을 주며 사납게 생긴 탓에 육식성 곤충으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사슴벌레는 생긴 것과 다르게 비교적 온순하고 야행성이며 행동이 굼뜨다.
사슴벌레는 어린이들이 좋아하고 어른 중에도 취미로 실내에서 키우는 동호인들도 많이 있다. 특별히 큰 것은 고가에 거래되는데 1999년 일본에서 8㎝ 길이의 사슴벌레가 우리나라 돈 약 1억원이 넘는 가격에 매매되기도 했다. 그 이후 국내에서도 애완용 곤충산업이 크게 성장했는데 사슴벌레를 인공사육하는 기술과 좋은 사료가 개발되면서 작은 공간에서 여러 마리를 쉽게 키울 수 있게 돼 애완용으로 인기 있는 곤충이 됐다.
사슴벌레를 집에서 키우기 위해서는 발효된 참나무 톱밥을 구매해서 보금자리를 만들어줘야 한다. 그러면 알에서 부화해서 애벌레로 성장한 후 성충이 되는 전체 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 먹다 남은 과일 젤리나 주스도 잘 먹는다.
특별히 사슴벌레의 수컷 머리에 집게인 사슴뿔 모양의 크기는 유전적이기 보다 후천적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환경이나 영양 상태에 따라서 크기가 달라진다. 사슴벌레의 특징은 암컷의 뿔이 작다는 것이다. 암컷은 수컷의 사슴뿔의 집게처럼 크지 않고 몸집이 작아서 같은 종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사진) 언뜻 보면 수컷이 어미 같고 암컷이 새끼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하나님의 창조세계의 생태계를 보면 하나님의 뜻대로 종류마다 암수의 크기가 다르고 모양이 다르다.(계 4:11) 이렇듯 하나님의 창조세계는 사람으로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렵고 창조 지혜를 사람이 다 알 수 없다.(시 1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