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수로에선 대낚시, 강에선 릴낚시 병행
글 : 원유주
장어낚시는 맛에서 뛰어날 뿐만 아니라 영양가 높은 고급어종이다. 또한 걸었을 때 생각보다 강렬한 손맛의 매력 때문에 빠져들어 매년 장어낚시를 즐기고 있다. 나는 거리가 먼 댐보다 집에서 가까운 수도권의 수로나 강을 찾고 있다. 장어는 바다와 연결된 수로나 강이라면 모두 서식하고 있고,서해안 곳곳에 포인트가 산재해 있기에 쉽게 하룻밤낚시를 즐기고 돌아 올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수도권 장어낚시 시즌은 5월 초부터 10월 중순까지로 그중에 한여름인 중복과 말복이 피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장마철에 큰 비가 내리면 마릿수도 가능하다. 가을에는 입질은 뜸한 편이지만 대체로 굵은 씨알을 낚을 수 있다. 필자는 강화도, 김포 쪽을 자주 찾고 있으며 장마 이후에는 한탄강이나 파주 공릉천도 많이 찾는다. 강화,
김포 쪽 수로들은 수시로 물을 빼기때문에(수심이 얕아져도 장어낚시는가능하지만) 출조 전 현지 낚시점에 문의한 뒤 출조하기 바란다. 장어는 수초나 바위, 큰 돌이 많은 곳을 좋아한다. 물살이 너무 센 곳보다는 유속이 느리거나 없는 곳, 진
흙 바닥에도 서식한다. 낮에는 은신처에 숨어 있다가 해 질 무렵부터 먹이활동을 시작한다. 단 비가 많이 와서 뻘물이 지거나 큰물이 뒤집히면 낮에도 종종 낚이는 경우가 있다. 장어 입질시간은 오후 6시부터 날이 밝을 무렵까지이나, 가장 좋은 시간대는 저녁 7시부터 11시 사이로 본다. 보통 초저녁에 잡히는 것들은 마릿수는 좋은 편이나 씨알이 대체로 작은 놈들이 낚이며 늦은 밤이나 동트기 직전(3~5시)에는 입질은 뜸하나 대물이 잡힐 확률이 높다.
달 밝은 보름 때보다는 흐린 날이 좋으며, 달이 떠있는 날 낚시를 해야 할 경우에는 빛이 적게 드는 어두운 곳을 찾아 앉는 게 좋다. 장어낚시를 하다보면 의외로 장어가 다니는 어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낚시를 다니면서 장어를 잡았던 곳은 잘 기억하였다가 다음에 다시 그 곳으로 낚시를 가게 되면 같은 곳에서 장어가 낚이는 확률이 대단히 높다.
장어 대낚시 - 수로 폭 좁거나 수초 우거진 곳에서 유리
필자가 장어 대낚시에 사용하는 낚싯대는 센스앤택사의 제네스파워(중저가), 수향경조대 그리고 향어크레인대이다. 초릿대의 허리힘이 강하고 대가 튼튼하다. 대낚시는 주로 수로 폭이 좁고 수초가 빽빽하여 릴낚싯대를 사용하지 못할 때 사용한다. 폭이 좁은 수로에서 대낚시를 하는 경우엔 물 속 경사가 끝나는 곳(본 바닥층과 만나는 곳)에서 50cm~1m 정도 떨어져서 낚싯대를 드리우면 의외의 조과를 만날 수도 있다. 수로 포인트 중 연안으로 풀이 나있고 흙이 쌓여 있는 곳은 어두워지면 작은 생물체들이 모여드는 곳이라 장어들이 먹이 활동을 하기에 좋은 곳이다. 또한 수로 중간에 부들이나 갈대 등이 군락을 이룬 곳에서는 장어가 수초를 끼고 회유하기 때문에 그곳에도 찌를 세우면 입질받을 확률이 높다. 장어는 특성상 한마리가 아닌 두 마리가 같이 다니는 경우가 많으므로 한 마리가 낚이면 그자리를 집중해서 노리면 연속으로 낚을 수 있다.
대낚시는 대부분 포인트가 가까이에 있기 때문에 날이 어두워지고 나면 소음과 진동, 불빛도 최대한으로 줄여 정숙해야 한다. 장어의 피크시간대인 초저녁(7~11시)에는 자리 이동도 하지 않아야 한다. 장어낚시는 수심이 30cm 이하의 얕은 에서도 잘낚이니 수심 얕은 곳을 대비해 30cm전후의 짧은 찌와 다양한 칸수의 낚싯대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장어가 입질을 할 때 찌놀림은 대부분 처음엔 깜박깜박하다 옆으로 끌고 가는 입질로 나타나고 찌가 수면에 잠겨 보이지 않을 때 챔질을 해야 확실하게 입걸림을 받아낼 수 있다. 따라서 찌는 두 마디 이상 내놓고 낚시를 하는 게 좋다. 입질을 받아 챔질을 했는데 장어가 끌려나오지 않을 경우에는 그냥 낚싯대를 들고 버티고 있으면 장어가 밖으로 스스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장어는 챔질과 동시에 빨리 끌어내야 한다. 장어 이빨에 낚싯줄이 쓸려 끊어지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합사나 와이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장어낚시 바늘은 주로 농어(세이코) 바늘과 장어(우나기) 전용 바늘을 사용하는데, 장어 전용 바늘은 농어바늘에 비해 허리가 길고 폭이 좁아 장어가 이물감을 덜 느껴 쉽게 삼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필자는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확실한 입걸림을 유도하기 위해 플라이어로 미늘을 살짝 옆으로 비틀어 사용하고 있는데, 확실히 조과 면에서 차이가 난다.
대낚시 채비
▶물의 흐름이 없거나 약한 곳
쌍바늘 편대채비를 주로 사용한다<채비 1>. 봉돌 아래에 목줄을 달기도 하지만 기둥줄에 가지채비를 하나 더 달기 때문에 바닥이 지저분한 곳에서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또한 밑걸림이 심한 곳에서는 아래 가지바늘을 떼고 쓰면 된다.
▶물의 흐름이 센 곳
찌낚시보다는 끝보기낚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때는 유동봉돌 채비를 사용한다. 목줄은 20~30cm 길이에 유동추는 3~4호가 알맞다. 물흐름이 센 곳에서 유동봉돌 채비를 사용하면 거의 자동 입걸림이 되는 경우가 많다.

장어 릴낚시 - 장어낚시에서 대중적으로 사용
장어 릴낚시용 낚싯대는 장어의 당길힘이 워낙 강하고 입질은 예민하기 때문에 허리힘이 7:3 정도 비율로 강도가 좋고 초리는 낭창낭창한 솔리드 재질이 좋다. 낚싯대 길이는 3.6~4.2m 사이가 가장 적당하다. 필자는 영규산업에서 만든 장어 전용대인 마이티와 바다 원투대인 바낙스사의 캐스터(왕)대를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바다낚시 원투대는 비거리가 좋아 원투가 용이한 곳에서 주로 사용한다. 그러나 대 길이가 일반 릴낚싯대보다 길어서 직벽이나 지역이 험한 곳에서는 사용하기에 불편한 단점이 있다. 장어 전용낚싯대를 소유하고 있다면 상관없지만 원투용 낚싯대를 가지고 있다면 1번대(초릿대)를 통솔리드로 교체하여 사용하면 조과 면에서 확실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교체비용은 대당 7천~1만원 사이다. 릴은 감기는 속도보다 힘이 중요하기 때문에 저속 기어비(4.5:1~5.5:1)의 중대형 5000번에서 7000번 릴을 사용한다.
힘이 좋아 릴링도 편하고 쉬운 장점이 있다. 줄 감기는 양은 8호줄이 150~200m 감기는 크기가 좋다. 원줄은 쓸림을 방지하기 위해 코팅된 원투 장어낚시용 경심줄(8호)을 쓰고있다. 일산 제품이라 일반 낚시점에서는 구하기 어렵고 청지렁이닷컴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오렌지와 검정색 두 가지가 있다.
릴낚시 채비
▶엉킴방지용 2단 가지채비와 유동봉돌 채비를 주로 사용한다
<채비2>는 유동봉돌 채비로 일반적으로 장어낚시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채비이다. 바닥이 깨끗한 곳에서 무난하게 사용되며 봉돌이 유동이기 때문에 예민한 입질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채비3>의 2단 가치채비는 말 그대로 채비를 던질 때 엉킴이 덜한 장점이 있다. 가지바늘 채비를 사용하는 것은 밑걸림을 최소화하는 목적이 제일 크다. 그리고 봉돌만 바닥에 닿고 미끼를 단 바늘은 바닥에서 떠있기 때문에 장어의 눈에 잘 띄기 때문에 입질을 쉽게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봉돌은 약한 스냅도래로 연결하였기에 밑걸림 시 채비를 당기면 봉돌만 이탈되어 채비를 살릴 수 있다. 장어가 위쪽 바늘의 먹이를 먹다 정확한 챔질이 되지 않았을 때 챔질의 힘에 의해 아래쪽 바늘에 장어의 몸통이나 머리 주변에 걸리는 경우도 많다. 쌍바늘채비는 기둥줄 위아래로 단차를 25~30cm가량 주고 목줄 길이는 15~20cm를 사용한다. 목줄은 주로 6~8호를 사용하는데, 바다와 연결된 수로에는 참게가 많아 일반 나일론이나 합사도 쉽게 끊어놓기 일쑤기 때문에 참게가 붙었다싶으면 곧바로 와이어로 교체하여 사용한다.
미끼에 따라 다양한 입질 형태로 나타나
강준치나 누치 입질은 처음부터 요란스러운 반면 장어 입질은 릴 방울을 달아도 방울소리가 나지 않을 정도로 점잖은 입질일 때가 많다. 그러나 미끼 운영에 따라 확실한 예신을 받아낼 수도 있고, 예신 없이 본신으로 바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오랜 경험상 새우, 땅강아지 같은 미끼들은 한 입에 삼키는 경우가 많으므로 예신 없이 바로 본 입질로 오는 경우가 많다. 청지렁이나 산지렁이 한마리 꿰기는 길이가 15~25cm로 길어서 한 번에 먹지를 못해 예신과 본신으로 나뉘어 나타난다. 초보자들이 수로나 강에서 연질대를 사용하면 물 흐름을 입질로 잘못 파악하여 자주 릴을 감아 들이고, 반대로 경질대를 사용하면 웬만한 물살에 까딱거리는 것을 그냥 무시하다보니 장어의 미약한 입질은 경험이 쌓이기 전까지는 파악하기가 어렵다. 입질형태는 장소와 미끼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초리가 미세하게 깜빡거리는 예신이 먼저 오는데, 성급하게 이때 채면 헛챔질이 되고 느긋하게 기다렸다 갑자기 큰 폭으로 휠 때 채야확실한 입걸림이 된다. 잔 씨알의 장어는 초리의 휘어지는 각도가 작고,씨알이 굵을수록 각도가 커다. 장어는 물 밖으로 들어 올릴 때 발 앞에 떨어뜨려 놓치는 경우가 많으니 반드시 장어용 뜰채를 사용해야 안전하게 끌어낼 수 있다. 장어용 뜰채는 청지렁이닷컴에서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4만9천원.

▲ 장어전용 뜰채
청지렁이는 환대 밑으로 누벼 꿰어야
미끼는 계절과 장소에 따라 다양한 미끼를 사용한다. 아마도 장어낚시를 즐기는 낚시인들이 대중적으로 제일 많이 사용하는 것이 청지렁이일 것이다. 필자 역시 장어 미끼 중에서 청지렁이를 제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청지렁이는 껍질이 질기며 오래 살고 무엇보다도 낚시점에서 구하기 쉽다. 바늘에 꿸 때는 환대 밑으로 두세 번 누벼서 꿰는 게 기본이다. 산지렁이의 경우는 5~6월에는 크기가 작기 때문에 여름 이후부터 많이 사용한다. 그리고 까막지렁이, 꽃지렁이는 봄철부터 사용하면 효과가 좋은데, 장어낚시터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낚시점에서도 쉽게 구입 가능하다. 그리고 물이 흐리거나 장마 후에는 땅강아지도 도움이 된다.
장어는 미끼를 물었을 때, 입안에 걸리는 것이 있으면 뱉어버리기 때문에 땅강아지를 쓸 때는 머리, 꼬리, 다리 등 걸리
는 것은 제거하는 것이 좋다. 땅강아지도 낚시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특히 필자는 싱싱한 고등어로 만든 염장 고등어를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 염장 고등어는 지렁이나 타 미끼로도 입질을 받지 못할 때 사용해 보면 의외로 매우 효과적이다. 먼저 신선도가 높은, 고등어를 천일염으로 두껍게 덮는다. 그런 다음 신문지로 여러 번 싸서 10~15일 정도 항아리에 넣어 숙성시킨다. 숙성 과정에서 기름기가 완전히 빠지게 되면 미끼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신선도가 떨어진 고등어는 효과가 없다. 살아있는 고등어를 사용하면 제일 좋은 데 살아있는 고등어는 구하기가 쉽지가 않아 필자는 청지렁이닷컴에서 제조해 판매하는 염장고등어를 주로 사용한다. 거머리나 미꾸라지도 좋은 미끼이다. 미꾸라지는 양식(수입)보다는
자연산으로 5cm 정도의 작은 것을 사용한다. 바늘에 꿸 때는 아가미로 바늘을 통과하여 입으로 나오게 하는 방법과 등꿰기 방법도 좋다. 그러나 가장 오래 살 수 있는 방법은 눈 꿰기(한쪽 눈에 바늘을 넣어 반대쪽 눈으로 바늘을 빼는 방법) 방법인데, 주의할것은 눈 위의 머리(뇌)를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참붕어(암컷)는 머리와 배를 살짝 눌러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기타 깜바우조개(경상도 사투리, 전라도에선 기앙조개라고 하며 재첩보다는 10배 정도 큰 검정 조개)와 담치도 강계에서 잘 먹히는 미끼이다.
Tip 저수지는 무넘기가 장어 아지트다!
저수지에 장마철 큰비가 내린 뒤 무넘기에 물이 조금씩 넘치게 되면 장어들은 무넘기를 넘기 위해 새벽시간을 이용하여 무넘기로 모여든다. 무넘기에서도 가운데보다는 가장자리를 공략하면 의외로 마릿수 조과를 거둘 수 있다. 이때는 진동을 조심하고 절대 정숙해야 한다. 그리고 장어낚시를 갈 때, 양동이에 고운 모래를 준비해 간 뒤 그 위에 장어를 놓으면 장어 스스로의 꼬임도 방지할 수 있고, 모래가 묻은 장어를 손으로 잡으면 미끄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