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회]연화동의 마왕 금각,은각
"대왕님, 어째서 그렇게 그놈만 추켜올리십니까?
도대체 대왕님은 누구를 그리 창찬하고 계십니까?"
"손행자의 신통력이 저정도라면
당나라 중을 잡아먹기는 쉬운일이 아니겠다."
"대왕님께서 그를 이길 수단이 없으시다면 잠깐 기다리십이요.
우리 몇이 가서 큰 대왕님께 보고를 하고 오겠습니다.
그래서 본동의 병력을 모두 끌고 나와 진을 치고 협력해서
싸우도록 하십시다.
그러면 제깟놈이 별수 있으려구요!"
"ㅉ ㅉ 너희들은 저 여의봉이 눈에 안뵈느냐?
손행자는 저 여의봉을 바늘 돌리듯해.
그는 만명의 용사가 와도 당할 인물이야. 우리 동중에
사오백명 군사가 있기로서니 저 여의봉 하나를 당할수없어."
당나라 중을 잡아먹을수 없다면 저팔계는 잘못 붙잡은게 아닙니까?
아예 그놈을 풀어주는게 낫지 않을까요?"
"꼭 잘못 붙잡은거라고 말할수만은 없으
경솔하게 그를 보내서는 안돼/
당나라 중은 어느때건 꼭 잡아먹고야 말겠어. 그러나 지금은 안돼!"
대왕님 말씀대로라면 몇해를 지나야 되겠습니까?"
"뭘 몇해까지야 가겠느냐.
내 생각엔 저 중은 선으로 도모해야지
악으로 취해선 않될 것 같아.
우격다짐으로 그를 잡기 힘들다는 말이지.
그리했다가는 헛탕만 치게돼 오직 훌륭한 말로 그를 감복시켜서
그가 나에게 마음을 놓고 있을 때 계책을 써서 잡으면
힘들지 안혹 잡을 수 있을거야."
"대왕님께서 계책을 쓰셔서
우리들이 그를 잡도록 해주십이요."
"너희들은 모두 본채로 돌아가거랴.
하지만 이일은 절대로 대왕님이 알게해서는 안된다.
대왕을 놀라게하면 반드시 비밀이 새 나갈 것이고
그렇게 되면 내 계책도 물거품이 된다.
난 이제부터 산통화법을 써서 그를 잡겠다."
졸개들이 흩어져간후 은각은 몸을 흔들어서
늙수구레한 도사로 변신했다.
은각은 발을 잘못딪어 다친척 피를 줄줄흘리며
입으로 연방 끙끙 신음소리를 냈다.
"사람살려! 사람살려!"
삼장은 오저오가 오공과 웃고 즐기며 가다가
별안간 이 소리를 들었다.
"사면을 바라봐도 인가라고는 없는 이 산중에서 누가 부르는 걸까?"]
아마 사나운 짐승이나 징그러운 뱀이라도 만난게로구나."
이렇게 말하며 말 머리를 돌리며 소리쳤다.
"거기 봉변을 당한 사람이 누구요?
빨리 이리로 나오시요."
이 소리를 들은 은각은 풀덤불 속에서 기어나와
삼장이 탄 말앞에 와서 자꾸만 절을 했다.
삼장은 그가 도사인데다가 나이 많은 사람인 것을 보고
매우 측은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급히 말에서 내리더니 도사를 일으켰다.
"일어나세요! 일어나세요!"
"아,아 아퍼!"
도사가 죽는 소리를 하므로 손을 떼고 보니 발에서 피가 줄줄 흐른다.
삼장은 깜짝 놀랐다.
"도사님은 어디 사시는 분이십니까?
어째서 이런 곳에서 발을 다쳤습니까?"
은각은 능청스럽게 그럴듯하게 이야기를 꾸몄다.
"이산 저 쪽에 조용한 도관하나가 있습니다.
난 그 도관에 도사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그 도관에서 조용히 수행을 하며
경이나 읽으시지 어째서 이런 곳에서 봉변을 당하셨습니까?"
"그저께 남쪽에 있는 시주집에서 별에 제사를 지냈지요.
저는 제자를 하나 데리고 갔는데 재물을 나누다보니 그만
돌아올 시간이 늦어졌답니다.
서둘러 돌아오는데 사나운 얼룩뱀이 나타나 제자를
물고 가벼렸습니다.
난 너무 놀라서 허둥지둥 달아나가가 그만 돌에 걸려
넘어져서 발을 다쳤답니다.
혼자서 걸을수도 없어서 풀숲에 엎드려 걱정만 하고 있던 참입니다.
마침 인연이 있어서 스님을 만나게 되었군요.
제발 자비를 베푸셔서 저를 구해 주십시요.
관으로 돌아가면 이 뭄을 바쳐서라도 성심껏 은혜를 갚겠습니다.
"도사님! 우린 다같이 도를 닦고 수행하는 사람입니다.
나는 중이고 당신은 도인이라 의관은 달라도 수행의 길은 같습니다.
내가 어찌 도사님을 도와 드리지 않겠습니까?"
예! 일어나기도 어려운데 어찌 걸을수가 있겠습니까."
"좋습니다. 나는 걸을스가 있으니까,
도사님께 이 말을 빌려드리겠습니다.
관에 도착한 후에 돌려주십시요."
"고맙습니다. 그런데 사타구니까지 다쳤으니
말도 탈 수가 없군요."
"그렇다면 별 수 없군요!
오정아! 그 짐은 말등에 싣고 네가 도사님을 업어야겠다."
"네! 은각은 오정을 한참 보더니 말했다.
"난 범에게 혼이 난 터라 얼굴이 검은 스님을 보니 어쩐지 무섭습니다.
난 이 사람에게 업히지 않으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오공에게 말했다.
"그럼 네가 업어드려라."
"예, 예, 알겠습니다."
오공은 아주 선선히 대답했다. 은각은
그가 손행자인 것을 알고서
더 이상 거절하지 않고 고분고분히 업혔다.
오정은 웃으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이 눈치코치 없는 늙은 도사야!
나한테 업히는 것은 싫다더니 저 사람에게 업히는구나.
스승님이 안보이는데 가서 너를 뾰족한 돌에 패대기쳐서
갈빗대를 분질러 놓고야 말 껄."
오공은 은각을 업성ㅆ다.
그리고는 입속으로 중얼거리며 웃었다.
"고약한 악마놈 날 속일 작정이로구나.
이 손어른이 어떤 분이시라고 그 따위 수작을 부리느냐?
흥! 스승님은 보통 사람과 달라
네가 잡아먹을 생각이거든 나도 반을 줘."
은각은 오공이 입으로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고 말했다.
"난 양가의 자손으로 도사가 됐지만 오늘 불행히도 범을 만나
봉변을 당했습니다. 절대로 괴물은 아닙니다."
"흥! 범이나 늑대가 겁난다면
어째서 북두경을 외우지 않았느냐?"
말 위에서 삼장이 듣고 면박을 주었다.
"이 고약한 원숭이놈아!
사람의 명을 구하는 것은 칠층의 불탑을 쌓는 것보다
낫다고 하였느니라.
그저 잠자코 업어다 드리면 될 것을 왜? 되지못하게
북두경이다 떠들어 대는 거냐?"
"운수 사납게 됐군. 우리 저 스승님은 자비심이 많은 사람이지
그렇지만 다른사람에게는 좋게 대하면서 제 사람 한테는 언제나
딱딱하게 군다니까. 내가 없지 않으면 저 사람이 나를 나무라겠지
업히려면 업히라지 만약 대소변이 마려우면 미리 말해라 옷버린다."
"내가 이 만큼이나 나이를 먹고 그럴리야 있겠느냐?"
오공은 그를 없고 길이 좋지 않은 곳에 왔을 때 일부러 걸음을 늦추어서
삼장과 오정을 먼저 가게 했다.
사오리쯤 갔을 때 삼장과 오정이 골짜기를 내려갔다.
오공은 그들을 보려해도 볼 수가 없게 되었다
오공은 마음속으로 원망을 했다.
"저 스승님은 그 만큼 나이를 먹고도 사정을 모른단 말이야.
이 처럼 먼길을 맨몸으로 걸어도 손발까지 짐같이 느껴져
팽겨치고 싶은데 나보고 이 괴물까지 업으라는 분부지.
설사 요괴가 아니라 좋은 사람이라도
이 만큼 나이를 먹었으면 죽어도 아까울게 없는데 이까짓 것을
뭐하러 힘들게 업고 가겠나."
오공이 이쯤에서 도사를 죽일 생각이었는데 은각은
벌써 그 눈치를 채고 있었다.
그래서 오공의 등에서 인을 맷고 주문을 외워
수미산을 옮겨다가 오공을 눌러 버리려고 했다.
오공은 깜짝놀라 왼쪽 어깨로 떠멨다.
그리고 나서 오공은 웃엇다.
"요 괘씸한 놈아! 넌 중신법을 써서 이 손어른을 누르려 하지만
그까짓것은 문제도 안돼. 훌륭한 짐꾼은 짐이 무거운 것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지않으냐."
은각은 일이 이렇게 되자 다시 생각했다.
"산 하나로는 이놈을 누를수가 없구나."
은각은 다시 주문을 외워
아미산을 옮겨와서 오공을 짓누르려 했다.
오공은 이번에도 머리를 피해서 오른쪽 어깨로 이를 떠 메었다.
오공은 두개의 산을 어깨로 받은채 쏜살같이 삼장의 뒤를 쫒아갔다.
"이놈봐라! 산도 더 멜수가 있구나."
은각은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진언을 외워
이번에는 태산을 들어다가 오공의 머리를 짓눌렀다.
제 아무리 오공이라 해도 이 태산압정의 법만은
피할수가 없어서 꼼짝없이 태산에 눌려서 머리가 깨지고
온몸의 일곱구멍에서
피가 쏟아지더니 끝내 쓰러지고 말았다.
신통력으로 오공을 눌러놓은 은각은 질풍같이 삼장의 뒤를 쫒아가
구름사이에서 손을 뻗쳐 말위헤 사람을 잡으려고 했다.
오정이 황급히 짐을 팽겨치고 보장으로 그것을 가로막았다.
은각은 칠성검을 휘둘러 정면으로 쳐들어왔다.
은각이 흉맹한 기세로 칠성검을 번개같이 휘둘러 번쩍이며 마구 쳐대자
오정은 막을 재간이 없어 달아날 수박에 없었다.
은각은 잽싸게 오정의 보장을 누르고 손을 뻗쳐
그를 거머잡아 왼편 겨드랑이에 끼었다. 다시 오른손으로
말 이에 삼장을 거머잡고 발로는 짐 꾸러미를 걷어 올리고 입을 벌려
말 갈기를 꽉 물었다. 그러고는 섭법을 써서 일진의 회오리 바람을 일으켜서
사람과 말을 한꺼번에 연화동으로 휘몰아갔다.
은각은 동문에 이르러 큰소리로 외쳤다.
"형, 중놈들을 모조리 잡아왔어!"
"이게 맞지?"
"여, 아우야, 또 잘못잡았구나.
당나라 중을 잡아야 한다고 하지 않았어?"
"그래 당나라 중이야 틀림없지만,
저 솜씨가 대단한 손행자란 놈을
잡지 못하지 않았느냐? 그놈을 잡은 뒤라야
당나라 중놈의 고기를 먹을수가 있어.
만약 그놈을 잡지 못하면 그 편 사람은 건드릴 생각을 말아야해.
그 원숭이란 놈은 신통력이 대단하고 변화무쌍한 놈이야.
우리가 저희 스승을 잡아 먹는다면 그 놈이 가만 있을 것 같아?
그놈이 우리 동문 앞에 와서 자꾸 시끄럽게 굴면
우린 편안히 살 수가 없다는 말이야."
"형, 남만 너무 치켜 올리는 군. 형이 말한대로라면 그는
천상 천하에 둘도 없는 영웅이겠네. 내 보기엔 그렇지도 안더만,"
"그래 아우가 그 놈을 잡아놨다는 말이야?"
"내가 그 놈을 벌써 큰 산 셋으로 눌러놨기 때문에 그 놈은 이제
한 걸음도 걸을 수가 없어, 거기다 당나라 중과사오정에 말과 짐까지
이렇게 몽땅 채어올수가 있었던 거라고."
그 소리를 들은 금각의 가슴은 기쁨으로 터질 듯했다.
"잘했다! 잘했어! 그 놈을 잡았으니 이제 당나라 중을
우리가 먹을 수 있게됐다. 하하하하.
여봐라! 어서 술을 가져 오너라.
은각대왕의 큰 공을 축하해서 함께 술을 마셔야겠다."
""형, 잠깐만 술은 좀 있다가 먹기로 하고
먼저 저 돼지 팔계란 놈을 건저서 매다는 게 어때?"
마침내 팔계는 동쪽채에 매달리고 서쪽에는 오정, 가운데에 삼장이
달아매였다. 말은 마굿간에 끌고가서 매어놓고
금각이 껄껄껄 웃으며 말했다.
"역시 아우는 재간이 있어 두번에 세놈의 중놈을 잡아왓네.
허나 손오공이 산에 눌려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미심쩍어
그 놈이 어떻게든 수를 쓸것 같다는 말이야. 그거니 어떻게든 그 놈을
여기 잡아다가 같이 쪄야 할텐데."
"형 앉으시요. 그러면 우리가 갈 것까진 없고 졸개 두 놈에게
두 보물을 가지고 가서 오공을 넣어 가지고 오게 하면 되지뭐."
"무슨 보물을 말하는게냐?"
"내 적금 조롱박과 형의 양지 옥정병 말이야."
금각은 보물을 내어 들었다.
"누구를 보낸다?"
"정세귀와 영리충을 보냈시다."
은각은 두 졸개들을 불렀다.
"너희들은 이 보물을 갖고 산꼭대기로 가서 거꾸로 쥐고 "손행자"
하고 불러라 그 놈이 대답을 하면 바로 이안으로 빨려 들어올게다.
그런다음 "태상노군 급급여율령 봉칙"의 부적을 병마개에 붙이면
놈은 두새 시간내에 녹아서 물이 될것이다.
요괴둘은 인사를 하고 보물을 받아 손오공을 잡으러 갔다.
가마솥에 들어가게 된 삼장과 팔계, 오정, 손오공의
운명은 여기서 끝은 아닐테고 어떻게 벗어날지???
다음편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