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acy (2)

Her words and the look that went with them were unexpected. It was almost as if she believed, or hoped, that he would need her. A curious, perhaps a fantastic idea occurred to him as he returned to his chair. Could it be, that during all those years when he had scarcely noticed her, she, as the novelists say, had entertained a passion for him? He caught his own reflection in the glass as he passed. He was over fifty; but he could not help admitting that he was still, as the looking-glass showed him, a very distinguished-looking man. "Poor Sissy Miller!" he said, half laughing. How he would have liked to share that joke with his wife! He turned instinctively to her diary. "Gilbert," he read, opening it at random, "looked so wonderful. . . ." It was as if she had answered his question. Of course, she seemed to say, you're very attractive to women. Of course Sissy Miller felt that too.  그녀의 말과 표정은 뜻 밖이었다. 마치 자신이 그녀를 필요로 할 것이라고 믿거나 아니면 적어도 바라는 듯한 표정과 말투였다. 의자로 돌아오는 그에게 이상하기도 하고 어쩌면 터무니 없는 것 같은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자신이 그녀를 전혀 알아채지 못한 그 긴 세월 동안 마치 소설가들이 흔히 말하듯 그녀가 자신에 대한 연정을 품어온 것은 아닐까? 걸어오면서 그는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이미 쉰이 넘은 나이였으나 그는 거울에 비친 것처럼 자신이 아직은 대단히 멋진 모습이라는 것을 스스로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가엾은 시시 밀러!" 슬며시 미소를 띠며 그가 말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농담 같은 이야기를 그는 아내와 함께 즐기고 싶었다. 본능적으로 그는 일기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는 되는대로 일기를 펼쳐 읽기 시작했다. "길버트는 너무 멋져 보였다...." 마치 안젤라가 자신의 질문에 답을 해 주는 것 같았다. 물론 '당신은 여성들에게 너무 매력적인 사람이예요'라고 그녀가 말하는 듯 했다. 시시 밀러도 똑같이 느꼈을 것이다.  He read on. "How proud I am to be his wife!" And he had always been very proud to be her husband. How often, when they dined out somewhere, he had looked at her across the table and said to himself, She is the loveliest woman here! He read on. That first year he had been standing for Parliament. They had toured his constituency. "When Gilbert sat down the applause was terrific. The whole audience rose and sang: 'For he's a jolly good fellow.' I was quite overcome." He remembered that, too. She had been sitting on the platform beside him. He could still see the glance she cast at him, and how she had tears in her eyes. And then? He turned the pages. They had gone to Venice. He recalled that happy holiday after the election. "We had ices at Florians." He smiled--she was still such a child; she loved ices. "Gilbert gave me a most interesting account of the history of Venice. He told me that the Doges. . ." she had written it all out in her schoolgirl hand. One of the delights of travelling with Angela had been that she was so eager to learn. She was so terribly ignorant, she used to say, as if that were not one of her charms.  그는 계속 읽어 내려갔다. "그의 아내라는 사실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그 또한 그녀의 남편이라는 사실이 항상 자랑스러웠다. 함께 외식을 할 때면 식탁 맞은 편의 그녀를 바라보며 그녀가 그곳에 있는 여인들 가운데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는 일기를 계속 읽어갔다. 국회의원 선거에 첫 출마를 할 때였다. 그들은 함께 선거구 순회 유세를 떠났다. "길버트가 유세를 마치고 자리에 앉자 환호가 대단했다. 모든 청중들이 일어나 찬가를 불렀다, '길버트는 훌륭한 인물이라네.' 정말 감동했다." 그 또한 그 일을 기억했다. 아내는 단상 위 그의 옆에 앉아 있었다. 그는 지금도 그녀가 자신을 바라보던 그 시선을 기억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녀는 눈물을 가득 머금은 채 감격해 하고 있었다. 그 다음은? 그는 일기장을 넘겼다. 그들은 이제 베니스로 갔다. 선거 뒤의 그 행복한 휴일이 떠올랐다. "우리는 플로리언스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그는 미소 지었다. 아내는 여전히 그런 아이같은 면이 있어서 아이스크림을 좋아했다.  "길버트가 베니스의 역사에 관해 대단히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는 총독들이....했다는 말을 해 주었다." 그녀는 이 모든 일들을 여학생 같은 필체로 써 놓았다. 안젤라와 함께 여행할 때 느끼는 기쁨 가운데 하나는 그녀가 무엇이건 알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그녀는 자신이 너무도 무지하다고 말하곤 했다, 마치 그것이 자신의 매력 가운데 하나가 아니기라도  한 듯.   And then--he opened the next volume--they had come back to London. "I was so anxious to make a good impression. I wore my wedding dress." He could see her now sitting next old Sir Edward; and making a conquest of that formidable old man, his chief. He read on rapidly, filling in scene after scene from her scrappy fragments. "Dined at the House of Commons. . . . To an evening party at the Lovegroves. Did I realize my responsibility, Lady L. asked me, as Gilbert's wife?" Then, as the years passed--he took another volume from the writing table--he had become more and more absorbed in his work. And she, of course, was more often alone. . . . It had been a great grief to her, apparently, that they had had no children. "How I wish," one entry read, "that Gilbert had a son!" Oddly enough he had never much regretted that himself. Life had been so full, so rich as it was. That year he had been given a minor post in the government. A minor post only, but her comment was: "I am quite certain now that he will be Prime Minister!" Well, if things had gone differently, it might have been so. He paused here to speculate upon what might have been. Politics was a gamble, he reflected; but the game wasn't over yet. Not at fifty. He cast his eyes rapidly over more pages, full of the little trifles, the insignificant, happy, daily trifles that had made up her life.  이어서 그는 다음 일기장을 펼쳤다. 다시 런던으로 돌아와 있었다. "정말이지 좋은 인상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그는 에드워드 경 옆에 앉아 자신의 윗사람이기도 한 그 굉장한 노인네의 마음을 사로잡아 버렸던 그녀으 모습을 떠올렸다. 그는 부지런히 읽어나갔다. 그녀가 산만하게 적어놓은 파편적 사건들에서 떠오르는 장면들을 채워나가면서. "하원에서 만찬이 있었다...시장관저에서의 만찬 파티. L 여사가 물었다. 길버트의 아내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지." 그리고 나서는 일기 속에 기록된 세월은 흘러 그가 서탁에서 또 다른 일기를 집어들었을 때 일기 속의  그는 자신의 일에 점점 더 몰두하고 있었다. 물론 아내는 점점 더 홀로 있게 되었다...그들에게 아이가 없었다는 사실이 그녀에게는 엄청난 슬픔이었던 것은 분명했다. 한 일기는 이렇게 시작하고 있었다. "길버트에게 아이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그 자신은 그 사실을 전혀 유감스러워해 본 적이 없었다. 그 자신에게 삶은 너무도 충만했고 너무도 풍성했다. 그 해에 그는 정부의 말단 직책을 하나 맡게 되었다. 그저 보잘 것 없는 직책이었음에도 그녀는 이렇게 언급해 놓았다, "그 이는 꼭 수상이 될거야!" 그래, 어쩌면 그럴 수도 있었지. 그는 잠깐 멈춰 어쩌면 현실이 될 수도 있었을 일들을 상상해 보았다. 그가 보기에 정치는 도박이었다. 하지만 이 도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 겨우 나이 쉰인데 끝난 것은 아니다. 그는 남은 일기장을 더 빨리 훓어보았다. 그녀의 삶의 매 순간을 이루고 있던 그다지 중요하지는 않으면서도 행복했던 사소한 일상들이 가득했다.  He took up another volume and opened it at random. "What a coward I am! I let the chance slip again. But it seemed selfish to bother him with my own affairs, when he has so much to think about. And we so seldom have an evening alone." What was the meaning of that? Oh, here was the explanation--it referred to her work in the East End. "I plucked up courage and talked to Gilbert at last. He was so kind, so good. He made no objection." He remembered that conversation. She had told him that she felt so idle, so useless. She wished to have some work of her own. She wanted to do something--she had blushed so prettily, he remembered, as she said it, sitting in that very chair--to help others. He had bantered her a little. Hadn't she enough to do looking after him, after her home? Still, if it amused her, of course he had no objection. What was it? Some district? Some committee? Only she must promise not to make herself ill. So it seemed that every Wednesday she went to Whitechapel. He remembered how he hated the clothes she wore on those occasions. But she had taken it very seriously, it seemed.  그는 또 다른 일기장을 집어들어 무작정 펼쳤다. "나는 정말 겁장이야! 또 기회를 놓치다니. 하지만 그가 그렇게 고민할 일이 많은데 나까지 내 일로 부담을 주는 건 너무도 이기적인 것 같아. 게다가 둘이 함께 오붓하게 저녁 한 번 같이 하기도 힘들다."  무슨 말이지? 아, 여기 설명이 있군. 이스트 엔트 구역에서ㅡ그녀가 했던 일에 관한 것이었다. "마침내 용기를 내어 길버트에게 말했다. 그는 너무도 자상하고 좋은 사람이다. 그 사람은 반대하지 않았다." 그는 그 날의 대화를 기억한다. 아내는 자신이 너무도 하릴 없고 쓸모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었다. 자신만의 일을 가지고 싶다고도 하면서 무언가 하기를 원했다. 그리고는 바로 저 의자에 앉아 다른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말을 하면서 너무도 아름답게 얼굴을 붉히던 모습이 기억났다. 그는 그런 그녀를 조금 놀렸다. 그를 돌보고 집안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할 일은 많지 않느냐고. 물론, 그녀가 하고 싶은 일이 즐거운 일이라면 그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무슨 일? 어느 구역? 어느 위원회였지?  단지 병이 날 정도로는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기만 하면 되었다. 그래서 매주 수요일마다 그녀는 화이트채플로 갔다. 그때마다 그는 그녀가 입었던 그 옷이 얼마나 싫었는지를 똑똑히 기억했다. 하지만 아내는 그 일을 너무도 진지하게 여기는 것처럼 보였다.  The diary was full of references like this: "Saw Mrs. Jones. . . She has ten children . . .Husband lost his arm in an accident. . . . Did my best to find a job for Lily." He skipped on. His own name occurred less frequently. His interest slackened. Some of the entries conveyed nothing to him. For example: "Had a heated argument about socialism with B. M." Who was B. M.? He could not fill in the initials; some woman, he supposed, that she had met on one of her committees. "B. M. made a violent attack upon the upper classes. . . . I walked back after the meeting with B. M. and tried to convince him. But he is so narrow-minded." So B. M. was a man--no doubt one of those "intellectuals," as they call themselves, who are so violent, as Angela said, and so narrow-minded.  일기는 온통 이런 이야기로 가득했다. "존스 부인을 만났다...그녀에게는 자녀가 열이나 되는데...남편은 사고로 팔을 잃었다....온 힘을 다해 릴리에게 일자리를 찾아 주었다." 그는 대충 넘어갔다. 자신의 이름이 점점 덜 보이고 자연히 흥미도 떨어져 갔다. 어떤 이야기는 그가 도대체 알 수 없는 것도 있었다. 예를 들어, "B.M.과 사회주의에 대한 열띤 논쟁을 했다" 같은 부분이 그랬다. B.M.이 누구였지? 그는 그 이름의 약자를 채워넣을 수가 없었다. 그는 어쩌면 그녀의 모임에서 만난 여성이려니 생각했다. "B.M.이 상류계급에 대해 신랄한 공격을 퍼부었다....모임 뒤에 B.M과 함께 걸어오면서 그를 설득하려고 애써 보았다. 하지만 그는 너무 속좁은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B.M.은 사내였군. 틀림없이 스스로 지식인입네 하면서 과격한 동시에 엔젤이 말한 것처럼 너무도 편협한 그런 부류들 가운데 하나였군.  She had invited him to come and see her apparently. "B. M. came to dinner. He shook hands with Minnie!" That note of exclamation gave another twist to his mental picture. B. M., it seemed, wasn't used to parlourmaids; he had shaken hands with Minnie. Presumably he was one of those tame working men who air their views in ladies' drawing-rooms. Gilbert knew the type, and had no liking for this particular specimen, whoever B. M. might be. Here he was again. "Went with B. M. to the Tower of London. . . . He said revolution is bound to come . . . He said we live in a Fool's Paradise." That was just the kind of thing B. M. would say--Gilbert could hear him. He could also see him quite distinctly--a stub by little man, with a rough beard, red tie, dressed as they always did in tweeds, who had never done an honest day's work in his life. Surely Angela had the sense to see through him? He read on. "B. M. said some very disagreeable things about--" The name was carefully scratched out. "I told him I would not listen to any more abuse of--" Again the name was obliterated. Could it have been his own name? Was that why Angela covered the page so quickly when he came in? The thought added to his growing dislike of B.M. He had had the impertinence to discuss him in this very room. Why had Angela never told him? It was very unlike her to conceal anything; she had been the soul of candour.  아내는 그를 보러 오라고 초대한 것이 분명했다. "B.M.이 저녁식사에 와 주었다. 그런데 하녀인 미니와 악수를 하다니!" 그 감탄부호는 그의 마음 속 심사를 뒤틀리게 했다. B.M.은 하녀에게 익숙하지 않은 듯 했다. 미니와 악수를 하다니. 아마 그 작자는 여인들이나 모인 응접실에서 자신의 생각을 뻐기기나 하는 별 볼일 없는 노동자 나부랭이 가운데 하나였을 게야. 길버트는 그런 유형의 인간들을 잘 알고 있어서 B.M.이 어떤 녀석이 되었건 그런 녀석은 전혀 좋아할 수가 없었다. 다시 그 작자가 등장했다. "B.M.과 함께 런던탑에 갔다....그는 혁명이 임박했다고 했다....그는 우리가 바보들의 낙원에 살고있다고도 했다." 딱 B.M.같은 작가들이 할 말이지. 길버트는 그 작자가 그렇게 말하는 것을 직접 듣고 있기나 한 것 같았다. 그 작자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턱수염을 기르고 빨간 타이를 맨 채 늘상 그렇듯이 트위드로 만든 옷을 입고 있는, 평생 정직한 노동이라고는 해 본 적이 없는 작고 땅딸막한 모습이. 안젤라가 그 작자의 속셈을 뚫어볼 안목이 있었을까? 그는 계속 읽어갔다. "B.M.이 ..에 관해 몹시 불쾌한 말을 했다." 누군지 이름은 꼼꼼하게 지워져 있었다. "나는 그에게 ...를 험담하는 것은 더 이상 듣지 않겠노라고 말했다" 여기도 이름은 지워져 있었다. 이게 나의 이름이었단 말인가? 그래서 내가 들어올 때면 안젤라는 그렇게 서둘러 일기장을 덮었던 것이었던가? 그런 생각을 하자 B.M.이란 작자에 대한 혐오감이 더 커졌다. 뻔뻔스럽게도 바로 이 방에서 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비난의 말을 퍼부어대다니. 왜 안젤라는 나에게 말하지 않았던가. 무엇을 감추는 것은 전혀 안젤라 답지 않은 것이었다. 그녀는 언제나 솔직함의 화신같은 사람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