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29~ 8/2
무등 학교에서
공교육 선생님 6,
우리 부모님 9,
서울에서 오신 선생님 1,
무등 선생님 6
이렇게 22명 함께
32도가 넘는 날씨에
8910 고장난 에어컨 아래서(수요일 오후 교체)
과학연수를 했습니다.
땀 흘리며 끕끕한 교실에 모여
머리 맞대고 기쁨을, 좌절을...하게 했던건
바로
과학하기!!!
과학이 무엇인지,
과학수업을 방해하는건 무엇인지,
물질주의와 신비주의 사이에서
우리가 겪었던 오류는 무엇이었는지...
모둠별 토의 시간은
늘 부족했네요.
어쩌면 우리는
과학수업을 넘어
삶의 모순과 실수들이
물질주의와 신비주의의
양극만을 오가며 생겨났다는것 자체를
깨닫지 못하고 살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현기증이 나도록
불고 또 불었던 병.
우리가 찾았던건 무얼까?
듣고 또 듣고...
내가 들은 소리를 구분할 수 있을까?
난 제대로 듣기를 할 수는 있는건가???
이건 다 6학년 때
과학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이야;;
아니아니
우리 6학년 선생님은 잘 가르쳐 주셨는데
내가 배우지 못한가지. ㅠㅠ
거기다
어른이 되서도
소리를 듣는다는것에
다음을 다하지 않고 살았던게지...
(겸손해지게 만드는 과학연수?? )
나는 소리를, 말을, 어떻게 해야할까?
(남에게 들릴 나의 소리를
생각하게 하는 과학연수???)
소리가 어떻게 생겨나고
어떻게 전달되고
어떤 성질을 가지는지.
(광주 산월초 백형진 선생님 공책)
수업이 끝나고도
온통 소리에 집중, 또 집중!
2일차: 과학 수업 도입의 근거로서
6학년 아동의 발달 특성
청소년기에 공부란 무엇일까요?
끊임없이 흔들리는 내적 상태 속에 있는 아이를
감정에서 벗어나 현상(세상)을 볼 수 있게 하는 것.
우리 학교에는 암실도 있어요. ㅎ
바깥 여자 화장실.
막고 또 막고, 새는 빛을 막아라.
아... 빛을 막기 전에 쪄 죽을 듯.
학생:선생님!
실험하다 죽을것 같아요.
선생님: 음... 그런 사람 못 봤다.
잔소리 말고 여기나 똑바로 보거라.
췟... 평소에도 몸에서 땀을 분수처럼 쏟아내는
선생님은 다섯 모둠이 다 들어갔다 나올 때 까지
암실에 갇혀서 태양신을 돌리시니,,,
더워 죽겠다 투덜대지도 못하고.
( 내 불만보다 다른 사람 힘듬도 보게되어
참을 줄 아는 사람되는 과학연수???)
선생님: 무엇이 보이느냐?
나: 네, 공이 보입니다.
선생님: 또?
나: 네,,,,그림자가 보입니다.
(아... 덤과 더머를 소환하고 마는 과학연수???)
자 ...
6학년 학생들의 대답이 아니지요.
그 전까진 보지 못했던 것들을 여기저기서
찾아내고 놀라고 감탄하는.
이전과는 다른 보고 듣기를 할 준비가 된 아이들.
6학년에서 물리를 배우는 이유입니다.
3일차: 이 시대의 과제- 슈타이너가 바라본 시대 정신
발도르프학교에서 입학식날 준다는
(우리 학교도 내년에는 준비해 보아요)
딱딱한 호밀 빵.
오래 오래 씹어야
처음엔 없었던 단맛을 느낄 수 있는.
내 몸을 위해 먹는 음식이지만
그것이 본능을 넘어 인간됨(남을 위해 무언가를 하는)
생각하게 합니다.
달고 말랑해서
조금만 씹어도 넘길 수 있는,
달콤해서 기분 좋아가 아닌,
사탕 아래 소중하게 넣어두는
호밀빵의 의미를 새겨 봅니다.
와~~
예쁘다....를 넘어
이전과는 다른
'빛'에 대해 관찰하는 6학년 아이들.
그러려면 그 이전 색이 주는 아름다움을
충분히 경험해야 합니다.
4일차 : 수업의 구성원리
수업을 구성한다는것.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것
아이들에게 주어야 할것.
제대로
주어야 할 것.
교사가 된다는 것.
가장 힘든 날이었다.
(힘들면 말이 없어진다.
속 말을 많이 하게 만드는 과학연수??)
5일차: "공부한다는 것, 교육한다는 것"
이 부분은 다른 선생님들 후기를 듣고싶다.
나는 후기를 절반 이상 쓸 때쯤
배가 고파 밥을 먹고,
울 집 개랑 닭 밥 안준것이 생각나
가들 밥주러 나갔다가
잠깐이어도 쪄 죽겠구나...
그런데도 귀찮음을 넘어서
생각난거 실천하게 하는 과학연수???
하면서
들어와보니 후기 적던것이 날라가
첨부터 다시 쓰고 있는 중이다.
이런날 바보라며 놀려도 할 말이 없다.
공부가 어떤것의 목적이나 수단이 아님과 동시에
삶과 동떨어져서도 안되는 이유라고나할까 ㅋ
법칙을 이해했을 때 만이
법칙을 넘어 설 수 있고
그것이 '자유'다.
이 물질 문명에서
기계 없인 살 생각을 못하면서도,
그 안에서 자유롭지
못한 인간같으니라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볼 수 있게 해주는 과학연수!)
아이들이 가지고 온 (능역의)싹을
틔우게 돕는 일이 교육이라면
그 속에서 과학은
어떤 일을 할까요.
짧았던 5일이지만
'과학하기'로
우리는 여러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날마다
온 몸의 소금 생산으로
염전산업을 위태롭게 만든 장승규 선생님
감사합니다.
과학지식 전달이 아닌
선생님의 '과학하기'가
오롯이 전달되는
연수였습니다.
방학에 불편한것 많은
무등학교로 공부하러 오시는
공교육 선생님들
열정과 헌신에 ,
그리고 함께 하였을 때
생겨나는 밝은 힘에 감사를 보냅니다.
언제나 든든한 우리 부모님들
아이들 맡겨놓고 나오시느라,
또 공부하러 다녀오라며 내아이 남아이 가리지 않고
아이들 맡아주셔서
감사합니다.
5일째 되는 날은
식당에 밥 먹으러 가는 시간도 아까워
김밥을 시켜 먹으며(다른 말로/ 학교에 감금)
못다룬 열역학과 자기학을 섭렵했다.
그리고 우리는 외쳤지요.
부족해요~~~~선생님!
과학연수는 다시 열지 않겠다는
장승규 선생님께
우리의 외침이 물리적 소리를 넘어
선생님 안 어딘가로
다가가고 있을거라 믿습니다.
물론 가만히 앉아
'받고만 싶어요'란 말이
아닌건 아시죠?
수업 전 15분씩 리코더 불기.
쉬기도 바빴을텐데 짬내어 연습하던 선생님들.
그렇게 완성한 곡 Believe.
함께 하신 선생님들 감사하고
(사진에 없는 다섯분도요)
2학기 잘 지내시고요
겨울 무등 연수에서
또 뵈어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첫댓글 ' 연수노예' 하시느라 고생하셨는데 후기까지 써 주셔서 더 감사해요~~
그거 아세요?
"노예의 삶에도 배울것이 있다!"ㅋ
감사합니다~
@이경미 하긴 그리스 시대에도 신분은 노예지만 존경받는 부류들이 있었다죠. 선생이라는 노예들.
존경합니다. 꾸벅.
소금물에 절여지신 장샘만큼이나 준비 같이 하시고 심부름하시고 진행 살피시느라 애 많아 쓰셨어요.
덕분에 편히 ^^감사해요~
발도르프라는 명사는 변함없는데 바라보는 제 시각이 변해가고 더불어 아이들을,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어 가네요.
과학적 태도
현상을 제대로 바라보고 현상너머의 법칙들을 헤아리며 우리가 사는 이곳에서 널리 인간세상을 이롭게 .
세상이 기술과학만을 과학이라고 간주하고 물질 외의 것을 부정하거나 혹은 모든 과학적 발견, 진보를 부정하며 자연 그대로만을 고수하는, 인간을 소외시키는 이 두 힘들 사이에서 발도르프 학교가, 우리 학교가 더 힘을 내야겠구나 싶습니다.^^
맞아요.
적어도 우리가
요하네스버그에 가서
남향집을 찾아 헤메는 일은 없어야겠지요??
언제 어디서나
배움에 눈을 반짝이시는
유성 어머니,
함께 공부해서
참 좋았습니다.
사진은 역시 한미희 선생님 카메라가 좋네요~
클라드니도형 1
클라드니도형 2
소중하고 아쉬운 시간들을 뒤로하고
읽으라셨던 책들 바리바리 싸매고 열공중입니다.
과학혁명의 구조는 너무 어려워 쉽게 풀어쓴 책으로 읽고 온라인 강의를 들었어요.
잘 보고 잘 듣는다는 것.
수조에 소리굽쇠 넣는 실험에서처럼 순식간에 지나가는 현상을 붙들고 그 안에 담긴 뜻을 잡아채기란 제게 늘 어려운 숙제이지요.
그럼에도 현상에서 진실을 부여잡을수 있기를,
감각마저도 진실의 출현을 사랑스레 붙잡을 날이 오기를
바랐던 시간들!
과학하기 역사하기 수학하기 지리하기 국어하기가 대체 뭔지 어떻게 할것인지 무더위 속에서 열심히 찾아다니는 교사가 되겠습니다.
감사하다는 말이 참 소용없지요? ㅎ
https://youtu.be/12X-i9YHzmE
지난 과학 연수 중 아주 큰 대형 와인잔 소리가 Octobasse의 껄끄러운 소리와 같다고 말씀드렸지요?
그 영상을 겨우 찾아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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