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정회사를 다니다가 권고사직을 당한 주인공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아들로부터 로봇을 선물받으면서 일어난 일이 작품의 시작이다. 아들은 항공기 사고로 죽었고 어느날 같은 회사의 동료가 로봇을 보낸 것이다. 세탁소 주인 명정이 난감해 하자 주민 세주가 영문학과를 나온 덕으로 문제의 로봇의 출처를 안다. 지금 그 회사는 서비스를 해 줄 수 없는 처지였고 사용 방법이 다 영문이어서 난감했다. 이것도 세주의 도움으로 전원을 켤 수 있었다. 아내가 살아있을 때 다음 아기를 은결이라 지었는데 그 로봇을 '은결' 이라 부르기로 했다. 은결이는 그때부터 세탁일을 도왔고 주인공의 자잘한 먹거리나 집안 청소까지 척척 하게 되었다. 원룸형태의 오래된 집 이층이나 반지하방, 상업구역 2층이 난립한 가난한 주거 공간이다. 그곳에 사는 시호와 준교가 크나큰 역할을 한다. 특히 시호는 로봇인 은결이 인간의 감정을 알고 표현하는 것 같게 한다. 천재 준교는 은결의 미래를 책임지게 되고 준교의 소녀에게 넘겨지게 된다. 과학을 맹신하는 세계가 주인공과 등장인물을 미치게 한다. 나는 일전에 읽은 <김승옥 문학상>서 작가를 알았다. 그 책에서도 작가의 작품이 독특해서 읽어보자 했는데 참으로 성공이다. 노인들의 우울증이나 치매를 위해 다양한 로봇이 등장하는데 이 작품이 그런 세상을 대변한다. 애완견이나 반료묘가 나를 반기고 혼자 있을 때마다 애교를 떨면 정말 좋을 것 같은데 그런 걸 하지 못할 때 로봇이 역할을 해 주면 기쁠 것 같다. 물론 내 운동시간이 적어질 것 같지만~~ 오랫만에 흥미롭고 재미있는 소설을 만나 즐겁고 기쁜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