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또 겉 표지
오늘은 아빠가 또 책 겉 표지에 혹해서 무슨 책인가 클릭해 보았다가
결국에는 읽기까지 한 <탄금>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줄게.
미스터리와 사랑이 함께 잘 버무려져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고
짧은 평을 해 볼 수 있겠더구나.
약간 개연성이 다소 부족하고 억지 설정이 아쉬웠지만,
책은 술술 잘 넘어가더구나.
지은이 장다혜라는 분은 호텔리어로도 일하고,
작사가, 에세이 작가를 거쳐 소설은 <탄금>이 처음이라고 하는구나.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젊은이들의 사랑 이야기 바로 시작해보자꾸나.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빠의 기억 보존 수단으로
너희들에게 편지로 남기는 것이므로 스포일러가 잔뜩 적혀 있단다.
감안하고 읽어주길 바래.
1. 실종
거상인 민상단의 사위인 심열국과 그의 부인 민씨 부인 사이에는
오랫동안 아이가 없었어.
심열국의 장인이 죽기 전 후손을 보고 싶다고 해서,
씨받이를 들여 낳은 아이를 낳았는데,
그 아이가 이 소설의 주인공 재이란다.
아들을 바라고 씨받이까지 들였는데 딸을 낳았으니,
재이는 얼마나 미움을 샀겠니.
그리고 재이의 엄마는 아이를 낳고 곧 죽고 말았어.
그렇다고 들었지만, 아마 사악한 민씨 부인이 죽였다는 소문이 파다했어.
이상한 점은 심열국의 장인 어른이 후손을 보고 싶다고 했는데,
그러면 자신의 딸인 민씨 부인의 후손이어야 할 텐데,
사위에게 씨받이를 안겨 자신의 딸의 속을 박박 긁어 놓고,
자신과 피하나 섞이지 않은 사위와 씨받이의 아이를 후손이라고 여겼을까?
딸이 아니고 아들이 많았다면, 자신의 손자라고 생각했을까?
약간은 이상한 설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아무튼…
뒤늦게 민씨 부인은 임신을 했고 아들 홍랑을 낳았단다.
재이보다 한 살 어렸어.
심열국도 딸에게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어.
재이는 어렸을 때부터 유모 을분 어멈의 손에 의해 자랐단다.
홍랑은 어렸을 때부터 한 살 많은 누이인 재이를 엄청 따랐단다.
그런데 사고가 났어.
홍랑이 여덟 살 때 누이 주겠다고 꽃을 따러 갔다가 그만 실종되고 말았어.
사람들을 사서 다 뒤져봤지만 찾지를 못했단다.
이 일이 전부 재이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하고,
민씨 부인은 재이를 별채에 가둬두고 못나오게 했단다.
재이 또한 죄책감에 하루하루가 고통이었지.
2. 귀향
시간을 흘러 10년이 지나 재이는 19살이 되었단다.
그 사이에 심열국은 홍랑이 사라지고 얼마 안 있어
가난한 양반집 아들 무진을 양자로 들였단다.
이것도 조금은 이상한 설정이라고 생각해.
아이가 사라진 지 얼마나 되었다고, 양자를…
다시 민씨 부인과 아이를 낳으려고 노력해도 될 것 같았는데…
양자를 들여도 좀 어린 아이를 들이지,
재이보다 두 살 많은 아이를… 러브 라인이 안 만들어질 수가 없겠더구나.
무진은 처음 이 집에 왔을 때부터 재이를 좋아했단다.
공식적으로는 남매였지만, 그 이상의 감정을 가지고 있었어.
홍랑을 잃은 지 십 년이 되었지만,
홍랑을 찾기 위해 이름난 추노꾼이란 추노꾼은 다 동원했지만 찾지 못했어.
가짜 홍랑들만 잔뜩 찾아왔지.
거상의 아들이 되는 일이니 비슷하게 생긴 이들은
자신이 홍랑이라고 하면서 다 찾아온 것 같았어.
재이도 지난 십 년 동안 죄책감과 함께 살았어.
자신이 직접 찾아 나서고 싶었지만, 갇혀 있어서 할 수 있는 게 없었어.
이 집을 도망쳐서 중국 연경으로 동생을 찾으러 가는 것이 유일한 소원이었어.
십 년 동안 조선 땅을 다 뒤졌는데 없다는 이야기는
중국으로 팔려갔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
그런데 어느 날 추노꾼이 홍랑이라고 하는 이를 데리고 왔어.
손에 흉터가 있는 것까지 똑같고, 외모는 민씨 부인의 판박이였어.
그런데 그는 평양의 검계 해월루의 실력이 출중한 검객이었어.
어린 시절의 기억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어.
사람들은 그가 겪은 충격으로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어.
심열국과 민씨 부인은 그가 진짜 자신의 아들 홍랑이라고 믿었어.
그렇게 홍랑은 그 집에 머물면서 잃어버렸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찾으려고 노력했단다.
그러나 재이는 한 눈에 그가 홍랑이 아닌 것을 알았어.
가짜 홍랑인 척 하는 그가 가증스러워 멸시를 했어.
뿐만 아니라 홍랑이라면 잊을 수 없는 어린 시절 자신과의 추억을 하나도 기억하지 못했어.
그게 무슨 홍랑이냐 말이야.
그래, 맞아. 재이가 맞았어.
홍랑은 어떤 목적을 있어서 이 집에 오게 된 거야.
복수를 위해서…
3. 사랑
민씨 부인은 재이를 제주도에 있는 어떤 늙은 홀아비에게 혼인시키려고 했어.
하지만, 홍랑이 어머니에게 부탁했어. 보내지 말라고…
재이가 있으면 어린 시절 기억을 더 빨리 되찾을 수 있다면서 말이야.
그리고 숙부와 사촌의 집을 가는데 재이와 함께 가기로 했어.
어린 시절 친하게 지낸 사촌을 만나면 기억을 되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
홍랑의 계획의 균열…
재이에게 마음이 흔들리고 말았어.
재이도 처음에는 홍랑을 미워하고 멸시했지만,
숙부네 집에 같이 다녀오면서
진짜 홍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
…
홍랑이 온 이후 찬밥 신세가 된 무진은 사람을 시켜서 홍랑의 뒷조사를 했단다.
뒷조사를 하면 할수록 홍랑은 진짜가 아닌 것이 확실했어.
그런데 뒷조사가 뒷조사로 끝나는 것이고 청부살인까지 부탁했어.
하지만, 홍랑도 실력 있는 검객이라서 쉽게 죽지 않았지.
다만 중상을 입고 간신히 도망쳤단다.
누가 중상 입은 홍랑을 치료해주겠니,
그래 재이겠지.. 재이는 홍랑을 치료해 주면서 이상한 감정이 생겨났어.
동생이 아니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
홍랑은 복수를 위해 심열국의 집에 왔다고 했는데 어떤 복수일까.
심열국의 민상단은 한평대군이라는 왕의 아들이 후원을 해주고 있었단다.
한평대군은 겉으로는 왕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서 후손도 낳지 않는 충성스러운 동생이지만,
속으로는 미백의 소년들을 잡아 모으는 아주 무섭고 잔인한 사람이란다.
그 소년들을 사람 취급도 안 한고 소품이라고 불렀어.
피부 색깔을 흰 색으로 만들기 위해 잡아온 소년들을 토굴 속에 가둬두기도 했어.
그 미소년들은 누가 잡아오는가. 바로 심열국이었어.
그리고 홍랑도 그렇게 잡혀온 소년들 중에 한 명이었어.
홍랑의 진짜 이름은 신묘였단다.
그렇게 잡혀온 소년들은 대부분 죽어서야 그들의 손아귀에서 나올 수 있었어.
그런데 어느 날 한평대군이 갑자기 죽고 말았어.
그때 홍랑은 탈출할 수 있게 되었고, 평양의 해월루 주인 송월이 신묘를 데려다가 보살펴 주었단다.
송월이라는 사람도 심열국과 인연이 있는 사람이었단다.
송월의 진짜 이름은 꽃님이었는데, 젊은 시절 심열국과 사랑을 했단다.
하지만, 버림 받고 말았어.
심열국은 꽃님을 배신하고 민씨 부인과 결혼을 한 거야.
신묘를 데리고 와보니 사라진 심열국의 아들과 생김새가 비슷한 거야.
그래서 송월은 신묘를 통해 복수를 계획했단다.
신묘의 이름을 버리고 홍랑이라고 지었고, 공부도 시켰어.
홍랑도 심열국과 한평대군은 자신의 복수리스트에 맨 상단에 위치한 이들이었어.
홍랑은 한평대군에게 복수한다고 그의 묘지까지 파내어 부관참시를 했어.
….
심열국도 계속 홍랑을 의심했는데 철썩 같이 믿는 민씨 부인 눈치 보느라
가만히 있었는데,
홍랑의 등에 새겨진 커다란 문신,
그것도 야한 그림인 춘화가 문신으로 새겨져 있던 것을 보게 되었어.
그리고 홍랑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지.
자신이 한평 대군에게 바쳤던 소년들 중에 한 명이라는 것을…
그런데 그건 둘째 치고, 그 문신이 새겨질 동안 홍랑은 얼마나 아팠을까.
그만큼 심열국과 한평대군이 무척 잔인하고 나쁜 사람이었던 거야.
홍랑의 정체를 알게 된 심열국은 홍랑을 창고에 가두라고 했는데,
무진은 더 나아가 불을 질러 홍랑을 죽이려고 했지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단다.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한 무진은 창고에 불지르면서 심열국의 재산도 다 태워먹고,
심열국에게 버림을 받게 되자,
재이를 찾아가 타이밍 맞지 않은 청혼을 하고,
다시 거절 당하자 자결로 삶을 마감하는 바보 같은 행보를 보였단다.
한편,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구한 홍랑은
사실 심열국에 대한 복수를 오래 전부터 해오고 있었단다.
오래 전부터 심열국에게 몸에 좋은 약이라면서 석청이란 것을 주었는데,
그것은 사실 서서히 독이 몸에 퍼지게 하는 것이었어.
홍랑은 처음부터 심열국을 죽인 후 자신도 죽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심열국이 먹은 석청을 본인도 조금씩 먹고 있었단다.
왜? 개연성이 다소 떨어지지만,
이 소설의 엔딩은 홍랑이 죽어야만 완성되는 스토리였어.
4. 진짜
홍랑이 진짜 홍랑이 아니라면,
도대체 진짜 홍랑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그 정체는 오래 전에 묻은 우물을 파헤치면서 실마리가 들어나게 된단다.
그 우물에 어린 홍랑의 유골이 발견된 거야.
내막은 이랬단다.
십 년 전 마당에서 놀던 홍랑은 잘못 넘어져서 돌에 머리가 찍혀 죽고 말았어.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죄로 벌을 받을까 봐
유모인 을분 어멈이 오래되어 파 묻기로 예정된 우물에 시신을 던져 버리고
급히 흙으로 덮어 버린 거야.
나중에 일꾼들에 의해 그 우물은 완전히 흙으로 덮여 버렸지.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그 홍랑이 심열국의 아들이 아니라는 것..
민씨 부인의 하인이자 경호를 하던 육손이가 홍랑의 친부였다는…
…
심열국은 결국 상단이 불법을 저질렀다는 내용이 밝혀져 감옥에 갔고,
홍랑이 그를 찾아가 독이 담긴 물을 주어 죽였어.
홍랑은 민씨 부인도 처단하러 갔다가 재이를 만났어.
그들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을 나누었고…
홍랑은 민씨 부인을 처단함으로써 복수를 끝내고,
자신도 그동안 먹었던 석청이라는 독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어 죽고 말았단다.
심열국과 민씨 부인이 이끌고 있던 민상단에 남은 이는 이제 재이뿐이었어.
재이는 민상단의 대부분을 처분하고 남은 돈으로,
자신만의 사업을 시작하는 것으로 소설은 끝이 났단다.
….
이상, 끝.
PS:
책의 첫 문장 : 매화가 졌다.
책의 끝 문장 : 담벼락 아래 동백이 톡, 꽃망울을 터뜨렸다.
책제목 : 탄금
지은이 : 장다혜
펴낸곳 : 북레시피
페이지 : 408 page
책무게 : 530 g
펴낸날 : 2021년 02월 26일
책정가 : 15,800원
읽은날 : 2021.03.14.~2021.03.15.
글쓴날 : 2021.03.3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