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 육봉능선 산행기
일시: 3월 17일 일요일
참가자 : 남인복 피플러버 회장님, 강만석 산바람, 임병선 알자지라 대장, 김재철 지리산(총 4명)
17일 오전 9시 정부과천청사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전 날 컴불 한영돈 선배님 장남 결혼식이었다. 그래서 3월 산행은 일요일로 변경되었다. 산행일정이 일요일로 바뀐 까닭인지는 몰라도 참석률이 저조했다.
집결장소에 도착했다. 정부과천청사역은 매일 퇴근할 때 다니는 길이다. 집결장소는 7번 출구로, 출구 앞에는 다른 팀 멤버들도 삼삼오오 모여서 짐을 정리하거나 먹을 음식을 나누어 배낭에 담는다.
아침에는 항상 정부청사만를 바라보다가 모처럼 청사 뒤의 관악산을 중심으로 바라보니 관악산이 새롭게 느껴진다. 눈의 초점도 예전과는 다르다. 주로 과천청사 뒤 오른쪽편 연주대 방향을 바라보던 눈이 오늘은 외쪽편 육봉을 향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관악산이 다소 낯선 느낌으로 다가온다.
잠시 후 피플러버 회장님이 도착하셨다. 이윽고 산바람 강만석 형님이 도착하시고, 마지막으로 알대장 형님이 도착하셨다. 희망과 용기 형님이 오려고 했는데 못 오셨다는 등 추가적으로 올 분들이 누구인지를 확인하다 결국 더 참석할 멤버가 없다는 걸 확인하고 4명이 조촐히 산행길을 재촉한다.
정부청사 방향으로 걷다가 총사 앞에서 좌회전을 한다. 이윽고 우회전을 하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건물이 보인다. 그 옆으로 지난 정부에서 역사를 한권의 책으로 단일화하겠다고 온 국가를 시끄럽게했던 국사편찬위원회 건물이 나온다. 요즘은 여기가 쥐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왼쪽에는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과천분원이 자리하고 있다. 공무원인재개발원 본부는 진천으로 옮기고 그 건물은 분원이 되어 남아 있는데 통상 공무원교육원으로 통칭한다.
이제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뒷길을 따라 육봉능선 산행을 사작한다. 육봉을 오르려면 우선 문원폭포로 가야한다. 문원폭포 1.4km, 연주암 2.7km 라고 적힌 푯말이 보인다. 정부청사 뒷편 방향으로 가다보니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왼쪽편 길로 올라야 한다. 하지만 우리 일행은 한 눈 팔고 앞사람을 따라가다 길을 지나쳤다. 바로 이상한 점을 알아채고 왼쪽 길로 방향을 틀어잡았다.
날씨는 봄 날 처럼 따뜻하다. 두터운 겨울 점퍼를 벗어 배낭에 넣었다. 어느덧 문원폭포에 도착했다. 문원폭포가 2개라는 사실은 오늘 처음 알았다. 상, 하에 2개의 문원폭포가 있었다. 상폭포 보다는 하폭포가 더 크다. 겨울 가뭄으로 많은 양은 아니지만 물이 흘러 폭포의 위용을 갖추고 있었다. 하 문원폭포 앞 큰 바위앞에는 모터를 이용한 장난감 자동차 경주를 하는 학생들이 서너명 모여 있었다.
잠시 더 오르니 과천시와 안양시 일원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땀이 흐른다. 오른쪽으로 관악산 KBS 송신소와 과천을 연결하여 짐과 송신소 직원들을 실어나르는 곤돌라가 보인다. 오를수록 전망은 더 좋아진다.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피러회장님이 준비해오신 딸기를 먹었다. 당도가 높은 딸기는 갈증도 해소하고 피로를 푸는데 제격이었다.
육봉능선 자체는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험하기로 유명하다. 2015년과 2017년에도 육봉을 오르다가 사고가 나서 헬기로 후송된 적이 있다. 잠시 후 우리 일행도 험하다는 육봉능선의 진면목을 직접 느껴볼 수 있었다. 두 다리가 아니라 네발을 땅에 대어야만 오를 수 있는 곳이 많다. 원시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때로는 일행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곳도 있다. 육봉능선은 편하게 등반을 지원하는 시설이 정비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가장 원시의 방법으로 기어올라야 한다. 피러회장님도 장비를 동반하지 않은 우리일행들의 도움으로는 바위를 오르는 것이 불가능한 국면에 처한 적도 있다. 결국 다른 등산객의 도움으로 로프를 이용하고서야 육봉능선을 완주할 있었다. 지금 다시 생각하면 아찔한 순간이었다. 당시장면을 사진을 찍어 놓았으면 잊지 못할 추억이 되련만 당시에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사진을 찍을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육봉의 정상은 국기봉이었다. 국기봉이 육봉능선의 정상봉우리 이름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국기봉이란 태극기가 게양된 봉우리라는 뜻인 모양이다. 국기봉에 올라 다른 봉우리를 보니 국기가 게양된 봉우리가 한 둘이 아니다. 국기봉에서 알대장님이 만세를 부르신다. 사진에서 확인하실 수 있다. 평소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으시는 침착한 알대장님의 모습치곤 의외다. 아마도 일행 모두 무사히 육봉의 정상인 국기봉까지 오른데 대한 감격의 표현인 듯 싶다.
연주암까지 오르자는 알대장의 객기(?)를 회장님의 권위로 누르고 잠시 앉아 휴식에 들어간다. 풍광이 좋은 자리를 골라 떡과 빵, 사탕으로 허기를 채운다. 바위 위에서 검은 고양이가 음식을 나눠달라고 협박이라도 하듯 우리일행을 내려다 보고 있다. 마치 세상을 달관한 눈치다.
휴식을 마치고 이제 하산 길이다. 하산길은 공무원교육원 방향이다. 하산길은 비교적 잘 정비되어 있다. 전망대가 잘 조성되어 있고,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이는 봉우리가 표지판에 잘 표시되어 있다. 안양과 과천을 조망할 수 있다.
안양의 인덕원 방면으로 내려오다가 삼거리에서 왼쪽길로 접어드니 과천공무원교육원 뒷길로 이어진다. 길을 따라 과천 자연생태학습장을 지나고 다시 공무원교육원과 국사편찬연구소를 지나 어느덧 과천청사역에 도착했다.
지하철을 타고 사당역에서 내려 음식점을 찾았다. 파스텔시티를 통과해 뒷편 먹자골목에 들어섰다. 식당 이름이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그곳에서 불고기와 육회, 냉면을 먹었다. 젊은 층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탓인지 음식이 조금 단 편이지만 맛있게 먹었다. 회비를 걷자는 알대장의 말을 뿌리치고 점심식사 비용은 모두 회장님께서 계산하셨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린다.
이 걸로 끝이 아니다. 식사 후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겼다. 사당역에서 가장 고급 음식점이 모여있는 파스텔시티 1층의 커피숍이었다. 천장이 높은 고급 커피숍이다. 손님이 카운터에 가서 커피를 시키는 스타벅스식 커피숍과 달리 이곳은 옛날 다방처럼 직원이 주문을 받으러 온다. 이 곳에서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오늘 산행을 마무리 했다. 다음 산행에는 더 많은 분들이 참석하기를 기대하면서......
첫댓글 지리산, 회사 일도 바쁠 텐데 숙제 마치느라 수고했다. 나는 산행기를 읽다 보니 그날의 고생과 아찔함이 다시 생각나느만. ㅎㅎ 정말 육봉은 힘들었어야, 그치? 가 본 사람은 알거라...안 가본 사람은 한번 짬 내서 가보도록... 아침에 기분좋게 잘 읽고 간다~~
기다린 보람이 있었네. 쓰느라 수고했네.
힘찬 산행하고 산행기 쓰느라 애쓰셨네, 다음 산행엔 함께 하세나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시 읽어도 좋습니다 역쉬 한글하십니다 위험천만한 구간을 오르는 무적들이 참으로 부럽습니다 관악산 흠 너의 산 나의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