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0-24(수).덕향의 아침산책. 이루지 못한 꿈[이준식의 한시 한 수]
이루지 못한 꿈[이준식의 한시 한 수]
티끌 없이 맑은 밤, 휘영청한 은빛 달빛, 이럴 때 술은 가득 채워야 제맛. 하찮은 명성과 이익, 부질없이 골머리만 앓았지. 틈서리를 지나가는 빠른 말처럼, 부싯돌 불꽃처럼, 꿈속의 나 자신처럼 짧디짧은 인생이 한스럽구나. 가슴속에 품은 뜻, 그 누구와 터놓고 나누랴. 느긋한 마음으로, 맘껏 천진난만을 즐기는 수밖에. 어느 때면 고향으로 돌아가 한가하게 살아갈까. 거문고 하나, 술 한 주전자, 개울에 비친 구름 한 조각 마주하면서. (淸夜無塵, 月色如銀. 酒斟時·須滿十分. 浮名浮利, 虛苦勞神. 歎隙中駒,石中火, 夢中身. 雖抱文章, 開口誰親. 且陶陶·樂盡天眞. 幾時歸去, 作個閑人. 對一張琴, 一壺酒, 一溪雲.) ―‘행향자(行香子)·마음을 토로하다(술회·述懷)’ 소식(蘇軾·1037∼1101) 개혁파와의 알력으로 온갖 신산(辛酸)을 맛보았던 시인, 그 소외감을 술과 호방한 기질로 애써 감추려 한다. 세상 명리에 매몰되었던 지난날이지만, 시인에게는 못다 이룬‘가슴속 품은 뜻’이 한가득 맺혀 있다. 젊은 시절부터 다져온 웅지이자 신념이다. 하나 세월은 바삐 흐르고 시계(視界)는 몽롱한데 내 뜻을 토로할 지기는 보이지 않는.그렇다고 시인이 진정 자신의 고뇌가 다 부질없다고 생각했을까. ‘느긋한 마음으로,맘껏 천진난만을 즐기기로’만 다짐했다면 진작 훌훌 다 털고 낙향하지 않았을까. 지방관을 전전하며, 때로 투옥되고 유배되는 등 부침(浮沈)이 유별났던 시인. 말년는 멀리 해남도(海南島)까지 밀려났고 끝내 ‘고향으로 돌아가 한가하게 살’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행향자’는 곡조명. 이준식 성균관대 명예교수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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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9rimkIqbL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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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덕향입니다.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마태 5:16) !!!
11-20-24(수) 미국에서 덕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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