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린의 조용한 거리, 비밀을 간직한 서점
인생의 의미를 잃어버린 세 사람이
‘사라진 서점’에서 꿈꾸던 삶을 찾아나선다!
“서점은 발견의 관문,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데려가고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책에 담긴 자신의 이야기를 찾아 기꺼이 그 문을 통과하려는 전 세계 애서가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_이비 우즈
아일랜드 더블린의 어느 조용한 거리. 사라진 서점을 좇는 한 남자가 같은 자리를 맴돈다. 그가 찾는 것은 《폭풍의 언덕》 한 권만 발표한 후 서른 살에 요절한 작가 에밀리 브론테의 두 번째 소설 원고이다. 세상을 놀라게 할 문학사적 발견을 꿈꾸지만, 그 열쇠가 되어줄 서점은 사라지고 없다. 아니, 아예 주소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때, 옆집 반지하 창문으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여자의 푸른 눈을 발견한다. 서점에 대해 혹시 알까? 물어보려는데 여자가 소리친다. “계속 훔쳐보면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 남편의 폭력으로부터 도망쳐 더블린에 온 마서에게 집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그는 수상한 남자일 뿐이다.
100년 전 오펄린의 삶 역시 마서 못지않게 기구했다. 막 참정권도 생겼건만, 젊은 여성에게 결혼이 아닌 길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폭군 같은 오빠의 눈을 피해 도망한 그녀는 파리의 서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의 점원으로 일하며 진정한 자유를 맛본다. 헤밍웨이, 제임스 조이스 같은 작가들과 교류하며 희귀 서적상의 꿈을 키우지만, 여성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은 지극히 한정되어 있었다. 더블린의 헤이프니 레인은 그런 오펄린이 도망 끝에 다다른, 막다른 곳이었다. 다행히 신기한 물건으로 가득한 피츠패트릭 씨의 골동품 가게를 인수한 오펄린은 그곳에 서점을 시작한다. 서가에 책들이 들어차고, 어쩐지 가게도 오펄린과 책을 반겨주는 것 같다. 오펄린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에밀리 브론테의 가려진 삶을 추적하기 시작하고, 모든 일이 잘 흘러가는 듯했다. 하지만…… 100년 후 헨리와 마서의 시대, 오펄린의 서점은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 그녀의 서점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책은 네가 꿈꾸던 것보다 훨씬 크고 나은 삶을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단다”
길 잃은 이에게 문을 열어주는 서점, 그 희망과 연대의 메시지
“문학적 호기심과 마술적 사실주의의 완벽한 결합.
희귀 서적 거래 황금기의 파리와 현재의 더블린을 오가며 펼쳐지는 놀라운 이야기”
_《아이리시 타임스》
무시받지 않기 위해 남성복을 입고, 런던에서 파리로 그리고 더블린으로 도망치면서도 악착같이 자신의 인생을 거머쥐려 했던 오펄린의 강인한 의지는 100년의 시간을 지나 마서를 북돋는다. 어려서는 아버지에게 억압받고, 결혼해서는 남편의 폭력에 신음하며 책 한 권 읽을 여유를 내지 못했던 마서에게 헤이프니 레인의 사람들은 이야기를 권한다. 시대를 풍미한 서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의 여성 서적상 실비아 비치, 남자 이름으로 활동하며 단 한 편의 작품만을 발표한 채 요절한 작가 에밀리 브론테와 브론테 자매들, 마지막까지 오펄린을 지키려 했던 친구 제인, 마서를 받아준 보든 부인……. 시대를 뛰어넘은 여성들의 연대가 책을 통해 숨쉬고 이야기를 통해 빛을 발한다. 그리고 사라진 브론테의 원고를 쫓다 길을 잃은 헨리 또한 마서를 도우며 새로운 희망을 발견한다.
작가 이비 우즈는 서점이 사람들의 추억과 기억, 설렘과 기쁨을 고스란히 간직한 공간이라는 점에 착안해 ‘의지를 가진 서점’에 대한 이야기를 마술적 사실주의로 풀어냈다. 한 개의 씨앗이 큰 나무가 되는 긴 기다림의 여정. 자칫 눈에 보이지 않기에 놓치기 쉬운 가치들과 그것을 새롭게 발견하는 과정의 아름다움을 담은 《사라진 서점》은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희망과 메시지를 전달하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이야기들을 꾸준히 발표하며 무명의 세월을 견뎌낸 이비 우즈의 배경 역시 작품과 함께 주목받았다. 영국에서 먼저 베스트셀러가 된 《사라진 서점》은 미국에서도 큰 성공을 이루었고, 전 세계 28개국에 번역 수출되었다. 이비 우즈는 이전 출간작들 역시 재조명되며 명실상부한 스타 작가로 거듭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