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루군(클리앙)
평소에 축구를 좋아해서 잘 챙겨보는 편이지만, 주변에 이렇게 까지 챙겨보는 사람이 없어서 좀 아쉬운 경우가 많았는데, 그래도 클리앙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선 아시안컵 전반적으로 심판들의 판정이 너무 널뛰는 것 같습니다. 첫게임에 중국심판이 옐로카드를 남발한 이후로 흥행에 도움이 되는 대한민국의 주요 선수들에게 옐로카드를 주지 않기 위한 몸부림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줘야하는 상황 (경기 초반에 이강인선수한테 발 들고 들어가는 건 옐로카드를 당연히 줘야하는 건데 안주니까, 점점 더 경기가 거칠어지는 상황이 되버립니다.)에는 안주고, 이건 구두경고 (이재성 선수 태클이 좀 깊게 들어가긴 했어도, 공을 건들고 발목도 내리고 들어갔는데 아마 역습 차단인 상황이라 준거 같긴 합니다만, 이미 역습이라고 하기엔 한국 선수가 더 많은 상황이었는데 판정이 아쉬웠습니다.)만 줘도 되는 상황인데 옐로카드(거기다 유일한)가 나온건 확실히 아쉬운 상황입니다.
선수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열심히 뛰어줘서 감사했습니다. 욕먹고 있는 조규성 선수도 오늘은 유효슈팅(키퍼가 잘 막았지요. 들어갔으면 경기가 좀 편하게 갔을텐데)도 기록하고 전방에서 압박도 잘하고 열심히 뛰었습니다. 몇가지 아쉬웠던 부분이 전방 압박을 하는데 뭔가 타이밍이 삐그덕거리는 느낌이었어요. 기본적인 전방 압박은 혼자서 열심히 뛴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명의 선수들이 함께 한쪽으로 압박을 해서 밀어줘야하는데,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하게 압박이 진행되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나마 오늘은 양 측면에서 센터링이 올라오기는 했는데, 센터링의 질이 좀 아쉬웠습니다. 일단 수비수들이 밀집되어 있는 상황에서 공이올라오니 조규성 선수나 손흥민 선수에게 잘 전달이 안되기도 했고, 조규성 선수의 피지컬을 이용하려면 좀 높고 빠르게 크로스가 올라와야 할텐데, 애매한 높이로 공이 오니 중간에 다 차단이 되어 버리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다른 의미로 아쉬웠던 부분이 코너킥인데, 다행이 코너킥에서 첫골을 넣긴 했지만 그렇게 많은 셋트피스를 하면서도 그다지 위협적으로 느끼지지 않았던 것은 확실히 문제입니다. 상대선수들이 코너킥을 내줄수록 부담을 강하게 느껴야 하는데 왠지 하나도 어려워 하지 않는 느낌이었네요. 또 신기한건은 역습 차단을 위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김민재 선수가 코너킥 헤더로 참여하지 않는 모습도 보이고, 막판에 급한데 자꾸 그냥 앞으로 밀어줘서 선수들이 공을 돌리는 모습을 보면, 준비한게 별로 없는데 다 떨어졌나 보다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달수네 라이브나 새벽의 축구전문가 영상을 봐도 계속 지적되는 문제인데, 미들과 공격, 미들과 수비의 간격이 너무 넓어서 공이 유기적으로 전달이 안되고, 계속 길게 길게 U자형으로 돌기만하고 위협적인 상황이 만들어지지 못하는 걸 보면서, 상대방이 주저 앉을때 공격기회를 만들어내는 건 아직 어려운 과제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앞쪽에서 정우영, 손흥민, 조규성 선수들이 계속 라인을 브레이킹하려고 뛰는데 미들 지역에서 그 쪽으로 패스 들어가는 타이밍이 약간 반박자에서 한박자씩 느려보이기도 해서 참 밀집수비를 뚫는게 쉽지 않구나 싶어보이더군요. 오히려 좋은 기회들이 만들어졌던 것은 손흥민이나 이강인 선수가 수비수를 묶어 두고 있을때 돌아들어가는 선수들을 통해서 더 많이 만들어진 것 같아 보였습니다. 아시안컵에서는 유명한 두 선수들이 조금더 그렇게 영리하게 플레이를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선수들 컨디션 문제인지 구장 잔디가 조금 더 길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슈팅들이 좀 뜬다는 느낌이 있네요. 이강인 선수 프리킥도 잘 차시긴 했지만, 원래 원했던 궤적보다 조금 더 떠서 날라간 느낌이고 이전 경기들에서 조규성 선수, 오현규 선수 슈팅도 뜨고, 오늘 황인범 선수 공도 뜨고..손흥민 선수 드리블 칠때 보면 뭔가 생각했던거 보다 더 공이 안나가는 느낌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경기장에서 계속 예선을 치뤘던게 굉장히 큰 행운이었구나 싶기도 하네요.
아직 구장에 좀 더 적응을 해야할 것 같은데, 이제 토너먼트가 시작되네요. 개인적으로는 일본이나 사우디 같은 강팀을 만나면 오히려 경기력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은생각도 듭니다. 평가전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한 팀들도 내려앉을 이유가 없으니 부딪혀보다보면 틈이 생기고 해서 골도 더 쉽게 넣는 느낌인데, 확실히 대회에서는 다르네요. 앞으로 토너먼트에서 강팀들이랑 싸울때 더 한국 대표팀 다운 모습이 보여지리라 생각합니다. 카드 관리랑 체력 관리 잘해서 아무쪼록 우승까지 했으면 좋겠네요.
그건 그렇고 감독은 어떻게 해야할 거 같은데..선수들이 다 제각각 뛰잖아요..오죽답답하면 김민재 선수가 우측 오버래핑을 들어오냐구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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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잘
벤투의 빌드업 축구가 없어지지도 안 없어지지도 않은 잔재만 남은 느낌입니다.
빌드업 축구를 하려면 라인이 촘촘해져서 패스 주고받을 선수가 패키지처럼 움직여야 하는데
라인이 넓은데 벤투시절의 빌드업 축구를 하려니 중간에서 공이 사라지는 느낌이더군요.
이건 빌드업 축구도 아니고 뒷공간을 중점적으로 노리는 롱패스 축구도 아니고
클린스만의 축구가 무언지 하나도 알수가 없더군요.
거루군
@정정잘님 전방에서는 약간 벤투식의 축구가 보이긴 했죠. 주고받다가 짤라서 들어가는.. 근데 그것도 다 타이밍이 안맞아요. 풀백이나 윙어가 들어가서 컷백해주면 전방 공격수가 짤라들어가줘야하는데 그런것도 잘 안보이고 약간 맞춰놓은 플레이가 하나도 없는 느낌입니다. 뒤에서는 어쩔수 없이 전방으로 뻥뻥 차버리고..난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