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잔치를 코 앞에 두고도 답례품을 정하지 못했다는 아들내외.
나도 손녀 돌선물로 무엇을 해줄까? 고민을 하던 차에
의례적인 금반지나, 팔찌를 사주면 그만이겠지만
여러 하객들에게 두루 두루 기억에 남는 선물이 좋을 것 같아
내가 직접 집에서 파운드케이크를 구워 주기로 했다.
초대하려는 하객을 약100명 정도로 했다기에
파운드케이크 100개를 구워야 하는데
직장을 다니면서 파운드케이크 100개 굽는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손녀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 보니
굳이 못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빵재료부터 포장재료 까지
필요한 물품도 만만치 않은 데다가
조금이라도 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인터넷싸이트 여러 곳을 검색하느라 며칠이 걸렸는지 모른다.

★재료: 밀가루 5컵, 아몬드파우더14큰술, 설탕4컵, 계란8개, 코코아파우더6큰술,
식용유2컵, 베이킹파우더2작은술, 소금1작은술, 불린건과일2컵(파운드몰 小 6개분량)
작업을 조금 더 수월하게 하기 위해
그리고 느끼한 맛을 없애기 위해
버터대신 식용유를 사용했다.
위에 사진처럼 한 번에 6개씩
첫 날 8번을 구웠는데
회사에서 오전 근무만 하고 들어와
오후 3시30분 부터 시작해서
8번을 다 굽고 나니 10시가 조금 넘었다.


첫 날 구운 파운드 케이크 총48개...
사무실동료가 이 사진을 보더니
마치 빵공장 같단다.
그래서 다음 날 오후면 폐업할
임시 빵공장이라고 했다.

이것은 다음 날 구운 파운드케이크 총52개


파운드케이크를 만들다 건과일이 부족해서
두 개는 유자파운드케이크로 만들었다.
코코아파운드케이크도 맛있지만
유자파운드케이크는 재료가 비싼 만큼
맛 또한 한 번 먹어본 사람은 유자맛만 찾는다는...
과연 저 두 개의 유자파운드케이크를 가져갈
행운의 주인공은 누구?

유자파운드케이크 두 개를 만들고 반죽이 남아서
머핀틀에 담아 구웠는데
손녀가 이 유자머핀을 어찌나 맛있게도 잘 먹던지...

정성스레 하나씩 포장을 하고...
예쁘게 보이기 위한 불필요한 포장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과감하게 생략했다.

며느리가 옆에서 도와주겠다는 걸
손녀 데리고 친정에 가 있는 게 도와주는 거라며
친정으로 보내고 연 이틀 동안
혼자 음악 틀어놓고 반죽하고, 굽고, 포장 까지 끝내고 나니
밤10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이틀 간의 파운드케이크 100개 만들기 대장정 끝~~~~
손녀를 사랑하는 마음과 정성을 듬뿍 담아
집에서 직접 만든 답례품이라는 말을 들은
하객들도 가히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몸은 비록 힘들었지만 마음은 흐믓, 뿌듯 작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