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섬진강 기차마을에서 기차를 타고
섬진강변을 따라가는17번 국도를 따라가다가
인적이 없는 반대편의 호젓한 국도로 드라이브를 즐기다보니
어느새 점심 시간이 되고 구례까지 도착했습니다.
아버지께서 공직에 계실때 근처에 들리실 일이 있으면 가끔 찾으셨다는 식당이 있어서
맛집 블로그를 하는 아들을 꼭 한번 데리고 가보고 싶으셨다고 합니다.
공무원이라면 절대 자신의 부를 위해 투기를 해서는 안된다고 하셨던 아버지...
한때는 경제적으로 좀 더 부유했으면 하는 어리석은 생각에....
또 다른 사람들은 다 그렇게 사는데... 하면서 불평을 하기도 했었지만
그 마음이 요즘 청문회를 보니 참 대단해보이네요.
네비양의 도움으로 어렵지않게 식당에 도착했습니다.
찻집과 같이 운영하는 식당이라서 그런지 식당 간판보다 찻집 간판이 더 크네요~
위치는 화엄사 입구쪽에 있습니다.
자세한 것은 아래 지도 참고해주세요.
한지에 적어놓은 메뉴판이 참 정감있네요.
어머니와 저희 부부 그리고 두 아들녀석이 있어서
가락원 모듬식 3인분을 주문하려다가 매생이국 채묵밥이 맛있다고 해서
모듬식 2인분과 매생이 묵밥 1인분을 주문했습니다.
주인장이 차와 도예에 관심이 많은 분이셔서 그런지 물컵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한상 가득차려진 밥상입니다.
왼쪽 아래 초록색 동그란 것은 매생이전인데
사진 찍기도 전에 이미 한조각이 입으로 사라져버렸네요~ T.T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매생이 묵밥을 1개주문하기를 잘 한 것 같습니다.
다른 반찬의 종류는 비슷하고 매생이전 1장, 조기 1마리 차이에 가격의 차이가 좀 있어서요~
물론 매생이국 채묵밥을 모듬식에도 내주고 따로 주문한 것이 양이 더 많았습니다.
전체적으로 반찬들이 깔끔하고 조미료의 맛은 하나도 느껴지지가 않았습니다.
자연 그대로의 맛을 잘 살려낸 한 상이였습니다.
반찬들 하나하나 다 사진을 찍어 올리고 싶지만 못올리는 마음...
미안하다!! 된장찌개, 조기. 기타 등등의 산나물들아~~
온전하게 찍은 매생이 전입니다.
겨울이면 매생이와 굴만 넣고 끓인 매생이국을 너무 좋아해서
일부러 찾아 먹으러 다니는데 매생이 전은 좀 생소합니다.
매생이가 담은 바다의 향이 조금은 덜 느껴지지만
자주 볼 수 없는 특이한 요리이고 따끈한 상태라서 참 좋습니다.
한 젓가락 드셔야죠??
양배추 데친 것과 제가 좋아하는 호박잎 쌈입니다.
호박잎은 넓게 펴서 양념 간장 조금 찍어 먹어야 제 맛이죠~ 츄릅...
죽순나물도 있구요~
달콤 상큼한 매실 짱아찌도 있습니다.
향긋한 표고버섯 나물과 뒤에 참나물도 있었군요.
동치미는 좀 약한 느낌이.....
장독에서 막 꺼낸 얼음 동동 띄워진 동치미의 맛이 그립습니다.
도토리묵도 다른 곳에서 먹는 것보다 향이 더 진했어요~
뒤에 가지나물도 있었어요~
바삭바삭한 다시마 무각같아서 여쭤봤는데 기억이 잘 안나네요~
제일 인상에 남았던 산수유 정과입니다.
갑자기 광고가 떠오르네요~
"산수유~ 참~ 좋은데..... 정말 좋은데....." ㅋㅋ~
하나 입에 넣으면 새콤 달콤 쌉스르한 맛이 입안의 잡맛들을 다 잡아주는 느낌입니다.
모듬식에 같이 나왔던 매생이국 채묵밥입니다.
공기밥도 한그릇 따로 나옵니다.
겨울에 진하게 끓여먹던 매생이국과는 좀 차이가 있지만
제철에 이 정도 솜씨의 매생이국을 먹는 것도 쉽지는 않아보입니다.
도토리묵채도 들어있고 신김치와 계란 고명도 올려져있습니다.
자 마지막으로 매생이국 채묵밥도 한번 드셔보세요~
후식으로 나온 구수한 황차(발효차)입니다.
이렇게 한잔씩 하면 기분이 참 좋아집니다.
그 많은 반찬들이 다 어디로 갔을까요???
옆에는 차를 마실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물론 여기서 차를 마시려면 차값을 내야죠~
지리산 입구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예쁜 다기에 맛있는 차 한잔의 여유...
아~~ 그립습니다.
명함도 한장 챙겨봅니다.
조미료에 길들여진 분들은 뭐 이래 하실수도 있지만,
재료 본연의 맛을 잘 살려낸 곳입니다.
앞으로 일부러 화엄사쪽으로 일을 만들어 내려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첫댓글 저녁먹기전에 배고픈 시간인데, 고문이군요~ ^^; 푸짐한 반찬에 한끼 맛있게 드신듯...
매생이국은 제철이 아니라서 좀 아쉬웠지만 반찬들이 하나같이 다 정갈해서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3년전 혼자 남도 맛집기행때 한정식의 본고장 순천에 내려간적이 있는데 옆동네 구례에도 이런곳이 있었군요.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순천에도 맛집들이 참 많죠~
구례에도 유명한 곳들도 많고 숨겨진 맛집들도 참 많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상차림으로 식사하면 200년 장수하겠어요 ㅎㅎㅎ
매일 먹을 수 있다면 정말 장수할 것 같아요~ ㅋㅋ~
감사합니다.
이런 상을 받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겠어요.... 좋은 정보 ㄳ ㄳ
네... 몸도 마음도 차분해지는 곳이였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