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 정각에 오늘의 행사장인 소공동 롯데호텔 2층 크리스털 볼룸 라운지에 올라간다.
홀에는 벌써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고 내가 아는 분들도 많다.
그 이유로는 나는 졸업 후 바로 수련을 받았으니 몇년 선배님들도 잘 알고 있으며
학생 때에도 서클활동, 다른 지방 의대 하숙생들과도 같이 놀았고.
동창회에서 하는 행사인 바둑대회, 총회, 등산대회, 송년회 등 등 대부분 참석을 하고
또 여러 학회나 위원회에서 같이 활동한 분들이 많기 때문,
와인 한잔을 들고 아래의 안주를 하나씩 맛보면서 한바퀴 돈다.
저기서 누가 인사를 하는데 내가 군대에 가있을 때
산부인과 취프로 나의 둘째 딸을 받아 준 1년 후배 정애리 선생과
부군인 백병원 이비인후과의 전병훈선생, "형, 내년에는 식사한번 같이 해요."
첫째는 나의 인턴 동기인 군대에 갔다오고 역시 같이 취프 동기인 나의 4년 선배가 받았고.
이게 바로 특진이지요.
같이 이야기를 하시던 송인경, 이영일 선배 등이 최근 뇌졸증으로 입원한 박실무선생 안부를 묻는다.
돌아보니까 후배 박인숙선생이 있어 "지난번 부러진 팔은 어때요? 했더니 기억해 주어 고맙단다.
박 선생은 의협신문에 몇번 실은 글을 보면 똑부러지게 잘 쓰고
피아노 연주도 수준 급. 자기가 낸 책을 보내어 준다며 명함을 받아갔다.
오늘의 함춘대상을 받게 될 최인섭동기 부부가 김종화부회장과 한 커트.
그리고 나와도 같이 찍었다.
큰 얼굴을 작게 보이려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이었는데.
보기가 좋아서 아이스 커팅을 찍었으나 찍고 보니 별로.
오늘 저 자리에 올라 갈 영광의 인물들은?
함춘학술대상 수상자의 프로필
여기에 김인권선생은 나의 후배로 내 밑에서 인턴생활을 할 때부터 나는 그의 근면성과 성실함을 보아 왔었고
시상식 후에도 다음 날 수술 약속이 있다며 자리를 떤 것을 기억한다.
저 가운데 나의 것이 있을까?
미팅을 가도 폭탄을 맞고, 다 되는 빙고에 걸리지도 않는 나이니까.
박용현 동창 회장님의 인사말씀
이어서 시상식이 거행되었는데.
오늘의 최고상은 상금 3천만원의 동아함춘대상으로
동아제약의 강신호회장님이 출연하였기 때문 직접 시상을 하시고.
수상자부부와 기념 촬영
어떻게 얼굴에 웃음이 나오지 않을까.
여러 시상자들과 모두 기념촬영.
앗차, 그러보보니 동창회장님이 딴데를 보고 계시네.
좀더 가까이에 가서 한장 더.
우리 강석철 동문의 아들인 경희대 음대의 강교수가 바리톤으로 청중의 휘어 잡는다.
그 자리에서 강동문이 소개 되고 강교수가 자기가 어릴 적 가족들 앞에서 노래를 불렀고
오늘 "아버지 제가 이렇게 노래를 부를 줄 아셨어요?"한다.
카르멘 중 투우사의 노래에서는 박수를 유도하고
물망초에서는 Humming을 따라 시키는 무대 매너도 훌륭하다.
내년 3월에는 새로 개수한 예술의 전당 리싸이틀 홀에서 독주회가 있다니 기대된다.
바로 보이는 김희주선생은 나의 5년 후배로 대치동에서 영재소아과를 운영하고 있다.
부군이 사법연수원장을 끝으로 변호사로 개업하신 나의 친구의 친구.
내 옆에는 10년 후배 여선생 자기도 메디게이트의 음남회원이었다며 나보고 "아직도 나가십니까?"
우리 테이블까지 찾아 오신 동창회장님
디너는 냉채부터 시작을 하였고 맥주와 와인으로 몇 순배 씩 술이 돌아갔다.
우리 동기들은 많이 참석하여 겨우 영화 관람권을 얻었다.
우리 4년 선배자리에 앉아 계시는 낯익은 분은 누구?
이 길녀 전동창회장님의 건배사.
해맑은 미소의 우리나라 소아외과의 권위인 박귀원교수,
귀찮은 환자를 부탁하여도 언제나 잘 봐주고 있다.
헤드 테이블에서 우리 테이블로 찾아 온 수상자부부와 기념촬영.
나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간신히 한자리 끼었네.
나올 때는 와인 한병과 두산 캘린더까지 받고.
일차가 끝나고 모처럼 만난 기회인데 이차가 없으면 서운.
호텔 아래의 "바인"은 자리가 없어 궁색하나마 "페닌슐라"
테이블에 놓아 둔 상패
우리 동기가 마련한 꽃다발
나보고 와인을 골라라 하나 김광현에게 토스
이럴 때는 가능하면 빠지는 게 좋다.
고른 와인은 토스카나지방의 D.O.C급 몬테풀치아노
5년전 Cholaniocell Ca.로 고생을 하였던 최인섭동기.
간의 세엽 중 두엽을 절제하고 소장과 문합 수술, 끝나고 항암요법과 방사선 치료.
전조 증상이 학회로 태국에 갔다가 등이 아픈 것이 었다 한다.
이렇게 회복되어 건강한 것도 "내 '자지' 덕"(內者之德)이라 한바탕 웃음.
광현이는 뭘 그렇게 심각하게 듣고 있나?
이어 나온 이야기는 한회장의 말단비대증 수술.
내가 물었지요. 그것(?)도 커지냐고?
응, 처는 아무런 불만이 없던데.
구두가 맞지 않고 커지고 시계도 손으로 들어가지 않고
진단을 부친 임종윤의 "그거는 해리슨에 다 있는 말"이란다.
가까이 있는 사람은 서서히 형태가 변하니까 눈치를 못채고 오랜만에 보아야 알수 있다며.
이경희 선생이 오늘 오신 4년선배 강조자선생이 오랜만에 산부인과에 들어 온 자기 여자 후배를 이뻐했다며,
다른 한 여의사는 고생을 심하게 하였다고 부언을 한다.
이진용선생님이 목욕탕에서 미끄러져 머리를 다쳐 사고 후 별세하였다며 살아가며 조심 조심.
동아제약 강회장을 상가에서도 거기서도 만났다고 정말 건강 하신분이다.
이 때 최인섭이 강회장이 주신 자이데나를 자랑하다 반을 한모씨에게 뺏았기고.
여기에 있는 우리 여덟 명 가운데 지병이 없는 사람은 없다.
신이식, 갑상선 수술, 말단비대증 등등. 단 김광현만 빼고.
그런데 광현이는 병이 "술을 많이 마시는 병과 마시면 취한다는 병"을 가지고 있단다.
누구 염장 지를 일이 있나.
준비한 수상소감을 발표할 시간도 주지 않아 내가 대신 여기에.
"너 차 안기지고 왔지?" "당근"
같은 동네에 살기 때문에 오늘도 집에 갈 때 박사기사가 운전하는 좋은 차를 타고 호텔 주차장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그러니 안선생은 비싼 아이스크림을 주문하여도 좋다.
내가 오늘 이런 재미있고 유익한(?) 자리에 안 오면 어느 자리에 있을까?
이 모든 것들을 준비하여 주신 동창회 회장님을 필두로 임원진, 사무직원들.
하나의 불편함도 없이 행사를 도와준 호텔 측에도 사의를 표한다
첫댓글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오랜만에 최인섭, 박귀원 선생 얼굴도 보게 되었네요... 꼭 동기동창회 모임 같습니다.
피치못할 다른 모임이 있어서 참석 못했음을 애석하게 생각합니다. 최교수 함춘대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건강한 모습을 보니 보기좋습니다. 전임 회장님을 비롯하여 많은 동기들이 참석하여 축하해 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유교수가 올린 글과 사진들도 고맙고... 혹시 최교수를 위한 동기모임이 따로 있을 기회는 없는지 궁금합니다.
최인섭은 22일 아침에 떠났고 동기여러분에게 감사의 뜻을 전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받은 상금에서 5백만원을 동창회에 기증했다고 합니다. 아마 미주동창회에도 기증을 좀 하여야 할것 같군요.
모두 즐거운 크리스마스와 신나는 새해를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내년에는 좀더 자주 맞나서 술도 먹고 골프도 칩시다.
김광현
광현아. 네가 와인고르는 보습이 무슨 공부하는 것 같지 않아.ㅎㅎ
그래도 내가 사진을 찍었으니 동기들 골고루 나왔지요.
마치 현장에 가 있는 듯하네요. 재미 있게 읽었습니다. 최인섭은 오랫만이라 그런지 길에서 만나면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겠네요. 수상을 축하합니다.
너도 왔었더라면 좋았을 건데. 산에만 가지 말고 이런 모임에도 참석하세요.
다 같이 찍은 사진 중에 유교수 손이 흐릿한 건... 혹시 유교수가 싫어하는 V자?
그게 아니고 아마 포즈도 취하기 전에 찍은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