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1 연중 제19주일. 성녀 글라라 기념일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41-51
41 예수님께서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하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유다인들이 그분을 두고 수군거리기 시작하였다.
42 그들이 말하였다.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 예수가 아닌가?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도 우리가 알고 있지 않는가? 그런데 저 사람이 어떻게 ‘나는 하늘에서 내려왔다.’고 말할 수 있는가?”
43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너희끼리 수군거리지 마라.
44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 그리고 나에게 오는 사람은 내가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릴 것이다.
45 ‘그들은 모두 하느님께 가르침을 받을 것이다.’라고 예언서들에 기록되어 있다.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배운 사람은 누구나 나에게 온다.
46 그렇다고 하느님에게서 온 이 말고 누가 아버지를 보았다는 말은 아니다. 하느님에게서 온 이만 아버지를 보았다.
47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48 나는 생명의 빵이다.
49 너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고도 죽었다.
50 그러나 이 빵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으로,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
51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 축일을 맞이하는 클라라 자매님, 축일 축하합니다♡♡♡
앗시시, 참 좋아하는 도시 중 하나입니다. 길쭉하게 생긴 이 산위의 중세도시 한 쪽 끝에는 작은 형제 수도회의 모원인 성 프란치스코 바실리카가 있고, 다른 한 쪽 끝에는 클라라 관상수도회의 모원인 성녀 키아라(클라라의 이태리어 원명) 바실리카가 마주보고 있습니다. 두 바실리카(대성당)가 온 도시를 꼭 품고 있는 형상입니다. 프란치스코와 키아라 두 성인들의 청빈과 겸손을 닮은 참 평화롭고 아름다운 중세 도시의 삶을 그려볼 수 있게 합니다. 페루지아에 살 때는 매주말에, 로마에 살 때는 거의 매달 찾았던 앗시시, 그 어느 한 구석에 자리잡고 앉아도 하느님 나라의 평화와 선, 그 자체에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청빈과 겸손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삶의 길,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키아라 성녀의 관상 수도생활에서 퍼져 나오는 하느님 나라의 평화와 선입니다. 작은 교회인 이 수도자들의 기도가 소돔과 고모라처럼 악취를 풍기는 세상을 멸망이 아니라 맑고 향기로운 세상, 하느님 나라의 완성에로 이끌고 있습니다.
요한복음서는 기적을 표징으로 표현합니다. 그럼으로써 기적이 지닌 뜻을 강조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병이어 빵의 기적으로 가난하고 배고픈 군중을 배불리 먹이셨습니다.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과 참된 행복과 기쁨과 평화와 자유를 선포하셨습니다.
앗시시의 프란치스코와 키아라가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청빈과 겸손으로 무너져 가는 교회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위기에 처한 위험한 세상을 아름다운 세상으로 변화시켰습니다.
우리 밥집에서 배고픈 식구들과 밥을 먹으며, 예수님의 오병이어 빵의 기적을 체험합니다.
부소치리 성 클라라 봉쇄 관상 수도원에서 수도자들과 미사를 봉헌하며, 예수님의 오병이어 빵의 기적의 표징을 봅니다.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과 참된 행복과 기쁨과 평화와 자유를 봅니다.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천상병, '귀천' 중에서)
예수님의 빵의 표징을 깨달은 이들의 '영원한 생명'의 삶에 대한 최고의 이해입니다.
우리 밥집 식구 현수, 명수, 정수 말대로, 생노병사로 말미암아 세상은 고해, 고통의 바다인가? 죽으면 만사가 끝나는, 인생은 허무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과 사랑으로, 공감과 연대와 나눔으로 세상은 풍요롭고 아름다운 하느님의 나라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 사부이신 키아라 성녀의 축일을 맞이하는 모든 클라라 관상수도회 모든 회원님들에게 축일을 축하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