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1924~2015), [누가 울어 2], 1989,
종이에 색, 78.5×98㎝,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선출 1978년]
천경자는 1941년부터 도쿄 여자미술전문학교(女子美術專門学校) 일본화과에서 수학했으며, 유학 중 1942년과 1943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연달아 입선했다. 1945년부터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 재직했고 1955년 제7회 《대한미술협회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1957년에는 한국화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백양회(白陽會)와 서양화가 단체인 모던아트협회에서 활동하면서 소재, 주제, 기법 면에서 다양한 실험을 전개했다. 1969년 제10회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참여했으며, 프랑스로 건너가 유럽과 남태평양을 여행했다. 천경자는 일본 유학시기에 일본식 채색 인물화풍을 익혔으나, 광복 후 자신만의 새로운 채색화 기법을 개척했으며, 자전적인 성격의 여인상을 동물, 꽃, 뱀 등의 소재들과 함께 낭만적이고 은유적인 화면으로 표현했다.
<누가 울어 2>는 노을 지는 아프리카의 초원을 배경으로 관능적인 나체의 여성이 비스듬히 누워있다. 검은 양탄자 위에는 꽃으로 장식된 모자와 장갑, 황금색 목걸이와 트럼프 카드 등 덧없는 탐미와 욕망을 암시하는 사물들이 놓여있다. 이 작품은 천경자가 모친과 남편을 떠나보낸 후 슬픔을 잊기 위해 그린 자전적인 작품으로, 작가는 그림을 그리며 가수 배호의 ‘누가 울어’를 듣고 동명의 제목을 붙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