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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영어수업은 새로 지은 한국 교회의 커다란 회의실에서 열렸다. 한 부유한 야키니쿠 가문이 큰 돈을 기부하여 최근에 지어졌다. 유럽식 이름이지만, 존 메리멘 선생님은 아기 때 미국인 선교사에게 입양된 한국인이다. 영어는 그의 모국어이다.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한, 우월한 식단 덕분에, 존은 한국인이나 일본인보다는 상당히 더 컸다. 거의 180cm 키에, 어디 가든 소란이 있었고,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거인 같았다. 일본어와 한국어를 유창하게 말했지만, 미국식 억양이 남아있었다. 체격 뿐 아니라 그의 버릇도 눈에 띄게 이국적이었다. 존은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놀리기 좋아했고, 뭔가 웃기는 일이 있으면, 그는 누구보다 크게 웃었다. 눈치 빠르게 존이 철이 없다는 것을 타인들에게 잘 설명해주는 참을성 많은 한국인 아내가 없었다면, 그는 자신의 문화적 실수 때문에 훨씬 더 자주 곤란에 처했을 것이다. 장로파 목사가 보기에, 존은 너무 지나치게 쾌활해 보였다. 그는 신념과 지성이 나무랄 데 없는 좋은 사람이었다. 자동차 타이어 회사 상속자인 그의 어머니, 신시아 메리멘은 그를 프린스턴과 예일 신학대에 보냈고, 아시아에 복음을 전하러 가서, 그의 부모는 기뻐했다. 그의 보기 좋은 피부색은 황금색이라기보다 황갈색이었고, 언제나 매력적인 그의 검은 눈동자는 여자들이 그의 옆에 서성대게 만들었다.
대체로 무관심한 여자인 유미는 모든 학생들이 존 목사라 부르는 선생님을 존경했다. 그녀에게 존은 한국인이 매춘부나 술주정뱅이, 도둑이 아닌 더 나은 세상에서 온 사람을 대표했다. 매춘부이며 알콜 중독자인 유미의 엄마는 돈이나 술을 위해 남자들과 잤다. 포주이며 난폭한 주정뱅이인 그녀의 아버지는 범죄를 저질러 자주 투옥되었다. 유미는 세 명의 이부 언니들도 성적으로 헛간의 가축들과 다를 바 없다고 느꼈다. 그녀의 남동생은 어려서 죽었고, 곧바로 열 네살 나이에 그녀는 여동생과 집에서 도망쳤다. 섬유공장의 허드렛일로 여동생이 죽을 때까지 간신히 먹고 살았다. 여러 해가 지나, 유미는 뛰어난 재봉사가 되었다. 그녀는 가족과 연락을 끊었는데, 그들은 오사카 최악의 구역에 살고 있었다. 길에서 엄마와 닮은 여자를 보면, 유미는 다른 쪽으로 건너가거나 돌아서 걸어갔다. 미국 영화를 보고나서, 유미는 언젠가는 캘리포니아에 살면서 헐리우드의 재봉사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북한으로 혹은 더 많은 지인들이 남한으로 돌아갔지만, 그녀는 어느 쪽에도 애정이 생기지 않았다. 그녀에게 한국인이란 존재는 단지 끔찍한 장애물이며, 버릴 수 없는 부끄러운 가족이 있거나 가난을 의미했다. 왜 그녀가 거기에 살아야만 할까? 하지만 그녀는 일본에 정착하는 것을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일본은 사랑을 주지 않는 사랑받는 계모 같았고, 그래서 그녀는 로스 앤젤레스를 꿈꾸었다. 허세와 원대한 꿈을 가진 모자수를 만나기 전에는, 유미는 침실에 남자를 들인 적도 없다. 이제 그와 가까워졌으므로, 유미는 함께 미국으로 가서 다른 삶을 살고 싶었다. 미국은 멸시당하거나 무시당하지 않는 곳이었다. 일본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열다섯 명의 학생들이 주 3회 저녁반 영어 수업에 참여했다. 모자수가 오기 전에는 유미가 존 목사의 수제자였다. 모자수는 형인 노아와 집에서 영어 퀴즈를 내며 여러 해 동안 자연스럽게 공부했으므로, 그녀보다 훨씬 유리했지만, 유미는 개의치 않았다. 그가 자신보다 영어도 잘하고, 돈도 더 잘 벌고, 변함없이 친절했으므로 그녀는 안심했다.
매 수업은 존 목사가 교실을 돌며 학생들에게 여러 질문을 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모자수” 근엄한 목소리로 존 목사가 물었다. “파친코 사업은 어때? 오늘 돈 많이 벌었어?”
모자수가 웃었다. “네, 목사님. 오늘 많이 벌었어요. 내일은 더 많이 벌 거예요. 돈 필요하신가요?”
“아니, 됐어. 모자수.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줘. 우리 가운데에도 많아.”
“파친코 돈은 내 것은 아니예요. 목사님. 사장님은 부자이지만, 저는 아직 아니예요. 언젠가는 저도 부자가 될 거예요.”
“넌 부자가 될 거야.”
“네. 전 부자가 될 거예요. 목사님. 남자는 돈이 있어야죠.”
존은 모자수를 보고 부드럽게 웃었다. 모자수의 그런 맹신적 관념을 바로잡아 주고 싶었지만, 그는 유미에게 고개를 돌렸다.
“오늘 유니폼 몇 개나 만들었어요?”
유미는 미소 지었고, 얼굴이 붉어졌다.
“오늘은 조끼 두 개를 만들었어요. 목사님.”
존은 다른 학생들에게 갔고, 남은 학생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도록 독려했다. 그는 한국인들이 영어를 잘하기를 바랐다; 누구도 그들은 무시하지 않기를 바랐다. 그는 뉴저지, 프린스턴의 안락한 삶을 버렸다. 일본의 가난한 한국인들에게 연민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를 사랑하는 부모의 따듯함으로 가득 찬 멋진 유년 시절을 보내면서, 그는 항상 영원히 나라를 잃은 한국인들에 대해 마음이 좋지 않았다. 모자수나 유미 같은 사람들은 한국에 가 본적이 없다. 언제나 고향으로 돌아가는 한국인들에 대한 이야기가 들렸지만, 어떤 면에서는 그들의 마음 속의 고향은 영원히 잃어버렸다. 그의 부모님은 한 아이만 입양해서, 그는 형제자매가 없었다. 부모님과 항상 너무나 행복했으므로, 그는 자신처럼 선택받지 못한 많은 다른 사람들에 대해 죄책감을 느꼈다. 왜 그랬을까? 그는 알고 싶었다. 물론, 불행한 입양도 있었지만, 자신의 운명은 다른 누구보다 더 나았음을 알고 있었다. “선택받았다”는 말은 그의 어머니가 그에게 항상 하는 말이었다.
“우리가 널 선택했어, 사랑하는 존. 넌 가장 사랑스러운 미소를 가지고 있었어. 심지어 아주 작은 아기인데도. 고아원의 여자들은 너를 안아주길 좋아했어. 너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였거든.”
영어를 가르치는 것은 목사로서의 일은 아니었다. 그는 학생들을 개종시키지 않았고, 그들 대부분 교인이 아니었다. 존은 영어 단어의 소리, 미국인들이 대화하는 소리를 좋아했다. 오사카의 가난한 한국인들에게 이것을 주고 싶었다. 일본어가 아닌 다른 외국어를 그들에게 주고 싶었다. 그의 학생들처럼, 존은 일본에서 한국인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그의 생물학적 부모는 주인집에 그를 두고 떠났다. 그때 몇 살이었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부모는 마틴 루터킹의 생일인 11월 10일에 그를 낳았다. 친부모에 대해 그가 아는 유일한 사실은 아침 일찍 친부모가 월세도 내지 않은 방에 그를 남겨두고 떠났다는 것이다. 양어머니는 그건 아마 집주인은 돈과 집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고, 친부모는 어디를 가든, 이런 것들을 그에게 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를 떠난 그들의 희생은 사랑의 행위였다고, 존이 부모에 대해 물을 때마다 어머니는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이 친부모 나이 대의 한국인 남자나 여자를 볼 때마다, 그는 궁금했다. 그도 어쩔 수 없었다. 존은 매우 부자였으므로, 그들에게 돈을 주고 싶었다. 친부모를 만나서 따듯하게 지낼 집과 배고플 때 먹을 음식을 주기를 소망했다.
존 목사가 뒤에 앉은 자매가 사탕을 너무 좋아한다고 놀리고 있을 때, 모자수가 무릎으로 유미를 살짝 건드렸다. 모자수는 허벅지가 길어서 유미의 예쁜 다리를 덮은 치맛자락에 닿기 위해 조금만 움직이면 됐다. 그녀는 살짝 성가셔서 그를 쳤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존 목사는 비가 오면 무엇을 하느냐고 자매 중 동생에게 물었다. 그녀가 “우산”이라는 단어를 생각해내려 영어를 더듬거리는 것을 듣는 대신에, 모자수는 자신도 모르게 유미를 바라보았다. 깊고도 슬픈 눈이 도드라진 턱뼈와 만나는 그녀의 옆모습을 보는 것을 모자수는 매우 좋아했다.
“유미나 쳐다보면서 어떻게 영어를 배울 수 있지, 모자수?”
존이 웃으며 말했다.
유미는 다시 얼굴을 붉혔다. “처신 똑바로 해.” 그녀가 일본어로 모자수에게 말했다.
“멈출 수 없어요, 목사님. 난 그녀를 사랑해요.” 모자수가 선언했고, 목사는 즐겁게 박수를 쳤다.
유미는 공책을 내려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