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기도문] 12월의 기도 (양광모)
"바라보게 하소서"
셔터스톡
12월에는
높은 산에 올라
조그마한 집들을 내려다보듯
세상의 일들을 욕심 없이
바라보게 하소서
12월에는
맑은 호숫가에 앉아
물 위에 비친 얼굴을 바라보듯
지나온 한 해의 얼굴을
잔잔히 바라보게 하소서
12월에는
넓은 바닷가에 서서
수평선 너머로 떠나가는 배를
바라보듯
밀물 같은 그리움으로
사람들을 바라보게 하소서
12월에는
우주 저 멀리서
지구라는 푸른 별을 바라보듯
내 영혼을 고요한 침묵 속에서
바라보게 하소서
그리고 또 바라보게 하소서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홀로 타오르는 촛불을 바라보듯
내가 애써 살아온 날들을 뜨겁게
바라보게 하소서
그리하여 불꽃처럼 살아가야 할
생의 수많은 날들을
눈부시게 눈부시게 바라보게 하소서
양광모, 시인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지난 1년을 잔잔한 마음으로 되돌아보며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다. 눈부셨던 지난 시간들에 감사함을 느끼고, 새로 다가올 앞 날을 기대한다.
양광모는 소소하지만 근원적인 삶의 정서를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일상의 언어로 노래하는 시인이다. 그의 시집으로 『사람이 그리워야 사람이다』, 필사 시집 『가슴에 강물처럼 흐르는 것들이 있다』 등이 있다.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