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0,24-33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24 “제자는 스승보다 높지 않고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다.
25 제자가 스승처럼 되고 종이 주인처럼 되는 것으로 충분하다.
사람들이 집주인을 베엘제불이라고 불렀다면,
그 집 식구들에게야 얼마나 더 심하게 하겠느냐?
26 그러니 너희는 그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이다.
27 내가 너희에게 어두운 데에서 말하는 것을
너희는 밝은 데에서 말하여라.
너희가 귓속말로 들은 것을 지붕 위에서 선포하여라.
28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오히려 영혼도 육신도 지옥에서 멸망시키실 수 있는 분을 두려워하여라.
29 참새 두 마리가 한 닢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 가운데 한 마리도
너희 아버지의 허락 없이는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30 그분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
31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
32 그러므로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
33 그러나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모른다고 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오늘 말씀은 제자들이 박해를 받을 것이라는 내용에 이어집니다. 제자와 스승, 종과 주인의 간단한 비유는 예수님과 사도들에 대하여 말합니다. 높고 낮음의 비유는 사도들이 활동하면서 예수님을 드러내고 그분께서 하신 것을 그대로 따르게 합니다. 이것은 제자의 자세로, 제자와 스승의 관계를 표현합니다.
사도들은 예수님을 앞서갈 수 없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이 비유는 사도들이 겪을 박해에도 적용됩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업적을 지속하는 것처럼 그분의 수난에도 동참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스승이신 예수님보다 더 큰 고통이나 고난을 받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박해에 대한 경고와 더불어 주어지는 오늘 말씀은 사도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길을 그대로 따르는 이들이고, 그 길은 기쁨과 영광만이 아닌 고통과 수난의 길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의 부르심은 이러한 이중적 의미를 모두 담고 있습니다. “나를 따라오너라.”
예수님께서는 이제 몸소 사도들을 위로하십니다. “그러니 너희는 그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 예수님의 위로는 이제 사도들을 넘어 넓은 의미의 제자들, 믿음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향합니다.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로 되풀이되는 “누구든지”는 예수님을 안다고 증언하는 모든 사람을 말합니다. ‘예수님을 안다고 증언하는 것’은 다른 의미로 예수님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우리의 고백은 다른 사람들에게 증언이 됩니다. 이것은 신앙인의 사명이자 선교의 기본 자세입니다.
(허규 베네딕토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