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진정한 삶의 주역은 오륙십년대 피끓는 청춘을 뒤로 한 채 내 가족 내 새끼들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한 지금의 노인들이라 합니다. 며칠 전 tv 에서 기초생활수급 대상으로
부터 예외 된 노인들의 자살문제가 심도있게 다루어졌습니다.
그 분들 하나같이 "우리 때 언제 노후걱정을 돌 볼 여유가 있었겠습니까?" 였지요.
그런데 사회는 딱히 책임져 줄 여유가 별로 없습니다.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자식들이 나
몰라라 한다는 데 있지요.그럴걸 왜 키웠을까요?
가시고기라는 민물고기가 있습니다.세 종류가 있는데 그 중 특히 '잔 가시고기'라는 숫놈
은 부화하기 까지 근 십일 간 일절 먹질 않고 오로지 새끼들 부화하여 자라기 까지 그 곁을
떠나지 않음은 물론이거니와 다른 암컷이 부화하려 접근해도 일절 받아들이지 않는다 합니다.
그래서 새끼들이 부화하여 어느정도 자라면 자신은 죽어 그 먹이가 된다 하니 진정 처절한
아름다움이자 부성애지요.그런데 우리 인간은 그 부모가 나이 들어 힘들다 하여 버리기 일수
이고 거들떠 보도 않으니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왜냐하면 우리 인간은 그 보다 훨씬
더 오랜 세월을 아니 평생토록 자식을 위해 희생하니까요.
그럼에도 미련한 우리 인간은 그저 자식 좋은 대학 가고 그럴싸한 기업에 취업하여 번듯한
며느리 맞이하면 대단한 걸로 여깁니다.참으로 불쌍한 존재이지요 우리네 인간이란...
왜 그걸 못볼까요?
떡잎 부터 알아본다는 옛 속담도 있건만 전혀 눈칱채질 못하니...
그건 욕심이 눈 앞을 가리기 때문입니다.
내 자식 그래도 명문대학은 들어가야 체면이 서지... 아니 적어도 번듯한 직장에 다녀야 하지
않겠나... 며늘아이는 명문 규수를 맞이해야지, 내 아들이 누군데... 합니다.
제가 짧지 않은 세월을 살아왔지만 느끼는 하나 같은 생각은 그러하더라구요. 즉, 우리집
아들 며느리 어떻고,또 딸 자식 여봐란 듯 유학보냈고,아니면 좀 드물지만 의사네 판검사입
네 하는 허장성쇠를 말입니다.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막일 하며 며늘아이는 식당 주방일
도와가며 극진히 부모섬긴다는 얘기는 접한 적이 없습니다.
우리 사는 사회가 언제 그토록 피폐해졌는지 안타깝기만 합니다.
마찬가지로 대부분 올라오는 글 가운데 그래도 괜찮다는 자식 출세 운운하는 분들의 경우
그나마 기본적으로 부모를 멀리하지 않으니 좀 괜찮다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정말 모르고들 있습니다.
효자 자식 하나 제대로 두면 억만금이 부럽지 않다는 그 뜻을...
그건 본인이 효자여야만 알 수 있는 속내 깊은 말이기도 합니다.
자식이 본받는다는 그 옛 뜻은 부모의 됨됨이에서 자연스레 우러나오는 풍취이자 멋스러
움이지요.그걸 굳이 말로 표현할 수는 없고 그저 언외현지(言外玄智.말로 할 수 없는 현묘
한 뜻)일 따름입니다.
오늘 점심 때 둘째 형님한테서 연락이 왔습니다.
어머님 모시고 점심식사 하자고... 그래서 대뜸 아들한테 전화했지요.
"야 시캬! 둘째 아빠가 할머니 모시고 점심식사 하잰다. 빨리 와 알찌~"
그래서 시장 허름한 밥집에 모여 담소나누며 한 두어시간 식사를 같이했답니다.
아들 왈 "맨하탄 월 街에서 일하는 누나 출국한지 9개월인데 정식직원으로 채용된대요"
그래서 제가 말했지요. "어~ 그건 걔가 싫어할텐데..."
아들 왈 "어쨋든 올 11월 일시 귀국했다가 내년에 무조건 고국으로 온데요"
그래 제가 말했지요."그래 잘했어,그래야 아빠 딸이지.이번 대구 육상대회 봐라...
그게 미국인이냐,아니 영국 프랑스 다 마찬가지야,걔네들 조국 맞냐?"
"국적이란 변경가능할 지 몰라도 조국이란 평생토록 변함없는 거야"
"예 아버지, 알아요"
"아빠는 한국인이고 너희들 역시 자랑스러운 아빠의 아들 딸이자 대한의 아들 딸이야"
"예~! 아버지, 그래서 누나는 온데요 ㅎ"
그렇게 흐뭇할 수가 없다.
대한민국에서 날고 긴다는 잘나가는 고시패스자들이 목매에도 바라는 그 좋은 회사로의
취업,아니 그들을 다루며 마케팅과 매니지먼트로의 스카웃을 마다하고 대한의 자식임을
조선의 딸임을 표명하며 오겠다는 내 딸... 오늘따라 그 애가 보고 싶습니다.
'가을이 오면'이란 詩 한수 놓고 갑니다.
秋 來 ...李 賀
추 래 이 하
桐 風 驚 心 壯 士 苦,
동 풍 경 심 장 사 고 가을 바람 소슬히 불 제
장부의 괴로운 심사,
衰 燈 絡 緯 啼 寒 素.
쇠 등 락 위 제 한 소 깜박이는 등불에
여치마저 슬피 우네.
誰 看 靑 簡 一 編 書,
수 간 청 간 일 편 서 그 누가 있어
올올이 엮어진 이 책을,
不 遣 花 蟲 粉 空 蠹
불 견 화 충 분 공 두 비단벌레에게서
오래도록 지켜주리?
思 牽 今 夜 腸 應 直,
사 견 금 야 장 응 직 오늘밤 이 시름
애타는 이 심정,
雨 冷 香 魂 弔 書 客
우 랭 향 혼 조 서 객 빗속에서 나를 찾는
여인의 넋이여!
秋 墳 鬼 唱 鮑 家 詩,
추 분 귀 창 포 가 시 가을 무덤가에 어느 넋이 있어
포조(鮑照)의 시를 읊거늘
恨 血 千 年 土 中 碧.
한 혈 천 년 토 중 벽 천년의 한(恨)이
흙에 묻혀 푸르리.
*이 하: 당대의 시인. 자는 장길(長吉).당나라 정왕의 후손. 어렸을 때부터
천재적 기질이 있어 7세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다.233편의 시가 전
하는데,그의 시적 표현은 신비롭고도 괴이하며,날카로운 감각과
격렬한 정열이 엿보인다.
*詩 자체의 번역이 무척 난해합니다.
처음 桐風은 오동나무 동에 바람 풍인데 오동잎은 가을을 상징하는 바
가을 바람이란 해석이 가능합니다.놀랄 경은 움직이다는 뜻으로 즉, 가을
바람에 장부의 괴로운 마음이 動한다는 의미입니다.
락위(洛緯)는 베짱이 내지는 여치를 가리킴.
청간(靑簡)은 옛날 종이 대신 푸른 대껍질에 글씨를 썼음을 의미.
견(遣)은 보낼 견, ~하게 한다는 사역의 조동사.空은 부질없이.
粉은 가루 분으로 가루를 내다.따라서 꽃벌레들로 하여금 헛되이 좀슬지
못하게 하는 염원.
사견금야조서객. 견(牽)은 끌 견으로 생각을 이끌어낼 수 밖에 없는 안타
까운 심정을 일컬음.
포가시는 포조가 죽은자를 대신하여 쓴 시를 말함.
* 지은이 이하가 22세 때 신병으로 인하여 관직에서 물러나, 가을에 쓴 작품.
가을의 쓸쓸한 분위기에서 그는 인생의 짧음과 죽음이 가까워짐을 예감한
다. 학문이라는 것도 영원하리라 믿어지지 않을 뿐더러 아름답게 죽어간
여인의 넋과 함께 가을 밤 깊은 시간에 책을 읽는 절대 고독속에 기왕의
역사를 통해 파랗게 한을 심고 간 옛사람을 술회하고 있는 것이다.
첫댓글 잘보고 감니다.
행복한 하루 열어 가세요
감사합니다^^
노행자님에게 이렇게 이쁘고 자랑스러운 따님이 있으셨어요??아드님은 친구로 따님은 아빠 코드에 딱 맞아 정말 행복하시죠^^
하이고~~~ 제가 님의 아드님을 진작에 알았더라면...? 정말 아쉽습니다 ㅎ. 님~! 언제나 친절하심에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다시 한번 아드님 결혼을 축하드립니다.
제 친구중에 얘들 결혼적령기를 둔 부모들이 많아요 그중 젤 훌륭한 배필을 중매할수도 있어요 말씀만 하시와요~~
이제 스물 다섯인 제 딸은 서른 넘어 결혼한다 합니다.말씀은 감사합니다만 어느 천년에요~ㅎ
근데.. 왜 가시고기 이야기가 나왔죠?? 그렇게 계속 더 희생을 바라는것은 아니죠?
고귀한 희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지요. 감사합니다^^
딸자랑이시네요,,,,,축하드립니다,,훌륭한 따님 두셔서요,
믿기실 지 모르겠지만 큰애 첫딸을 낳고 전 덩실덩실 좋아 춤을 추었지요.헌데 점점 자라면서 아들넘에게 더 정이 가더군요.그건 어찌할 수 없는 흐름이 아닐까 한답니다.조만간 아들넘하고 또 일박이일 간 여행을 계획하고 있지요^^
노행자님도 가시고기??ㅎㅎㅎ은근히 딸 자랑 다 하시넹....ㅎㅎㅎ 정말 잘 키우셨어요....대한의 딸들은 무지 강하답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가을에 잘 어울리는 시네요....왜 갑자기 비단벌레 껍질 생각이 나노??ㅎㅎㅎㅎ
와~ 꽃님 그거 아시는구나~ 그걸로 옷 해입으면 진짜 짱이지요 ㅎ. 죄송한 말씀이지만 전 아들이 좋아요.그 기분 모르실걸~~요 아마도...ㅋㅋ
빛깔은 또 얼마나 아름답던지....ㅎㅎㅎㅎ남자들은 아들이 얼마나 좋겟어요? 저도 남편에게 아들 못 낳아준 미안함은 있어요...한번도 제게 아들 얘기 안해서 더 고맙지요...그러나 세상사 다 좋을수만은 없는법....ㅎㅎㅎㅎ
돌아와도 이쁘고
안 돌아와도 전 이쁘다고 봐요!
아버지의 조국이 자신의 조국!
언제나 조국은 우리들 가슴에 살아 있으니.......
장한 딸 두셨으니 한턱 내세여~~~~~ㅎㅎㅎㅎㅎㅎㅎㅎㅎ ^^*
울 딸은 전형적인 커리어 우먼 타입이라... 아들 넘이 한 때 그러더군요"누나 같은 사람과 결혼하면 피곤하겠죠" 라고... 아주 순둥이면 모를까 어지간한 남정네들 감당 못할겁니다.어찌됐든 한 턱이라~ "진짜 사돈 남 말 하시네여~" ㅎㅎ
ㅋㅋㅋㅋㅋ~~~~~
서로 한턱 먹었다고 칩시다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