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을 살아내며, 2월의 일기, 사랑하는 사람
“저, 엊그제 밤에는 한 잠도 못 잤어요.”
“왜? 불면증이 있나보지?”
“아닙니다. 그 다음날인 어제는 잘 잤거든요. 한 번도 안 깨고 푹 잤어요.”
“왜 그렇지?”
“왜 그렇기는요,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없고의 차이지요.”
“아하, 그렇구나.”
지난 2022년 2월 20일 월요일의 일로, 문경새재 옛 과것길 초입의 맛집인 ‘새재산장 설악가든’에서, 고향 후배인 그 집 주인 이상만 사장과 나눈 대화가 그랬다.
앞선 대화가 후배의 것이고 뒤따른 대화가 곧 내 것이었다.
‘사랑하는 사람’
그것이 우리들 대화의 핵심이었다.
이날 내가 아내를 동반해서 문경새재 옛 과것길 초입의 그 능이버섯 전골 전문인 그 맛집을 찾은 것은, 5년 전에 창설된 ‘재경문경시산악회’에서 인연이 되어 평소 가까이 지내온 정천도 친구의 초대가 있어서였다.
친구는 자신이 회장으로서 이끄는 ‘신기산악회’가 올 봄 산행을 고향땅 문경새재로 계획하면서, 이날로 그 사전답사를 위해 나선 김에 이 사장의 집을 찾았다는 것이고, 그 김에 문득 내 생각이 나서 그 자리에 초대를 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덕분에 같이 어울려 낮술까지 즐겼다.
그 술판이 끝날 때쯤에 이 사장의 부인이 살짝 데친 두부 한 접시를 들고 나왔다.
그 손길이 참 고마웠다.
그래서 그 부인을 굳이 끌어당겨 자리에 앉게 했고, 그리고 나와 이 사장 둘 사이에 그와 같은 대화가 이어졌던 것이다.
그 대화 끝에, 이 사장은 옆자리에 앉은 아내를 포근하게 끌어안고 있었다.
내 보기에 참 좋았다.
그렇게 후배인 이 사장에게, 내 인생사 한 수를 또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