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어제 학교 직원들과 함께 남해 상주 해수욕장을 다녀왔다. 바캉스가 아니라 우리 학생들(해사대 2학년 350명)이 해양훈련 위문차 갔었다.
부산에서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가는데 날이 상당히 더웠고 초중고 학교가 방학에 들어간 탓인지 도로가 차로 도배를 한듯 몹시 붐볐다.
남해 대교에 이르니 점심식사 때가 됐는지 뱃속에서 고르륵 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 언덕 밑으로 내려가 바닷가 허룸한 식당을 찾았다.
방안으로 들어서자 마자
"아지매! 보소 여기 모듬회 작은 것 한사라 하고 쇠주 한 빙이 하고 시원한 맥주 한 빙이 주소"
하고 자리에 앉았다.
회가 나오기 전에 테이블 위에 내 놓는 쯔께다시를 보니 옛날 생각이 절로 났다.
삶아 낸 껍질이 새 파란 콩꼬투리며, 속이 하얗고 포실포실한 고구마가 먹음직스럽게 보였다.
어릴 적 친구들과 소 먹이러 가서 남의 집 밀이나 쌀보리를 베어다가 짚불에 구워먹고 입가가 마치 아프리카 토인들 같이 시커멓게 도어 서로를 쳐다보며 웃곤 했었지....
갯 내음이 물씬 묻어 오는 바닷가에서 쇠주 한잔 하는 이 기분
친구들이라도 동행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났다.
다시 차를 몰고 남해대교를 건너 섬 저 안쪽으로 깊숙히 들어갔다.
예전에는 남해 인구가 13만 정도 였으나 지금은 6만정도로 줄었다고 한다. 어떤 면에서는 작년에 출생자가 단 1명 밖에 없었다고 한다.
상주중학교에 우리 학생들이 진을 치고 있는데 한20년전에는 전교생이 350여명이나 됐는데 지금은 54명 밖에 되지 않아 폐교도 고려중에 있다고 한다.
학교앞에는 소나무 방풍림이 바닷가를 에워싸고 길게 늘어졌고 그 너머로 넓은 백사장이 끝없이 펼쳐졌다.
날이 더워서 그런지 많은 피서객들이 몰려 들었다. 그 속에서 학생들은 조를 지워 군대식으로 훈련을 받고 있었다.
저녁때 훈련을 맡고 있는 강사들과 지도교수들 그리고 지역유지들을 모아 놓고 위로 파티를 열었다. 지난번 부산 모임때 밀양 김영주화백집에서 한 것처럼 멍멍이를 준비해 놓고 있었다. 남해특산 돌멍게라는 것도 맛을 보게 되었다.
국립공원이라고 해수욕장 가느데도 입장료를 징수하는 것이 기분을 상하게 했으나 내년부터는 상주 해수욕장이 국립공원지역에서 해제될 것이라고 하는데...
경치도 좋고 사람들도 그렇게 붐비지 않으니 친구들 가족과 함께 상주해수욕장으로 피서 가 보는 것도 좋을 듯해서 몇자 적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