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기다리던 매실이 지인을 통해 광양으로 부터 왔다.
그 매실, 무설재 뜨락에도 있으나 올해는 작황이 좋지 않아 스스로 수확하기는 포기하고 주문을 하였던 것.
이번에는 순전히 광양 매실 20킬로가 전부다.
다른 때 같으면 욕심을 내도 한참을 내겠지만 결국에 이 사람 저 사람 나눠주는 일이 더 많아
이제는 그렇게 퍼주는 일은 자제하고 그냥 먹을 양만큼만 저장하기로 했다.
지인은 매실을 가져온 그 날 밤에 몽땅 매실액을 만들기에 돌입하였다는데
개인적으로는 씻어서 하루 정도 말린 후 매실액을 만드는 것을 선호 한다.
사실 성격상 일을 두고는 못참아 어느 날은 일꺼리를 휘리릭 해치우기도 하지만
물기를 제거해야하는 것 앞에서는 인내가 필요한 법이니 다른 준비를 갖춰놓고
매실이 뽀송해질 때 까지 기다려 드디어 설탕과 1 대 1, 혹은 1 대 0.8 비율로 섞어 놓았다.
지난 번 까지는 황설탕을 사용하였으나 티비에서 매실 만큼은 흰 설탕이 낫다고 하여
과감하게 흰설탕을 투적하였다....거른 다음에 맛을 보고 확인사살하겠다.
이번에 매실 발효액 만드는데는 신선의 도움이 컸다
썪어도 준치요 누워 있어도 서방 잇는게 좋다더니 그동안 매번 혼자서 담그던 매실액도 곁에서 거들어 주니 한결 수월하다.
매번 모양 그대로 발효액을 담그다가 이번에는 생으로 고추장 장아찌도 만들고 매실을 건져낸 다음에 남겨진 매실을
또 다른 염장법으로 활용하기 위해 매실의 반은 쪼개기로 했으므로 매실 압착 수제품 기계를 간만에 챙겨서 사용했다.
이 압착기는 몇 해 전 이맘 대 쯤에 취재를 갔다가 그곳 쥔장의 사부께서 흔쾌히 만들어 놓앗던 것을 주신 것으로
그동안 사용할 일이 별로 없다가 드디어 이번 기회에 사용하게 된 것으로 역할이 컸다.
그 덕분에 손으로 일일이 쪼개는 작업을 하지는 않았지만 매실을 쪼개는 수제품 기계를 사용했어도 여자와 남자,
힘의 압력이 달라서 인지 있는 힘을 다해야 했던 쥔장에 비해 신선이 척척 금방금방 매실을 쪼개는 것을 보고
아하, 역시 힘이 다르구나 했더니 문 지방 건널 힘만 있어도 서방의 존재감이 있는 것이라며 큰소리.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쥔장의 손은 완전 쭈글쭈글, 누가 보면 하루종일 물 일을 한 듯 하다.
어쨋거나 월요일 하루,
지난 번에 사온 설탕은 다른 염장 식품에 상요하느라 거의 다 사용하였기에 다시 설탕을 사려고 하나로 마트에 갔더니
지난 번에 롯데마트에서 22600원 주고 산 설탕이 할인행사 중인 농협에서15500원으로 내렸다...젠장
너무 잽싸게 움직이는 것도 손해라는 말씀.
그리고 무설재 뜨락에 심겨지지 못한 햇감자와 절임용 양파까지 구입하여 바쁘게 돌아치다 보니 어느 덧 늦은 밤.
그 밤에 양파 까느라 눈물 꽤나 흘렸다는 후문을 전하며 오늘 하루 시작은 양파 간장을 만들며
잠시 글 한 자락 올리고 씽씽씽.
첫댓글 매실 압착 기계는 정말 탐나네요
저런거 하나 있으면 효자보다 낫겠어요
ㅎㅎㅎㅎ 정말 좋더하구.
그동안 별로 쓸 일이 없어서 방치하였는데 이번에 톡톡히 역할을 하네.
덕분에 안하던 매실 장아찌를 만들었네.
@햇살편지 ㅋ~~~ 그 매실 장아찌가 무설재의 뜨락에서 맛있게 익어가는 향이 벌써부터 군침 고이게 합니나
@개똥이 잘 삭으면 한끼 식사에 근사한 반찬이 되겠지...그날을 기다리삼.
에구 에구 부지런을 떨되 제발 건강좀 살피삼~! 쭈글쭈글한 손을 보니 쨘허네~! ㅜㅜ
ㅎㅎㅎㅎ 쉬엄쉬엄 하고 있네요.
그게 또 제 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들이라서 땡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