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기획
2019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500자 풍경
한국관광공사
청사초롱
2019. 3+4 vol. 500
3세 명의 여행자가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코스를 따라 길을
나섰다.
그들이 들려주는
500자 여행
에세이.
edit 박은경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은
지역의 특색 있는 관광 명소를 권역별로 묶어 한 번에 둘러보는 관광 코스다.
한국관광공사는 10개 권역의 22가지 차별화된 테마여행 상품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blog.naver.com/ktourbest10
5권역 해돋이 역사기행
가슴 뛰게 하는 풍경 속으로
write 최윤태 blog.naver.com/bowoon0421
Course
첫째 날: 울산 태화강 대공원·십리대숲 ⇀ 경주 파도소리길
둘째 날: 포항 호미곶 해안둘레길 ⇀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 ⇀ 죽도시장
과거 울산 태화강은 악취와 오염이 심해 수중 생물이 살 수 없는 죽음의 강이었다. 그런 태화강이 자연이 살아 숨 쉬는 명소로 탈바꿈했다는 소문을 듣고 난생처음 울산으로 향했다. 태화강의 첫인상은 아름답고 놀라웠다. 강 주변으로 대나무 숲이 우거졌는데, 그 규모가 담양 죽녹원과 견줄 수 없을 만큼 어마어마했다. 천천히 걸으며 강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의 율동과 음률에 귀를 기울이니 행복이 샘솟았다.
이어 도착한 경주 파도소리길은 자연이 만든 작품을 감상하는 코스였다. 해안을 따라 걷다 보면 주상절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광주 무등산 입석대와 서석대의 주상절리도
경관이 아름답지만, 경주 주상절리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부채꼴 모양의 신비로운 풍경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둘째 날은 포항으로 이동해 호미곶 해안둘레길 2코스를 걸었다. 망망대해에 놀라고, 자연이 만든 기암괴석에 놀라고, 속살이 훤하게 들여다보이는 쪽빛 바다에 놀라느라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산책을 마치고는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에 들렀다. 연오랑과 세오녀가 탔다는 쌍거북바위의 전설이 흥미로웠다. 고풍스러운 한국식 정원의 아름다움도 경험했다.
점심에는 죽도시장에 들러 싱싱한 회를 실컷 먹었다. 과메기, 문어, 대게 등 청정 동해에서 나는 각종 해산물과 다양한 해초가 입과 눈을 즐겁게 했다.
7권역 시간여행101
시간을 잊게 하는 부모님과의 추억여행
write 허근애 blog.naver.com/swing_h
Course
첫째 날: 부안 채석강·격포해변 ⇀ 내소사 ⇀ 우리밀마을(수제비 만들기 체험)
둘째 날: 군산 선유도 ⇀ 근대문화유산거리 ⇀ 익산 고스락(고추장 만들기 체험)
부모님, 동생과 함께 가족여행을 떠났다. 먼저 도착한 곳은 부안 채석강과 격포 해변이었다. 너른 바다와 깎아지른 해식 절벽이 인상적이었다. 부모님도 연신 사진을 찍으시며 오랜만의 나들이를 만끽했다.
내소사까지는 버스로 30분쯤 걸렸다. 입구에 우거진 전나무 숲이 운치 있었다. 경내에 들어서자 병풍처럼 둘러선 바위 능선이 눈에 들어왔다. 그 아래 서 있는 빛 바랜 건물이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절에서 나와 다시 30분을 달려 우리밀마을에 도착했다. 짐을 풀고 수제비 만들기에 도전했다. 아빠가 반죽을 떼어 물에 넣으시는 모습이 어색해 한바탕 웃음꽃을 피웠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채비를 하고 군산 선유도에 갔다. 선유도는 여의도 면적의 4분의 1 크기에 불과한 아담한 섬이었다. 1시간쯤 유람선을 타고 기이한 암석들을 둘러봤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연이 빚어낸 절경을 감상하는 맛이 제법 좋았다.
배에서 내려 다음 장소인 근대문화유산거리로 향했다. 근대역사박물관을 관람하고 이성당에 들러 단팥빵도 샀다. 우리에게 주어진 3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마지막 여행지인 익산 고스락에서는 항아리 3500개가 장관을 이루는 장독정원을 둘러보고 고추장 만들기 체험에 참여했다. 완성된 고추장은 플라스틱 항아리에 담아 집으로 가져갈 수 있었는데 엄마가 특히 좋아했다.
1권역 평화역사이야기여행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역사여행길
write 박젬마 blog.naver.com/logenjjem
Course
첫째 날: 수원 화성행궁 ⇀ 화성 용주사 ⇀ 인천 자유공원
둘째 날: 파주 임진각 ⇀ DMZ 투어
역사는 현장에서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아이들 손을 잡고 평화 역사이야기 여행에 나섰다. 처음으로 도착한 수원 화성행궁은 조선 행궁 중 으뜸으로 손꼽힌다. 행궁을 둘러보며 정조의 지극한 효심과 사도세자에 얽힌 슬픈 이야기를 들었다.
화성에서는 용주사에 들렀다. 대웅보전 내부에 김홍도가 그린 삼세여래 후불탱화가
봉안돼 있었다. 우리는 한참 동안 그림을 들여다봤다. 어린 눈에도 조선 최고 화가의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는지 자리를 떠나기 아쉬워했다.
용주사에서 나와 인천 자유공원으로 향했다. 자유공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이다. 늠름하게 서 있는 맥아더 장군 동상을 구경하고 잠시 산책을 즐겼다.
이튿날, 파주로 이동해 DMZ 투어에 참가했다. 버스가 검문을 마치는 동안 임진각을 자유롭게 둘러봤다. 아이들은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를 발견하고 신기해했다. 한국전쟁 당시 폭탄을 맞고 반세기 넘게 방치된 기차였다.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투어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는 도라산역이었다. 여기서 기차를 타면 평양까지 갈 수 있다는데, 머지않아 그런 날이 올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기분이 묘했다. 이어 방문한 통일촌에서는 장단콩밭을 둘러보고 농산물 직판장에 들러 민통선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구매했다. 아이들에게도 주부인 나에게도 유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