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따뜻한가?
한 목사님이 설교 중에 시체를 만져 본 느낌에 대하여 말한 적이 있습니다.
교인 한 분의 임종을 지켰는데 숨을 거두기 전 몸은 따뜻하였는데, 숨을 거둔 후 몸은 차가왔다는 것입니다.
생명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따뜻하냐, 차가우냐로 분별할 수 있습니다.
몸도 그렇지만 마음은 더욱 그렇습니다.
우리 마음에 생명이 있으면 따뜻합니다.
그러나 생명이 사라지면 차가와집니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미혼모에게서 태어나 양부모에게 입양되어 자랐습니다.
그의 양부모는 잡스를 데리고 교회에 다녔는데, 잡스가 13살 되던 어느날 목사님께서 하나님의 예정에 대한 설교를 들었습니다.
그는 목사님을 찾아가서 질문을 하였습니다.
"만약 제가 손가락을 하나 들어 올린다면, 하나님은 그 전부터 이미 제가 어느 손가락을 들어 올릴지 아시나요?"
그러자 목사님은 "그렇단다, 하나님은 모든 걸 다 아신단다."
그러자 잡스는 가족이 구독하는 라이프 잡지 1968년 7월호 표지를 목사님에게 보여주었습니다. 표지에는 기아에 허덕이는 나이지리아 동부지방 두 비아프라의 어린이들의 충격적인 사진이 실려 있었습니다.
잡스는 그 사진을 목사님께 보이며 질문하였습니다.
"그럼 하나님은 이것에 대해서도 아시고 이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아시겠네요?"
목사님은 대답하였습니다. "그렇단다. 하나님은 그것도 알고 계시단다."
그 후 잡스는 기독교를 거부하고 다시는 교회에 나가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이후에 선불교에 심취하였다고도 합니다.
어린 스티브 잡스를 만나 상담했던 그 목사님에 대한 아쉬움이 큽니다.
교리적인 확신은 있었는지 모르지만 마음은 따뜻하지 않았던 것 같기 때문입니다.
‘나의 마음은 따뜻한가?’ 너무나 중요한 문제입니다.
어느 순간 자신의 마음이 차가와져가는 것이 느껴진다면 정말 두려운 일입니다.
어느 성도님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어릴적 시원하기로 소문난 논 옆 웅덩이 샘물이 있었습니다.
여름엔 등목을 하던 곳이었는데 가뭄이 심한 어느해 그 웅덩이 샘물이 바닥을 보이도록 퍼서 논에 흘려보내고나니 차가웠던 물의 실체가 드러났습니다.
그것을 보고 모두 기겁을 하고 도망쳤습니다.
샘 깊은 돌 사이 사이에 수도 없이 많은 뱀들이 숨어 있었던 겁니다
한 목사님께서 아파트 위층의 두 아이들로 인하여 힘들었던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아이들이 얼마나 쿵쾅거리는지 몇 번을 올라가서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을 했었답니다.
특히 딸이 입시생일 때는 너무나 마음이 힘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을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칠 때, 얼마나 천진난만하게 인사를 잘하는지 점점 이뻐 보이더랍니다.
그러면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답니다. “그래 저 나이 때는 뛸 나이지”
마음이 바뀌니 어느 순간 위층에서 들리는 소음이 문제가 안되더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교인들이 변화되기를 기다리면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 같은데, 목사님 자신이 변하니 교인들도 변하더라고 하였습니다.
24 시간 주님을 바라보려고 하면서 경험하는 것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입니다.
어느 순간 마음이 차가와져있다면 주님을 바라보지 않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오늘 많은 일들이 있었고 힘든 순간도 있었습니다.
일기를 쓰는 시간, 나의 마음은 따뜻했는지 확인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