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신랑에 대한 글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독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이
“니나님 신랑 너무 귀여워요”내지는
“신랑이 너무 사랑스러워요”
“저도 님같은 신랑 있었음 좋겠어요”
등등 울 신랑의 애교와 자상함을 부러워하는 말들이었다…
이런 평가들은 실제로 울 신랑을 잘 아는 사람들,
특히 울 신랑쪽 식구들에겐 씨도 안먹힐 소리다…
울 신랑으로 말하자면…
자신은 지극히 남자다운 남자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에…
어딜 가든 무지 쿨~ 한척, 남자다운 척~ 행동한다…
울 신랑에게 남자다운 행동이란 건…
촐싹대지 않고 무게잡는다는 걸 말한다…
애교? 밖에선 절대 볼 수없다…
바깥뿐만이 아니라 이십 몇년간 신랑을 낳고 키워준 부모님을 비롯하여
여동생도 여태 한번 본 적이 없다고 한다.
미국에서 사랑하는 연인들끼리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Baby … 베이비… 꼬아서 베이베라고 하는 이 단어인데…
수많은 팝송과 영화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부르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건만 …
울 신랑은 질색한다…
이유는 단하나, 남자답지 않은 단어이기 때문에… -_-
무슨 기준으로 남자답지 않다는 건지는 아무도 이해 못한다.....
내딴에는 로맨틱하게 말해본다…
니나: Baby, I love you
돌아오는 대답은…
신랑: No baby!
어쩌다 신랑 하는짓이 귀여워서 한국말로 할 때도 있다…
니나: 에구 이뻐라, 우리 애기!
역시 돌아오는 대답은…
신랑: No 애기!
그래도 신랑이 기분 좋은 날이구 둘이만 있을 때면 반응이 오지만…
사람들 앞에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Baby나 애기 소리 나오면 인상을 확 쓰면서 하지 말라는
무언의 압력을 준다… -_-
니나한테도 이러니 다른 식구들한테는 더더욱 낯간지러운 소릴 못하는게
울 신랑이다…
식구들이 다 같이 외식을 하러 나간 날이었다…
다들 차에 올라 떠나려는데 갑자기 자동차 밖으로 뛰쳐 나가는 시어머니…
현관문을 잠그고 왔는지 기억이 안 난다는…
(울 시어머니는 외출할 때마다 거의 병적으로 현관문에 집착을 한다…-_-)
어쨌든 자동차 밖으로 뛰쳐나가던 시어머니는…
맘이 너무 급했는지…
아님 새로 산 구두가 발에 안 익었는지…
마당에 좌아아아아아악 ~…
대자로 뻗었다… -_-
과장이 아니라 정말 리얼하게 대자로 뻗으며 앞으로 조금
밀려나가기까지 했다…
시아버지: 여보 괜찮아?
시누이: 엄마! 안 다쳤어요?
니나: 에구 에구!!! (진짜 한국말로 이렇게 외쳤다지… -_-)
놀라서 달려온 식구들이 이렇게 걱정하고 있을 때…
울 신랑을 자상하다, 사랑스럽다, 등등으로 생각하고 있는 독자들은
당연히 신랑도 호들갑을 떨며 시어머니를 걱정했을 거라고 기대하겠지만…
신랑은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고…
양팔을 힘껏 옆으로 뻗으며 이렇게 외쳤을 뿐이었다…
“세이프!!!!!” (-_-;;;)
이제 아시겠는가, 울신랑의 진면목을?
알고보면 니나도 참 불쌍한 인생일 것 같지 않은가……? 흑흑… -_-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 시아버지를 비롯한 식구들이 울 신랑을 가리켜
Soft heart 라고 하는 이유는 뭘까?
글쎄… 왜 일까…?
____________________
언제나 덤벙대느라 그릇 깨고 어디 부딪히기 선수인 니나…
오늘도 화장대 앞을 지나다가 화장대 의자에 무릎을 찍혔다…
니나: 아야!!!!
신랑: …
니나: 아야~!!!! 아야~!!!!
신랑: 조용히 좀 해봐, 집중이 안 돼쟎아!
우씨…
이게 아닌데…
원래는…
니나: 아야!
신랑: 왜?
니나: 여기 아야! (다친곳을 보여준다)
신랑: 오, 저런… 호~호~ better?
니나: Little bit
신랑: 호~ 호~ better?
니나: Little bit
신랑: 호~ 호~ better?
니나: Little… (퍼억~ 독자들의 성원에 의해 이만 중단… -_-)
어쨌든 이렇게 되는 건데…
오늘은 신랑이 기분 나뻐보이지도 않건만 무뚝뚝하다…
니나: 뭐해?
신랑: 공부해…
니나: 뭔 공부?
신랑: 인생공부… -_-
잘났어, 정말…
무슨 인생공부를 책상앞에 앉아서 연습장에 낙서를 하면서 하고 있담?
싸랑하는 아내가 다쳤다는데 거들떠 보지도 않고… 어흑, 서러워…
신랑이 나간 후 도대체 연습장에 뭘 썼나 찾아보았다…
근데… 없다…
뭐냐, 낙서한 종이를 챙겨가지고 다니다니?
점점 더 궁금해진다…
그때 눈에 띄는 단서가 있었으니…
신랑이 낙서한 종이 밑에 깔려있던 종이…
으허허허허허허~
알프레드 히치칵의 영화, North by Northwest 를 보았는가?
그영화를 보면 글씨 쓴 종이 밑에 있던 종이를 사용해서 뭔 글씨를
썼는지 아는 방법이 나온다……
윗종이에 글씨를 쓸 때 눌렸던 자국을 읽는 것! 연필을 뉘여서
살살 색칠을 해주면 글씨가 눌린 자국은 하얗게 남는다…
그리하여 명탐정 니나 홈즈의 활약으로 밝혀진 낙서 종이의 내용은…
도저히 해독할 수 없는 암호였다…-_-
영어에도 없는 단어들이 순서없이 마구 적혀 있었던 것이다…
Tang
Shin
Pocksoo
Soyookyuk
Boda
Naun
Myungsa
이게 대체 뭔소린가?
탱, 신 폭수, 쏘유켝,보다, 내운, 명사… -_-
한국말을 영어 식으로 표기한 건가?
그렇다고 해도…
탕신폭수소유격보다나은명사가 뭐지?
정말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어쩜 정말로 인생공부를 하다가 득도했는지도… -_-
신랑이 남긴 단서를 몰래 조사한 것이므로 직접 물어보자니 캥겼지만…
워낙에 양심과는 거리가 먼 니나였고 궁금한 건 못참기 때문에…
그냥 물어보기로 했다… -_-
그러고보니 신랑이 말도 안하고 나갔네? 어딜 갔나?
핸폰을 때려봐야 겠다…
근데 내 핸폰이 안 보인다…
어라? 핸폰이 어딜 갔나?
온 집안을 다 뒤져도 없다…
아씨, 되는 일이 없어… !!
물론 집 전화기로 걸어도 된다… 하지만.....
신랑 핸폰 번호를 못 외우는 니나… -_-
내 핸폰에 번호를 저장해 놓은 후로 외워서 걸어본 적이 없기 땜에…
할 수 없이 신랑이 들어오면 꼭 물어봐야지 하고 벼르다가…
잊어버리고 넘어갔다… -_-
그러던 어느날…
신랑: 니나! 탕신폭수쏘유켝엉덩기키리!
니나: 엥? 그게 뭔소리야?
신랑: 나도 문법에 맞게 한국말을 하는거야
니나: 탕신폭수가 뭐야?
신랑: You are 이란 뜻 아냐?
니나: 쏘유켝은 또 뭐야?
신랑: My 쟎아! 왜 한국말도 몰라!?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이상한 말들을 배워오는 걸까?
니나: 그런 말은 없어…
신랑: 아냐, 사전에 나왔어…
신랑이 컴터를 켜더니 컴퓨터 한글 사전을 연다…
you 를 입력하자 맨 앞에 나오는 한글 --> 당신
신랑 발음으로 탕신 -_-
다시 are 을 입력하자 나오는 설명 -->Be의 복수 [2인칭 단수…
맨 앞에 나오는 글자가 영어의 한국말 뜻이라고 생각하는 신랑....
are = 복수 = 신랑 발음으로 폭수 -_-
my를 입력하자 나오는 단어 --> ~의 소유격, 나의 -_-
역시 먼저 나오는 글자 소유격 = 신랑 발음으로 쏘유켝
참으로 허망하였다… -_-
자랑스럽게 웃고 있는 신랑을 보니 더욱… -_-
그때 갑자기 떠오른 생각!!!!
그러고보니 신랑의 낙서장에서 발견한 암호는…
TangShin --> 당신
Pocksoo --> ~은, 는
Soyookyuk --> 나의
Boda --> 보다
Naune --> 나은
Myoungsa --> 명사
라는 말이 된다…
당신은 나의 보다 나은 명사?
내가 보다 나은 명사라고? 인칭대명사 아닌가? -_-
흠, 무슨 뜻인지 알아내야겠군…
니나: 자갸~ 한국말에 명사라는 말이 있당!
신랑: 알어
니나: 어머? 정말? 그게 무슨 뜻이야?
신랑: Half라는 뜻이야, 맞지?
다시 사전에 half를 입력하자 나오는 설명
--> 명사, 형용사, 부사로 대별되며 대명사로도… -_-
역시 울 신랑답군……
젤 앞에 나오는 명사라는 단어를 따온 거다…
그럼 결국 신랑의 암호는 이런 말이 된다…
“당신은 나의 보다 나은 반쪽” --> You are my better half
허걱~!!!! 이, 이건 놀라운 사랑의 고백이쟎어!!!!
그러니까…
니나가 다쳤는데도 정신 못 차리고 열심히 끄적대던건…
이 말을 한국말로 해주려고 준비하는 중이었군…
어흑~ 감격이여……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거 끄적대던 건 벌써 며칠 전인데 왜 여태 이 말을 안해줬지?
보다 나은 반쪽은 커녕 엉덩기키리에 써먹고 있쟎아!!!
뭐야?!!! 나말고 어떤 인간에게 해주려고 준비한거야!!!!
행복하다 말고 갑자기 분노의 불을 뿜는 용가리로 돌변하는 니나!!!
니나: 누구한테 You are my better half 라구 했어?!!!
신랑: 어? 어케 알았어?
니나: 내가 모르는 게 있을 줄 알어!!!!! 빨리 말해!
신랑: 왜 소릴 지르는거야!!
니나: 미워!! 빨리 말해!!!
신랑: 너 그거 아냐?
니나: 뭐?
신랑: 너같은 바보는 처음이야…
니나: 야!!!
무진장 터프한 척, 찬바람을 일으키며 나가버리는 신랑…
흥, 여태까지 인터넷에 올린글 다 지워버릴꺼야!!! 라는
무식한 생각을 해보는 니나…
그때 핸폰에 메세지가 들어온다…
들어보니 신랑이다........
“Nina, listen to your cell..."
핸폰을 들어보라니? 지금 듣고 있쟎아!
순간 내 핸폰에 레코드 기능이 있다는 게 퍼뜩 떠오른다…
레코드 메뉴를 봤더니… 오호라~ 뭔가가 녹음되어 있다…
어디 틀어보자…
“Nina, I don’t say this often, but I love you very much.....
탕신폭수쏘유보다나은명사…”
아, 가뜩이나 눈물 많은 니나를 이렇게 감격시키다니……
그니까.... 핸폰이 없어졌던 날.....
몰래 내 핸폰을 가지고 나가서 이 말을 녹음한 거다.....
흑흑..... 울 신랑은 역시 soft heart……
그러나 이러한 감격도 잠시....
인생공부에 득도한 기인 (-_-)의 레코딩답게 감동의 물결은 순간
황당의 물결로 바뀌고 만다.....
신랑의 힘찬 응원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니나 싸랑해!!!!
Go 니나, Go 니나, Go!!!!!
니-나민쿡~ 짝짝짝짝짝! 니-나민쿡~ 짝짝짝짝짝"
흑…
울다가 웃다가….. 실성할 뻔 했다….. -_-
Soft heart 가 아니라 Crazy heart 다….. -_-
- 니나
니나랑 폴이랑 카페 cafe.daum.net/ninapa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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