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이 아이유를 할 수 있을까?
연일 졸업책 제작과 졸업식 준비로 분주한 열매반.
기록 모둠의 친구들은 오늘 열매반 한 명, 한 명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열매반의 졸업책에 들어 갈 미래에 되고 싶은
직업을 담은 졸업 사진 옆에 넣어 줄 문구를 계획
하던 아이들.
아이들은 나중에 그 친구에 대해서 잊어버릴 수
있을 법한 것들을 떠올려 봅니다.
"생일? 나 생일 9월 28일 인데."
"그 친구가 꿈이 뭔지도 까먹을 수 있어."
"내가 되고 싶은 걸로 사진 찍었잖아~"
길고 긴 이야기 끝에 친구들의 생일과 특징들을 선별하여 적는 것이 결정되고, 기록 모둠의 아이
들은 달력을 보며 3월부터 12월까지 열매반의 생일을 적어 봅니다.
"제일 먼저 조은서 3월 1일!"
"3월 2일은? 아! 김상윤!"
"어. 나야. 내 생일은 내가 적을래. 히히~"
열매반 각각의 이름과 생일을 적어나간 아이
들은 친구들의 잊혀질 수도 있는 점들을 '특징'
이라 명명하고, 이름 / 생일 밑에 특징으로 적으
면 좋은 것들을 인터뷰하기로 합니다.
고태경 : 석헌아. 상윤이 특징이 뭐라고 생각해?
석헌 : 음.. 갑자기 물어보니까 잘 모르겠는데..
승민 : 상윤이는 개구쟁이다? 히히히~
상윤 : 아니지! 그건 너지! 히히히~
태경 : 승진아. 넌 은서 하면 뭐가 떠올라?
승진 : 어~ 어~ 은서가 앞에 없어서 모르겠는데. 히히~
태경 : 음..... 웃기지.
서현 : 은서는 목소리 흉내를 잘내.
구미호 할미와 호랑이 할 때 할미 목소리 잘 했잖아.
세현 : 은서는 글씨도 잘 쓰잖아.
아이들은 이러한 일을 계기로 한 명, 한 명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한 명 한명의 특징이 더해질 때마다 아이들은 그 친구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아낸 듯한 느낌을
갖는 듯 친구의 눈을 쑥스럽게 바라보며 웃음을 그치지 못합니다.
종이 한장에 빼곡이 적어내려가던 기록지는 한 데 묶여 '열매반 인터뷰 수첩'이 되었습니다.
'특징'의 빈 공간은 내일 까지 더 다양한 친구들의 의견을 인터뷰하여 채워나갈 예정입니다. ^^
모든 전원의 가족들을 초대하고, 파티같은 분위기의 졸업식을 상상해 보았던 열매들.
하지만 다른 반의 부모모임에서 몇 몇 부모님들께서 부담스러워 하시는 부분이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봅니다.
그런 아이들은 한 동안 말이 없다가 우리들만의 즐거운 분위기의 졸업식을 만들어 볼 수는 없을까
머리를 맞대 보지요.
[2012.01.31]
승민 : 예전 열매반은 자기 '꿈' 옷을 입고 나와서 꿈 소개하고 그랬었는데.
태경 : 우리도 사진 찍을 때 입었던 옷 있잖아.
승민 : 그런데, 똑같이 하면 따라하는 것 같을 수도 있을 것 같애.
음.... 그러면 우리는 풍선을 들고 갈까? 히히히~
교사 : 어떤 풍선?
승민 : 우리 이름이 적혀있는 풍선이요. 둥둥 뜨는거.
교사 : 아~ 헬륨가스가 들어간 풍선 말이구나?
태경 : 아! 우리가 하고싶은 것들도 적어서 들고 나가면 좋겠어요.
승민 : 그래서 나중에 날리면 하늘 위로 올라가다가 펑! 하고 터지는 거야.
승진 : 터져버리면 좀 슬프겠다.
승민 : 아니야. 그게 축하해 주는거야. 우리 꿈 이뤄지라고 펑! 하고 터지면서. 히히~
교사 : 우와, 그거 멋지겠다. 그럼 풍선은 언제 날리면 좋지?
기획 모둠 : 음.. 노래 끝나고? / '넌 할 수 있어. 라고 말해 주세요~' 이런 노래 같은? /
교사 : 우와. 그 노래는 너희가 꿈을 소개하고 난 다음에 진짜 잘 어울리겠다.
태경 : 마지막에는 우리 응원해 줘도 좋겠어요.
교사 : 응원? "그래~ 열매들은 할 수 있어!!!" 이렇게?
기획 모둠 : 네, 그러면 좋겠어요.
졸업식을 여는 마당에 대한 가설을 세워본 아이들.
오늘은 '졸업식'에 대한 신문 스크랩을 기반으로 열매반의 졸업식이 꼭 열매반만 축하받는 것이
마땅한 것인가에 대한 화두가 던져집니다.
교사 : 여기 신문에 보니까 '알몸 졸업식'이 문제가
많다고 그런다.
현성 : 알몸 졸업식?
교사 : 축하한다는 이유로 친구가 옷을 벗게 해서 몸에
밀가루를 뿌리거나 달걀을 던지고, 벌을 주기도
한대.
승민 : 그게 무슨 축하에요?
현성 : 맞아. 챙피한거지. 이상해.
그러한 폐해들을 방지하고, 새로운 방식을 고안하여 졸업식을 한다는 기사 옆에 첨부되어 있던
'한복을 입고 절을 하는 사진' / '교사를 가마에 태워 입장하는 사진' / '학사모를 입은 사진' 등의
사진을 본 아이들은 고개를 갸우뚱 하기도 합니다.
승진 : 왜 한복을 입고 절을해요? 세뱃돈 받을라 그러나?
승민 : 야! 설날도 아닌데, 졸업식 때 무슨 세뱃돈을 받냐?
서현 : 선생님한테 수업해줘서 고맙습니다~ 하고 절하는 거지~
현성 : 엄마랑 아빠한테 키워주셔서 감사하다고 하는 걸 수도 있어.
졸업을 하는 학생들뿐만 아이라 교사나 부모님들을 위해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는 모습을 본 열매들은 사진 속 모습에서 자신들이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은 사람들을 생각해 봅니다.
현성 : 콩아저씨랑 푸아저씨도 고마운데. 특히 콩아저씨는 등원, 하원, 종일반 까지
3원이나 하잖아.
어린이집을 오가게 해주시는 아저씨들 외에 차량을 담당하시는 선생님들.
활동을 함께 해온 캥거루.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올리브까지.
아이들은 그들이 전원 어린이집에 다니는 동안 도움을 주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할 사람들이 한둘
이 아니라는 듯 계속해 생각을 이어갑니다.
현성 : 엄마 아빠 없으면 어린이집 못다녀~
승민 : 맞아. 엄마 아빠 없으면 장난감도 못사잖아.
서현 : 옷도 못사.
김산 : 그럼 우리는 엄마, 아빠 한테 고맙다고 편지 써줄까?
승진 : 그럼 편지는 내가 읽어줄래.
부모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는 아이들.
그러다 아이들은 '고마움을 갖는 사람'이 비단 자신들 뿐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승민 : 그런데, 엄마 아빠들은 우리한테 고마울 수도 있어.
교사 : 왜?
승진 : 우리가 심부름 잘해줘서.
현성 : 맞아. 나는 밤에도 왔다갔다 하면서 심부름 해주는데.
승진 : 공부를 잘하고, 열심히 하니까 고마울 수도 있어요.
승민 : 우리가 같이 자주니깐? 히히~
서현 : 아. 엄마 아빠 없이도 잘 자주니까 고마울 수도 있지~
김산 : 건강하게 잘 커줘서 고마울 수도 있어요.
현성 : 아. 안아프고.
김산 : 어.. 나는 언제는 폐렴 걸려서 입원한 적도 있는데...
아이들이 생각하는 '부모님'이 '열매들'에게 고마워 할 수 있는 점들에 대해 동의를 하시나요? ^^
교사 : 그럼 부모님들은 너희들에게 어떻게 축하를 해주실 수 있을까? '고마워~' 이렇게?
승진 : 말만 하면 심심 하잖아요. 선물 사주라 그래요.
승민 : 에이, 무슨 선물이냐? 음... 노래?
승진 : 뭐~ 그러면... 음... 안아주면 좋겠어요.
서현 : 엄마들이 아이유 '너랑 나' 춤 춰주면 좋겠어요. "시간을 돌리고 싶지만~" 이렇게. 히히~
승진 : 아~ 마이쮸 광고하는 아이유?
현성 : 그런데, 엄마들이 과연 아이유를 할 수 있을까?
교사 : 하하~ 힘들 수도 있지 않을까?
김산 : 그럼 아빠들은?
서현 : 아이유랑 여자들이랑 남자들이랑 춤추니까 아빠들은 남자들 하면 되지~
아이들은 엄마, 아빠들이 자신들을 축하해 주는 것이 꽃다발이나 선물 외에 다양한 축하 방법을 기대해 봅니다.
또한 그에 덧붙여서 현실적인 제안이 나오기도 하지요.
현성 : 아~ 예전에 다현이 누나가 와서 막 떠들어서 책상 위에 무릎 꿇고 앉아서 벌받았다고 그랬던 거 생각난다.
서현 : 어. 초등학교에서는 그렇게 벌준대.
현성 : 우리 엄마는 초등학교 선생님이라 초등학교 가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막 알려주는데.
교사 : 오! 그러면 현성이 엄마한테 도움을 요청하면 어떨까?
현성 : 우리 엄마가 이야기 해주는거요?
교사 : 응. 열매들이 초등학교에 가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초등학교 선생님으로써 해주실 말들이 많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서현 : 엄마, 아빠들이 할 일도 알려주고.
상윤 : 나 학교갈 준비 책가방 했는데.
교사 : 그것 말고도 또 준비할 것들을 많이 알려주실 수 있지 않을까?
현성 : 아! 그거 좋겠어요. 엄마한테 알려주게 기록에 올려주세요!
열매들을 축하하는 방법으로 초등학교 입학에 도움이 되도록 다양한 초등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축하 방법도 제안이 되었는데요.
교사와 아이들 모두가 '졸업식'을 처음 진행해 보는 만큼 고려해야 할 것과 고민되는 점들이 한 둘이 아닙니다.
어머님들이 생각하시는 이색 졸업식, 또는 이벤트 등이 있으시면 적극적으로 제안해 주시기 바랍니다. ^^
열매들만의 졸업식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하는 축하의 자리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