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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가슴속 깊이 흐르는 산하!! (2001/08/13)
애초에 계획을 세웠던 뱀사골출발계획을 수정해서 부회장님(준호형)이 계획하신
종주계획에 우리팀(나,정민누나,미선님)이 합류했다.
준호형이 네명의 왕복기차예매를 비롯해서 철저한 사전계획덕분에 모두가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
첫째날(8월11일 토요일)
구례역에 04시30분경에 도착해보니 역전앞 주차장에는 택시가 횡대로 트렁크를 열어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광경이 특이했다.
아마 이런 풍경은 지리산과 연결되는 몇몇역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리라..
택시로 성삼재로 이동해서 바로 노고단으로 올라갔다.
노고단에서 간단하게 주먹밥으로 조식을 해결하고 바로 출발!!
너무도 상쾌한 산행이다.
측면으로 보이는구름이 보여주듯 어느정도의 고도감이 그러했고 빽빽하고 울창한 숲이
싱그러움을 더해준다.
기상예보에서 비가온다는 예보탓인지 다행이 줄서서 산행하는 것은 피할수 있었지만 예보
처럼 그날 산행 온종일 비가 우리와 함께했다.
전에 지리산 몇 차례산행중에서 난 운이좋게도 비를 맞아본적이 없었고 그래서 지리산의
웅장한 능선과 초록의 시원함을 시야 가득 만끽할 수 있었다.
약간의 비는 산행할때 많은도움이 되었다.
산행에 오랜만에 참석하신 미선님이 다소 힘들어 하셨지만 점심을 먹었던 연하천산장까지
우리일행은 별 어려움없이 산행을 하였고 일정보다 시간을 조금씩 단축했다.
연하천에서 병소령으로 가는구간중에 희한한 개구리를 만나서 순간 놀랐다.
색깔은 황토색이었고 크기는 개구리보다는 크고 두꺼비보다는 작았는데 개구리 처럼
폴짝폴짝(?) 뛰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두꺼비처럼 느릿느릿 기지도 않았다.
벽소령산장에 도착해서 산장지기에게 물어보니 지리산 토종개구리이며 학명은 모르겠는데
암튼 잡아먹으면 엄청나게 맛이 있다고 한다.
벽소령에서 사발면을 두개사서 네명이서 온기를 회복하고 다시출발.
벽소령에서 세석구간은 계속되는 비와 바람으로인한 추위때문에 힘이들어도 쉴 수가
없었다.
추위와 장시간의 산행으로 미선님의 산행속도가 늦어져서 준호형과 정민누나 일행과
상당한 거리가 벌어졌다.
"쉬고 싶으면 말하세요. 저야 꼴초라서 담배나 태우면 되니까.."
미선님과 이런저런 애기를 하면서 걷고 또 걷고...
이미 10시간이 넘었던 산행이어서인지 이제 1킬로 구간도 제법 거리감이 있었다.
이 구간은 예상시간보다 많이 뒤쳐졌지만 이전구간에서 시간을 많이 절약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2킬로 구간을 움직이는데 한시간이 넘게걸리는 힘겨운 산행이었지만 여기만 지나가면
세석산장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오르고 또 오르고...
드디어 저 멀리 촛대봉이 보이고 그아래 세석평전이 내려다 보이는 영선봉에 도착했다.
이제는 비는 약간 줄었지만 엄청난 바람이 이빨이 떨릴정도로 매섭게 불어되었다.
영선봉을 내려서서 세석에 도착하니 준호형과 정민누나는 40분정도 일찍 도착하셔서
내 배낭에 있는 코펠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계셨다나...
12시간이 넘었던 오늘의 산행은 여기서 끝네고 이제부터는 축제(?) 한바탕!!
1600이 넘는 고지에서 삼겹살 저녁파티는 우리밖에 없는듯...
젖은발과 불어오는 바람에 다들 추위에 떨었지만 재첩국에 넣은 라면과 삽겹살 그리고
소주한잔은 오늘의 고생(?) 스러웠던 산행을 말끔히 씻어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리고 산장에 도착하자마자 숙박대기자 명단에 올렸던 준호형 덕택에 우리는 시설좋기로
유명한 세석산장의 잠자리도 확보해둔 상태였고...
마음껏 고기를 먹은후에 각자 잠자리를 보고 다시 내려와서 따끈한 커피한잔...
정민누나와 미선님은 여성전용실로 들어가고 준호형과 나는 3층으로 이루어져 있고 수용
인원이 250명인 이 산장의 제일 꼭대기층 223,224번에 나란이 자리를 배정 받았다.
사람이 많아서인지 밖과 달리 아늑하고 포근하여 침낭은 거의 덮지도 않고 잠을 잤다.
둘째날(8월12 일요일)
05시30분에 일어나서 잽싸게 아침준비를 하였다.
육개장도 끊이고 어제저녁에 남은밥도 다시 데우고 나서야 정민누나하고 미선님도 내려오
셨다.
아침에 다들 밝은 얼굴로 식사를 마치고 다시 출발(07시30분)!!
촛대봉을 지나 장터목으로 가는 길에는 곳곳의 운해가 장관이었다.
매서운 바람도 어제 저녁의 추운 바람이 아니라 이제는 우리의 땀과 피로를 식혀주는일
에만 몰두하고 있는듯...
시원한 바람이 불어올때마다 정민누나와 미선님의 탄성소리가 연신 나왔고 나또한 시원
함과 상쾌함에 무거운배낭엔 상관없이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아름다움 운해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으면서 장터목으로 전진 전진!!
장터목에 도착해서 약간의 행동식을 먹으며 산행일정을 수정했다.
다리근육의 약간의 무리가 있었던 미선님은 백무동으로 먼저 하산을 하고 나머지 세명만
천왕봉에 들려서 오는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내일 출근하여야 하는 미선님과 나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미선님을 먼저 배웅하고 이제는 지리산 종주의 마지막구간인 장터목에서 천왕봉구간으로
출발!!
제법 오르막이 많았지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들 산행을 했다.
"안녕하세요" , "반갑습니다" ," 수고하세요" , "얼마안남았습니다" 등등...
스쳐가는 등산객들과의 인사가 정겨운 지리산 종주산행의 끝자리에 우리가 있었고
이제는 그마지막 구간..
헌데 이 높은고지에 왜이리 이쁜아가씨들이 많던지...히히
스쳐가는 사람중엔 예상외로 여자분이 많았는데 다들 너무도 이쁘게 보였다.
준호형은 약간 앞서가고 정민누나하고 통천문의 계단을 막올랐을때 두명의 여자분이
낭간 밖에 않아서 절벽에 피어있는 꽃을 바라보고 계셨다.
여기도 이쁜아가씨가 둘이나 있네 생각하면서 무심코 지나치는데 정민누나가
"김종금씨 아니셔요?"
"어머! 정민언니!!"
허거~~~걱!! 이론 여기서 만나다니? 오버트라우져에 모자까지 쓰고 반쪽밖에 안보이는
종금님의 얼굴을 어떻게 정민누나는 알아보셨을까나?
아무튼 무지 반가웠다.
대전지부에서 상희님과 단둘이 오셨고 어제는 장터목에서 주무셨다고...
이후 산행계획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사진도 한방..
아쉽지만 작별인사를 하고 다시 출발하여 천왕봉에 도착했다.
'지리산 1915'
'한국인의 정기는 여기서 시작되다'
기념사진을 찍고는 중심을 잡기힘든 엄청난 바람으로 인하여 잠시 표지석을 만지고는
바로 하산하였다.
장터목에서 따근한 사발면으로 요기를 하고 백무동으로 하산하였다.
장터목에서 백무동은 두가지 길이 있는데 다 내려와서 한신계곡으로 갈라지는 길을 보니
상백무쪽으로 하산한듯하다.
역시 오랜만에 백무동으로 하산하니 기억이 가믈가믈하다.
한 5년정도만에 다시찾은 지리산은 많은것이 바뀌어 있었다.
우선 대피소마다 신축 및 증측건물이 들어서 있었고 등산로 곳곳에 계단이 세로이 설치
되어 있어서 산행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또 중요한건 예전에는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45킬로로 표시되어 있었으나 사람이
측정한 오류부분을 수정해서 10여킬로가 줄여서 표시되었고 각각의 표지판 거리도 수정되
어 있었다.
어느정도의 체력이 있으신분들은 능히 토,일요일을 이용한 종주가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예전에는 이박삼일이나 삼박사일간의 산행이었지만 이제는 일박이나 이박으로도 충분
하리라 생각한다.
백무동터미널에서 다시 미선님과 함류해서 남원으로 이동했다.
열차대기시간동안 탕수육에 빼갈을 4병정도나 든든하게(?) 먹고서 준호형이 열심히
클릭해서 확보한 새마을열차에 올라탔다.
창문사이로 보이는 바깥풍경은 초록으로만 가득채워져 있었고 지리산종주를 끝냈다는
만족감으로 기분좋은 상행길이되었다.
기차에서 간단히 맥주를 먹고 서울역에서 또 간단히 소주를 먹고 안양집에 와보니
11시5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