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망이 전혀 없지만 대간길 이기에 가야만 한다
* 산행일자 : 2008년 2월 17일(일요일)
* 날씨 : 맑음(바람이 하루 종일 붐)
* 동행자 : 난테님
* 산행코스 : 고치령-미내치-마구령-갈곶산-늦은목이-선달산-박달령-옥돌봉-도래기재
* 산행거리 : 26.7km(gps)
* 산행시간 : 10시간 5분
* 이동 : 중앙고속국도-영주T.G.-36번 국도-88번 지방도(춘양)-도래기재(남대구-도래기재 : 180km)
(남대구-영주 통행료 : 5230원, 도래기재-고치령 : 35,000원)
* 구간별 산행시간
06:35 : 고치령
07:32 : 미내치
08:56 : 마구령
10:51 : 갈곶산
11:07 : 늦은목이
12:07 : 선달산
12:20 - 58 : 점심
14:25 - 38 : 박달령
15:43 : 내성기맥분기점/봉황산 갈림길
15:50 : 옥돌봉(옥석산)
16:40 : 도래기재
* 주요구간거리
고치령-(3km)-미내치-(4.7km)-마구령-(4.8km)-갈곶산-(1.0km)-늦은목이-(1.7km)-선달산
선달산-(5.4km)-박달령-(2.7km)-내성기맥분기점-(0.3km)-옥돌봉-(2.7km)-도래기재
두시에 남대구에서 난테님을 만나기로 하고, 휴대폰 모닝콜에 시간을 맞추면서
12시 50분에 맞추어 놓았으니 ..... 기다리던 난테님이 전화를 건 시각이 2시 6분이다. 얼마나 미안한 일인고...
후다닥 대충 챙겨 남대구에 도착하니 2시 50분이다. 오늘은 이렇게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앞으로는 계속 중앙고속국도를 이용해야 할 터이니 오늘은 영주역 앞에 "만당 해장국" 집에 들러 아침을 해결하고,
도래기재에서 고치령으로 우리를 태워다 줄 차량과 연락을 한다. 50여분 소요되어
경북 영주시와 충청북도 단양군 영춘면을 연결시켜주는 고치령에 내려 산행준비를 하려니, 잠시 후에
봉고가 도착하고 "안동 웅부 산악회" 대간꾼들이 내린다. 이분들은 우리보다 20여분 먼저 산행을 마친다.
출발부터 크램폰만을 착용하고 산신각 옆으로 나있는 길을 오르다 우측으로 꺽이면서
완만한 경사길이 이어지다가, 한차례 올라 950m봉을 우회하면서 추풍령 중화지구대를 옮겨 놓은 듯한
등로가 계속되면서 미내치에 당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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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내치를 지나서도 한동안 완만한 길이 이어지다가 1096m봉(헬기장)까지는 약 1.5km 이상을 계속 올라야 하며,
이 헬기장을 지나면 내리막 길이 계속되는데, 한번 미끄덩하고 나니 마구령이다. 이곳 마구령은
영주시 부석면 임곡리와 남대리를 연결시켜주는 935번 지방도로가 지나가고 있다. 마구령에서 간식을 하려니
바람이 차가워 작은 봉우리(894m)를 넘어서 양지쪽에 앉아 떡으로 요기를 하고 있으니 안동대간팀(6명)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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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를 하고 나니 조금은 원기가 회복되고, 1058m봉까지 오르막을 오르면, 고만고만한 오르내림과 우회길이
이어지고, 소백산 국립공원이라서 500m마다 이정목과 구조목이 잘 설치되어 있다. '늦은목이 1.0km/마구령 4.9km'
이정표가 서있는 지점이 갈곶산(966m)인데, 우측은 영주 부석사를 품고 있는 봉황산으로 가는 길이고,
대간은 좌측으로 크게 꺽이며 늦은목이까지는 내림길이다. 늦은목이까지만 소백산 줄기로 인정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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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0m정도 되는 늦은목이에서 선달산까지는, 고도는 500m정도, 거리는 1.8km, 시간은 꼬박 1시간을 올라야 하니,
오늘 구간에서 제일 힘들고 지루했던 구간이 아니었나 싶다. 곧 나타날 것 같은 선달산은 몇번이나 사람을
허탈하게 하고서야 모습을 보여 주는데, 남진하는 대간팀과 안동팀이 차지하고 있다. 이곳 선달산마저도 조망이
시원치가 않아서 사진으로 남길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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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달산에서 조금 내려 섰다가 선달산보다 고도가 조금 더 높은 봉우리를 지나면서 등로는 우측으로 휘돌아
계속 내리막 길이 박달령까지 이어진다. 우리는 바람을 잘 피할 수 있는 곳에서 점심을 먹으려다가, 물을 뒤집어 쏟아서
김치와 찬밤을 먹는, 산행을 한 이후 최고의 산상점심을 경험한다. 허탈해 하고 있는데, 안동 대간팀이
우리 곁을 지나고, 그 이후에는 이 분들을 볼 수가 없었다. 그 찬밥마저도 모자라 이후의 산행은 고행 그 자체이다.
그래도 함백산과 태백산이 비록 나무가지 사이이지만, 옥돌봉까지는 함께 해주어 그나마 작은 위안을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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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달령까지는 내리막 길이라 진행을 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옥돌봉까지 1시간 이상을 올라야 하는 것이
많이 부담스럽다. 쉼터에 들어가 쵸코렛과 배 한조각으로 허기를 달래며, 요 힘으로 옥돌봉을 올라야 한다는
비장함(?)으로 오르는데, 의외로 옥돌봉에서 내려오는 산님들이 수십명이나 된다. 옥돌봉도 쉽게 정상을
허락하지 않는데, 몇 번이나 속고서야 옥돌봉 정상 직전의 삼거리에 당도한다. 우측은 주실령/내성기맥 방향이고
옥돌봉은 좌측으로 또 300m나 더 가야된다.
* 내성기맥이란 :
백두대간이 북에서 남으로 흐르며 태백산, 구룡산을 지나 옥돌봉에서 남쪽 주실령쪽으로 한줄기를 분기하여
문수산, 갈방산, 만리산, 용두산, 복두산, 박달산, 학가산, 보문산, 검무산, 나부산, 사림봉과 뱃사나루 건너편
내성천이 낙동강과 만나는 도상거리 114km정도의 산줄기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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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誌에는 조망이 좋다고 쓰여 있는 옥돌봉에서도, 많이 자란 나무 때문에 조망은 꽝이다. 오늘 구간은
어디하나 조망이 터지는 곳이 없는 정말 따분한 구간이지만, 대간 길이기에 갈 수 밖에... 이제는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 여유있게 내려오면, 550년이나 되는 철쭉나무가 목책에 둘러 쌓여있는 곳에 이르고,
좌측으로 눈에 덮힌 임도가 보이더니, 얼마 가지 않아서 나무계단이 나오며 도래기재가 모습을 보인다. 오늘은 아마도
최악의 날인 듯...아침에 지각하고, 맨땅에 미끄덩하고, 점심은 못 먹고, 그리고 난테님은 대구에서 차 범퍼가..., 그리고
조망은 하나도 없었던 그런 대간 길이었다. 에휴! 다음 구간은 시원스럽게 조망이 터지니 위안으로 삼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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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소백산 구간을 벗어나니 선달산 정상에서 박달령까지 왼발은 강원도 땅을 밟고 오른발은 경북 땅을 밟았군요. 그리고 멀리 태백과 함백까지 넘나본 것 까지는 좋은데.... 에구~~~ 굶주린 산행을 하시다니......// 말이 새벽 두시 세시지... 저도 이반에 무박산행(덕유산)을 하는데 옛날같지가 않더라구요. 30대는 밤샘근무를 밥먹듯이 하고..... 그리고 아침10시 쯤 몰려오는 졸음섞인 피로감에 거의 마취제같은 혼몽을 즐겼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