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나랑 한번만 할까?"
아주 어릴 때, 정말 아무것도 모를 때, 나를 이렇게 만들고, 나를 태어나게 만들 었던
엄마를 저주로 퍼부었을 그 어린 나이에, 누군가가 으슥한 밤에 나를 잡은 채 말했었다.
늙은 아저씨. 딱 봐도 나만한 아이가 있을듯한 중견의 남자가 내게 무언가를 원했다.
"얼마 줄건데요?"
그래, 난 그때는 아직 어렸다. 한시간도 안된 짧은 시간에 내 몸은 망가졌고
내 정신도 타락되어갔고, 내가 힘들어 하고, 엄마가 아닌 나를 원망한 채
집에 도착했을 때에는... 만약 그 뒤, 당신이 나를 향해 웃지만 안았더라면
난 이렇게 비참하게 살지 않았다.
"이게, 이게 웬 돈이야?"
처음이라는 말에 그 중견새끼도 놀랬는지 자신의 지갑에 있던 돈을 주었다.
아마 뒷끝이 깔끔하길 원했나보다. 내 교복 주머니에 아무렇게나 꾸깃꾸깃
쥐어진 돈들을 보며 당신은 웃었다. 그녀는 웃었다. 엄마는 웃었다.
내가 태어나고 처음으로 웃었던 듯한 그녀의 미소에
아픈 배도, 타락했던 내 자존심도, 계속 흐르던 눈물도 멈춘 채 그녀를 따라 웃었다.
그리고 알았다. 엄마를 기쁘게 하려면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오늘도 나간다. 씁쓸한 초콜릿을 내 주머니에 넣어놓고,
돈 벌러가는 내가 아닌, 공부하러 가는 내 동생만을 반기는 그녀의 짧은 미소를 보기
위해 나는 나간다.
-
[죄송해요. 오늘 시간이 안 될거 같네요.]
젠장, 오랜만에 밖에 나온다고 돈을 가지러 온다고 오랜만에 나를 향해
아니.. 나의 준비를 향해 흡족해하던 엄마의 표정이 떠오른다.
돈이 세상의 전부인가라며 세상을 저주하지만, 어쩔수 없는 건 나도 돈을 받기 위해
몸을 파는 여자가 아닌가.
따스한 햇살에 행복한 하루를 지닐거라고 조그마한 기대를 했지만 예상치 못했던
깨진 약속에 따스한 햇살이 오히려 나를 무섭게 가둔다. 밥을 먹지 못한 채 나왔기에
배도 고팠고- 그보다 내 혀를 마비시킬만한 초콜릿이 필요했다. 이틀 전에
벌어온 돈을 엄마한테 다 뺏긴 나로서는 초콜릿은 고사하고 지나가는 애들한테
돈까지 뺏어야 할 입장이다.
"지나가는 애들한테 돈이라도 뺏어볼까"
힐끗힐끗.
조그마한 가방을 들고가며 뛰어가는 아이들을 보자니, 저 자식들은
부모 잘만나서 학교도 가는 미움에 돈이라도 뺏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도 아차, 몸까지 타락한 나로서 정신까지 타락해지고 싶지 않았다.
아침 굶고, 점심까지 굶은 나에게..
그렇다고 오늘 집에 들어가 저녁까지 굶으라고 하면 그냥 정신을 한번 타락하고 싶다고
외치고 싶다. 운도 드럽게 내 앞에 편의점이 보인다. 이건 내 잘못이 아니라고
나는 곱씹으며 힐끗쳐다보던 어린 학생의 돈을 뺏자니 그래도 잘 나가는 편의점의
물건하나 훔치는 것이 덜 타락하다고 나를 두둔하며 조심스레 들어갔다.
"어서오세요"
나에게 인사하는 종업원을 무시한 채, 배를 채울 과자나 빵은 소리와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다크 초콜릿만 훔치자는 생각에 초콜릿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99% 초콜릿
잘 팔리지 않는 지, 귀퉁이 속에 있는 초콜릿을 보자니 씁쓸하면서도 반가운 마음에
소리나지 않게 가져와 자켓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음료수 코너로 가서 맥주를 꺼냈다. 그리고 천천히
되도록이면 아무런 표정을 짓지 않은 채 계산대에 갔다.
"주민이요"
"아, 저 성인이예요. 주민 없어도 되요"
"요즘 고등학생 다 늙어보여요. 주민 없으시면 못사요"
"아, 그래요? 그럼.. 없는데 어쩌지. 그냥 사면 안돼요?"
요즘 편의점에서 주민없이 사는 것이 이슈가 되어, 주민없으면 안된다는 걸 생각하여
일부러 맥주를 꺼냈다. 알바생은 나를 한번 흩더니 안된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나는 되도록이면 아쉽다는 표정을 지어주며 맥주를 다시 냉장고에 넣었고
알바생에게 인사를 하며 조용히 나가려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나갔다.
그리고 다시 바로 붙잡혔다.
"저기요!"
굵은 목소리에 남자 알바생이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내 손을 잡았고
나갔던 나를 다시 한번 편의점으로 불러 들였다.
"계산 안해요?"
"계산이라뇨? 맥주 안샀잖아요?"
당당하게.. 당당하게.. 당황하지말고.
계속 속으로 되씹으며 말했지만 말은 조금씩 흔들린다는 걸 나도 느꼈다.
"....계산 안하냐고"
"................"
대답하지 않은 나를 한참스레 쳐다보던 그 남자는 천천히 내 몸을 더듬었고
자켓주머니에 걸린 초콜릿을 꺼냈다.
"씨발"
잘못한 건 나였고, 욕먹을 인간이 나였지만, 손까지 붙잡힌 채 초콜릿을 꺼내졌다는 게
수치심에 싸였고 한심스럽지만 이렇게 잡혔다는 거 역시 창피했다.
누군가는 여러번 해도 잡히지 않는다는 데, 도둑질 못하는 인간은 절대 못한다는 걸 알았다.
초콜릿을 훔쳤다는 것에 웃긴건지, 자신보다 나이가 들어보이는 여자가
자기손에 붙잡혀 아무런 저항하지 못한 채 자신을 응시하는 게 웃긴 건지
알바생은 나를 비웃는 듯한 어조로, 그런 미소로 내게 말했다.
"큭- . 훔칠 게 없어서 초콜릿을 훔치니?"
"놔, 좋은 말 할때 놔"
초콜릿을 뒤질 때, 두손이 잡힌 나는 그 자식을 응시하며 손을 놓으라는 말을
연거푸 했다. 하지만 내 말의 효과는 그다지 없는지 그 자식은 여유롭게 한손으로
나를 붙잡았고, 남은 손은 내가 훔친 초콜릿을 쳐다보았다.
"99% 다크 초콜릿? 가장 안 팔리는 걸 훔치셨네. 훔칠거면 제대로 하지 그랬어?
그리고, 이거 쓴 거 아니야? 이런 걸 좋아해?"
"좋은 말 할때 놓으라고! 어차피 뺏겼잖아! 나보다 어린 놈같은데 그냥 좋은 말 할때
풀으라고!"
"훔치면 30배인 거 몰라? 그리고 지금 내게 사정하면 난 조용히 넘길수도 있어.
가만히 있지? 나이드신 분이 이런 짓까지 하는게 자랑이야?"
덩치 좋은 놈을 발로 밟아줄까 하다가 미니스커트이기에 차마 발까지 올릴 수 없었다.
사정하는 것보다 조용히 입다무는 게 좋을 거 같았고. 나중에 그 자식이 틈이 보일 때
도망을 갈 생각을 해두었다. 하지만 내가 입을 다물어도 그자식은 혼자 중얼거리며
나를 비웃었고, 틈이라는 건 처음부터 없었다.
나중에는 혼자 말하는 것도 웃기다는 걸 그 자식도 인지했는지 피식거리더니
초콜릿을 뜯으며 달콤한 향이 나며 많은 이를 유혹하는 초콜릿 한 부분을 입에 넣었다.
모두들 그러듯이 처음에는 무슨 맛인가 하다가, 나중에 쓴 다크 초콜릿 맛에
많은 시련을 겪었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 자식도 여유로운 표정에서 갑작스런
쓴맛에 혀의 감각이 잃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뭐야. 이게.. 이게 맛있냐?"
그리고 훔치려 했던 나를 향해 그 자식이 물었다.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을 작정이었기에 그 자식을 비웃는 듯한 표정을 짓고
무시했다. 그런 내 행동이 마음에 안들었는지 그 자식은 한번 허 하더니 손님이 없다는
걸 감지한 채 나를 쳐다봤다. 그리고 다시 한번 지말로 쓰다는 초콜릿을
크게 한입 베어물더니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다가왔다.
첫댓글 많은 비판 바랍니다^^* 아직 소설 초급자라.. 어색한 부분이 많을거예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꾸벅
오오 볼만한
딱히 뭐라고 답변드리기가ㅋㅋㅋㅋ 무튼 볼만한 소설이니 많은 사랑 부탁해욬ㅋㅋㅋ
오랜만에 좋은 소설 발견해서 너무너무 다행이예요~~ 성실연재 해주세요!!! 열심히 읽겠습니다!!!
좋은소설이라.. 마지막까지 좋은소설이라는 이름을 듣게 성실연재하도록 이몸바쳐 노력하겠습니다ㅋㅋ 관심 감사합니다^^ㅎ
히히 재밌네요 ! 앞으로 성실 연재 부탁드립니다. 저도 성실하게 보구 코멘 달께요 ! ^-^ 화 이팅 이요 , ♡
감사합니다ㅋㅋ 성실연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