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조(志操)의 사전적 의미는 '원칙과 신념을 굽히지 아니하고 끝까지 지켜나가는
꿋꿋한 의지' 뭐 이렇다.유교적 관점에서 보자면 참 좋은 의미임에 틀림없다. 허나
서양의 프라그마티즘(실용주의) 측면에서 보면 그 궤를 달리한다 할 수 있다.
올바르지 못한 것을 자신이 옳다고 지조를 지킨다면 그건 바보이자 더 큰 안목에
서 볼 때 자칫 수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소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역사를 볼 때 고려 말 충절을 지키고자 두문동 은거기인들은 속절없이 서슬
퍼런 이 성계 일파들에게 비참한 최후를 맞이해야만 했다.이 역시 물론 지조다.허나
황희는 그러한 길을 걷는 대신에 새로운 왕조를 도와 조선을 굳건한 반석위에 서게 한
장본인이다.혈기왕성한 김 종서를 늘 우보(牛步.소 처럼 느리게 걸으며 행동하라는 뜻)
라 부르며 결국 6진을 개척하게 한 절대 공로자였다.순간의 지조는 포기했을지언정 먼
장래의 지조는 지켰다 할 수 있겠다.
사육신 하면 지조와 절개의 표상이다.
이를 배신한 신 숙주의 경우 '숙주 나물'이라 하여 세인들은 폄하한다.
허나 지조를 잃은 신 숙주의 경우 마찬가지다.훗날 세종을 도와 집현전 학자로서 한글
창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다.5개국어에 능통해 세종으로 부터 지극한 사랑을
받았음은 물론 외교에도 능수능란하여 이 역시 조선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지대한 공헌
을 하였다.
박 대통령 역시 만주 군관학교를 나와 일본 육사를 졸업하고 일본 헌병을 지냈지만
새마을 운동이며 경부 고속도로 및 중화학 공업을 육성하여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 낸
오늘 날 대통령의 표상이 되고 있다.물론 이 역시 지조를 잃은 분이다.
'여성에게 있어 과연 지조란 무엇인가' 생각지 않을 수가 없다.
첫 남자에게 순정을 바쳐 변함없이 꿋꿋하게 나아감이 과연 그 남자와의 이별 뒤에도
바름일까?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그건 아닐 것이다.
여기 승무로 유명한 조 지훈님의 지조에 대한 글과 그 詩를 되새기며 올려 본다.
지조란 것은 순일(純一)한 정신을 지키기 위한 불타는 신념이요,눈물 겨운 정성이며,
냉철한 확집(確執)이요,고귀한 투쟁이기 까지 하다. 오늘의 정치가들에게 선비의 삼
엄한 지조를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일인 줄은 안다. 다만 당신 뒤에는 당신들을 주시
하는 국민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자신의 위의(威儀)와 정치적 생명을 위하여 좀 더
어려운 것을 참고 견디라는 충고 정도다. [지조론.1962] ... 조 지훈(趙 芝薰)
승무(僧舞)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梧桐)잎 잎새 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
...열아홉 청년 조 지훈.
첫댓글 먼곳을 바라보고 행동해야하는것이 홍익인간이 가야 활것임니다.
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애고오~
저게 열아홉 청년의 눈으로 본 세계란 말인고?...
그러고 보니 저도 지조는 그리 강하지 않은 사람인 것 같네여~
끝까지 처음 생각을 고수한 적이 그리 많지 않은 걸 보면...
아닌 걸 보고 맞다고 인정할 순 없었으므로
고르고 고르다가 지금의 삶을 택한 셈인데,
어차피 지조는 한쪽에만 강요할 순 없을 터!
다만, 모르고 선택하여 후회하는 일 없도록
정신 또록또록하게 지키고 싶습니다.
유홍준 님의 '아는 만큼 보인다'는 명구가 있지요.우리는 일반적으로만 승무를 알고 있을 뿐 열 아홉에 저리 쓸 수 있는 시인이라니... 님께서는 참 제대로 꿰뚫어 보고 계시는군요.노자의 천재적 주석으로 유명한 중국의 왕필이라는 사람에 대해 도올은 간단히 사기(뻥)라 말을 하지요.기껏 중 3 정도의 나이로 인생의 모든 걸 경험하고서도 제대로 알 수 없는 그 경전을 어찌 그리 해석할 수 있느냐는 거였지요.허나 조지훈님의 이 승무라는 詩에 대해서는 감히 숨 조차 쉴 수 없는 아찔함을 느꼈을 겁니다.바이블 전도서 3장에 보면 이대상반의 묘리가 나옵니다.이를 잘 간파하면 후회하는 일은 없으리라 보는 게지요.감사드리구요~
지조 지킨다고 인재가 썪고 있다면 그것 또한 안타까운 일일테고요.
상황에 잘 대처함이 옳을것 같습니다.
옳은 말씀이십니다.제대로 잘 배운 지식을 활용함이 자신을 길러준 부모님을 비롯하여 이 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보답인 게지요.감사합니다^^
지조 요즘 지조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나요~상황다라 이랬다,,저랬다~
드문 만큼 귀한 존재가 바로 지조이지 않나 생각을 해 보는 게지요.감사합니다^^
얇은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ㅎㅎㅎ 종알종알거리며 외우던때가 그립습니다.....조지훈님이 열아홉 청년기에 썼다니 더욱 놀랍네요....ㅎㅎㅎ 나에게 지조란.....ㅎㅎㅎ
꽃님께서는 훌륭한 부모 슬하에서 굳건하게 자신을 지키며 살아오신 분입니다^^
잘 살아온건가요???ㅎㅎㅎㅎ어쩌면 바보같이 산것 같기도 하고...ㅎㅎㅎㅎ
"올바르지 못한 것을 자신이 옳다고 지조를 지킨다며 그건 바보짓이고 더 나아가선 많은사람들에게 피해를 줄수있다"
요즘 정치인들에게 어울리는 말이 아닐런지요~~
하여튼 나쁜 건 정치인들 대부분에게 딱 어울리는 요즘 정치행태인 듯 싶어 씁쓸한 마음이지요.감사합니다^^
조지훈님의 승무는 국어교과서를 통해 외우기도 했고 선생님의 설명하는 모습도 눈에 선합니다'
같은 시 이지만 그러나 지금 읽어보니까 너무 새롭게 다가 옵니다' 열아홉 청년의 마음의 세계를....
즐거운 추석명절 되십시요 ^^~~~
그런 것 같더라구요.어느 날 늘 접하던 그 꽃이 더욱 아름다웁게 느껴지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안목이 새롭게 트였음을 의미하지요. 님께서는 그걸 느끼신 모양입니다.감사합니다^^